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23일자 기사 '국정원 전직요원들, “원세훈 원장 직권남용 고발하겠다”'를 퍼왔습니다.
원세훈 원장 시절, 퇴직당한 국정원 요원들 공동준비 중…국정원 상대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준비
원세훈 원장 시절, 퇴직당한 국정원 요원들 공동준비 중…국정원 상대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준비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의혹의 중심에 있는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원 전 원장으로부터 인사 명령 및 징계를 받고 퇴직한 국정원 전직 요원들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원 전 원장을 고발 검토하는 법적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국정원 전직요원인 황규한(52)씨는 2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저와 같이 피해를 입은 동료들과 함께 공동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씨는 지난 2007년 이스라엘 대사관 파견관으로 부임하면서 국정원 직원의 횡령 혐의를 내부 고발한 뒤 오히려 해임처분됐고 해임처분 무효 소송에서 승소했는데도 원 전 원장이 불법으로 퇴직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씨는 "저와 같이 동병상련을 겪고 피해를 입어 퇴직한 국정원 전직 요원들과 함께 공동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황씨는 특히 원세훈 전 원장의 징계 칼날에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요원들이 많다면서 직권을 남용한 인사 조치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황씨는 "징계위원회에서 충분히 소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최종 징계를 결정해야 하는데 원 전 원장은 징계위원장이 아닌데도 징계 수위를 결정하고 징계위원회의 결정사항을 물리기도 했다. 이런 징계 절차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많다. 공동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씨 사건은 지난 2010년 MBC (PD수첩)에 방영되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황씨는 지난 2006년 이스라엘 대사관의 파견관으로 부임한 뒤 2007년 외교부가 제공하는 자신의 이스라엘 현지 주택 보수 유지 비용 1만8000달러를 국정원 직원 이모씨가 횡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황씨는 이 사실을 국정원에 내부 고발했고 이씨는 문제가 커지자 1만8000달러를 반납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씨는 재판에 회부돼 횡령 혐의가 인정됐지만 횡령 전액을 반납했다는 이유로 정상참작돼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황씨는 2007년 3월 이씨의 혐의를 조사해달라고 국정원에 요청했지만 국정원은 횡령 사건을 '이 씨가 황씨에게 줘야하는 주택보수비를 주지 않아 생긴 개인 분쟁'으로 처리하려고 했다.
국정원은 황씨에 대해 복귀하라는 귀임명령을 내렸지만 황씨는 국정원이 내부 비리를 제보한 자신에게 보복성 인사조치를 하고 있다면서 퇴직절차를 밟았고 외교부도 2007년 9월 6일자로 본인의 요청에 따라 해직한다는 의원면직 처리 사실을 대사관에 통보하는 등 횡령사건은 마무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국정원은 3개월 뒤 황씨가 불참한 가운데 징계위원회를 열어 그해 12월 18일 귀임 명령에 불응했다면 해임 결정을 내려버렸다. 내부고발한 직원에 대해 국정원은 귀임 조치라는 징계 조치에 더해 해임 결정을 해버린 것이다. 당시 황씨의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내부 고발자에 대한 징계 유도 사건'이라고 반발했다.

▲ 원세훈 전 국정원장
황씨는 공무원으로 해임 처분을 받으면서 취직할 곳이 없었다. 황씨는 지난한 법정 싸움을 이어갔다. 그리고 2010년 7월 6일자로 해임처분이 무효라는 소송이 확정됐고 고등법원 1심과 2심에서도 해임 처분이 부당해 취소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황씨는 해고처분취소 소송에서 패소했는데도 원 전 원장이 무단으로 퇴직명령을 내렸고 새로운 처분을 내려야 하는데도 이를 거부하다가 퇴임했다고 주장했다.
황씨는 "해임처분 무효 확정 판결이 나고 해임이라는 처분을 취소하고 복직 명령이라던지 새로운 처분을 해야 한다. 공무원 임용법상 인사명령은 소급 금지돼 있는데도 이미 백지화됐던 2007년 9월 의원면직을 유효한 것처럼해서 그해 12월 18일 해임처분한 날짜로 직권면직했다"면서 "원세훈씨의 불법 퇴직명령으로 정확한 퇴직 사유와 퇴직 일짜를 확정하지 못해 공무원 연금공단측에 퇴직금조차 청구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황씨는 "저처럼 말도 안되는 인사명령과 징계를 당한 사례가 많다. 복직을 했는데도 똑같은 사유로 징계 수위를 그대로 내리면서 현직을 못하게 하는 식이다. 내보낼 정도의 상황도 아닌데도 내보내고 있지도 않은 사실을 가지고 내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황씨는 원 전 원장의 징계 문제 배경에 대해 "원 전 원장이 전횡을 부리기 위한 내부통제용으로 칼을 휘둘렀다"면서 "이렇게 심한 징계가 기다리고 있으니 입 다물고 하라는대로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이번 국정원 사건 역시 원 전 원장의 정치 개입 흔적이 드러난 이상 원 전 원장이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씨는 "원 전 원장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면서 "국가공무원법상 정치적으로 개입하지 못하게 돼 있는데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난다면 법적으로 응당한 조치를 따라야 한다. 원 전 원장이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할 사람이다. 이를 단죄하지 않고서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씨는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해서는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 조치하고 국정원에 대해서는 원 전 원장의 직권남용 행위를 바로잡지 못해 발생한 2차 피해와 관련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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