2013년 4월 27일 토요일

[기고]대한민국 주식시장을 고발한다(14)


이글은 go발뉴스 2013-04-27일자 기사 '[기고]대한민국 주식시장을 고발한다(14)'를 퍼왔습니다.
금융당국, 셀트리온 사태 진실 밝혀야

요즘 주식시장 최대 화두는 셀트리온이다.

표면적 이유는 언론이 보도하고 있듯 공매도 논쟁 때문이다. 하지만 언론이 정작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개미들의 엄청난 손실 부분이다. 지난해 결산기준으로 무려 5만9천명의 개미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셀트리온 사태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먼저 논쟁거리로 대두된 ‘공매도’에 대해 살펴보자.

대한민국 증시는 1996년 공매도 제도를 도입했다. 공매도의 의미는 주가가 떨어질 것을 예상해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빌려서 팔았다가 나중에 더 떨어진 가격으로 사들여 빌린 주식을 되갚는 ‘합법적’ 투자방법이다.

석유와 같은 현물에 대해 미래가치를 예상해 미리 팔거나 사는 선물과 같은 합법적인 투자방법이다. 물론 이 투자방법에는 위험(Risk)이 따라붙는다. 가격하락을 예상했으나 도리어 가격이 상승했을 경우, 높은 가격에 환매수해야 하기 때문에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주가의 거품을 일정부분 덜어낼 수 있기에, 적정주가를 반영할 수 있다는 순기능이 있다. 물론 부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주식시세를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있고 그 결과, 주가가 교란될 수도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간단히 이해가 되셨으리라 본다. 그렇다. 공매도는 합법적인 투자방법이다. 그런데 지금 이게 왜 논란이 되고 있을까?

논란을 제기한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의 말을 정리하면 대강 이렇다.

“불순한 공매도 세력들이 악성루머를 퍼트리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면서 가격을 하락시켜 불법적인 차익을 보려고 한다”

즉, 합법적인 공매도가 아니라 사법적 처벌 대상인 '조직적 작전세력의 개입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와 같은 범죄행위가 이뤄졌는지는 조사해보면 나올 것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현재까지 '불법적인 공매도 세력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모두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공매도였다는 것이다.

도둑 맞았다고 집주인이 신고를 해서, 경찰이 출동해 아무리 뒤져봐도 도둑 맞은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자연스레 집주인에게 관심과 의혹의 촛점이 옮겨진다. 공매도 논란 가운데 시장은 ‘석연치 않은’ 사실들을 알게 됐다. 서회장이 주식담보를 통해 4,100억원을 대출받았는데, 연구비에 써야 할 돈을 주가방어에 대부분 사용했다는 사실이다.

그런가 하면 작년 매출 대부분을 관계회사인 셀트리온 헬스케어에서 발생시켰는데, 실제 제품 대부분이 창고에 그대로 쌓여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사실들이 알려지자 공매도 사태는 역풍을 맞기 시작했다. 회계처리에 대한 불신이 제기되면서 셀트리온의 주가는 급락하게 된 것이다.

도대체 뭐가 잘못됐는지, 순수한 장사꾼의 관점에서 셀트리온의 회계장부를 평가해보자.

2012년 셀트리온의 매출채권(외상)은 3,718억이다. 물건을 외상으로 팔고 받을 돈이 4천억에 달한다. 그런데 같은 기간 전체 매출액이 3,502억이다. 매출채권이 매출액 보다 많은 것이다. 그런데 한술 더 떠 매출의 55%인 1,954억원이 영업이익이다.

평생 장사를 업으로 살고 있지만, 이런 회계장부 나는 처음 봤다. 매출채권이 매출액보다 많은 경우도 그렇지만, 외상으로 판 매출의 반 이상이 이익이라고 표시된 장부도 처음 봤다. 정상적인 장사꾼에게, 매출채권은 회수도 안된 상태의 영업이익 수치만을 보여주고 이 회사의 영업이익대비 20~40배(시가총액: 2조원 - 4조원) 비싸게 투자하라고 하면, '너 미쳤냐'는 소리를 들을게 뻔하다.

그런데 5만9천명이 넘는 개미투자자들은 '너 미쳤냐'고 욕하기 보다 투자를 선택했다. 개미들 정말 미쳤던 것일까? 왜 그들은 미친 투자를 감행한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회계법인의 감사결과 때문이다. 그것도 대한민국 최고라는 삼일회계법인이 지적 사항 없는 ‘적정’ 판단을 내려줬으니 믿을 수 밖에.

물론 분식회계는 없었을 것이다. 삼일의 이름을 걸고 감사가 진행되었기에 그 같은 일이 이뤄졌다고는 절대 보지 않는다. 다만 장사꾼의 관점에서 삼일 측에 묻고 싶은 게 있다.

보통 외상으로 판매한 금액은 ‘대손’(수금과정의 미집행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회사들은 ‘대손충당금’이라는 계정을 둔다. 셀트리온은 100% 회수를 자신했기 때문에 대손충당금을 따로 두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 궁금하다.

그런가 하면, 다른 회사들은 대개 비용으로 떨구어 내는 ‘개발비’ 항목을 왜 이 회사의 경우 비용으로 털지 않고 오히려 ‘무형자산’에 포함시켜 매출액보다 많은 3,762억원을 무형자산으로 잡았는가 하는 점이 의문이다.

하나 더. 매출채권 대부분이 셀트리온 헬스케어에서 발생했다. 만약 셀트리온과 지분관계가 있는 종속회사였다면 연결기준 재무제표에 의거해 매출은 없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 아닌가. 회계처리의 적정성에 대해 묻고 싶은 대목이다.

5만9천명의 개미들이 ‘미친’ 투자를 감행한 데는 회계법인의 적정 판단 외에도 중요한 또 하나의 변수가 있다. 바로 증권사들이 끊임없이 생산한 장밋빛 리포트 때문일 것이다.

2012년, 한 해 동안 셀트리온을 분석한 증권사 리포트는 총 41건이다. 올해만해도 벌써 5건의 리포트가 있었다.
대부분의 리포트에는 올해 상반기 셀트리온의 신약인 램시마의 유럽승인을 기대한다며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결론은 매수(Buy) 추천. 이번 사태가 터지던 4월16일에도 우리투자증권은 목표가액 60,000원을 제시하며 매수를 추천했었다.
같은 날 셀트리온 서회장은 ‘공매도 세력 때문에 지쳐 경영권을 해외에 매각한다’고 발표를 했고, 다음날부터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그날 이후 증권사 리포트는 자취를 감췄다. 충격에 휩싸인 개미들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정확한 판단을 내려줘야 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단 한 명도 제대로 된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입을 닫고 있다.
대한민국 애널리스트들이여 모두 어디 있는가.
결국 셀트리온에 투자한 우리의 불쌍한 개미들은 의지할 데 없이 버려지고 말았다. 어둠 속 의혹이 난무하는 주식시장에는 음산한 불안감만이 귀신처럼 떠돌고 있다.
금융당국은 즉각 셀트리온의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대한민국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된 자랑스런 기업 셀트리온이 공매도를 이용한 작전세력들의 불법에 의해 피해를 봤는지, 아니면 알 수 없는 어떠한 회계상 문제라도 있지는 않았는지를 명명백백하게 주식시장의 투자자들과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야 할 것이다.  

필자 ‘불곰’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물산 해외 영업팀에서
근무했다. 미국에서 영화공부를 마쳤으며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식회사를 경영중이다. 2010년 올바른 주식투자문화를 제안하기 위해 불곰주식연구소(www.bulgom.co.kr) 라는 간판을 걸고 주식투자 인터넷 강의를 시작,
네티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불곰주식연구소에 걸려있는 그의 프로필이다.
+ 증권TV 출연경험 전무 
+ 주식투자대회 참여한적 전혀 없음 
+ 주식을 조금 아는것 같음. 솔직하고 당당하다. 개성 강한 주식컬럼리스트다.
※ 외부기고는 ‘go발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불곰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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