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5일 월요일

박근혜vs박근혜의 '싸움'이 시작됐다!


이글은 미디어스2013-02-25일자 기사 '박근혜vs박근혜의 '싸움'이 시작됐다!'를 퍼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①]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선

▲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나오는 길에 시민들로부터 진돗개를 선물 받았다. 5년의 여정이 시작됐다. ⓒ뉴스1

박근혜 시대가 밝았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다는 ‘활력’이 떠들썩하진 않지만, 치열했던 지난 대선 과정을 복기해보면 박근혜 정부는 충분히 역사적인 정부이고, 시대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정권임에 틀림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불안정의 지속 시대’에 접어든 동북아 정세를 조율해야 할 책임과 ‘장기 불황의 지속 시대’를 이어가고 있는 경제적 상황을 돌파해야 할 책임 그리고 ‘상호 불신의 지속 시대’로 갈라진 진영주의 사회를 극복해야 할 책임을 부여받고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그의 시대 전망은 불투명하고 낙관과 비관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인수위 기간 중 발생한 북한의 3차 핵실험에서 박 당선인은 ‘준비된 대통령’으로서 보여줘야 할 마땅할 역량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후보자 시절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로 대변되던 그의 대북 정책은 핵실험 이후 ‘매파’의 전면화로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시대의 경제적 과제를 극복하기 위한 화두로 제시됐던 ‘경제 민주화’와 ‘전면적 복지’는 언제 그런 것이 있었는지 회의적일 정도로 이미 후퇴했다. 후보자 시절 박 대통령의 ‘경제 민주화’ 공약의 상징적 인물이던 김종인 위원장 같은 경우는 ‘청와대와 내각에 경제 민주화를 아는 이가 없다’고 공개적인 비판을 가할 정도다.
온 국민이 진영으로 갈린 문제도 전혀 진전이 없다. ‘국민행복시대’의 대통합을 말했지만, 박근혜 정부는 잊힌 권력이 귀환하는 ‘그들만의 정부’로 치닫고 있다. 인사는 내내 몇 개의 코드로 점철됐고, 대통령과의 ‘인연’을 중심으로 권력이 위계화되는 퇴행적 모습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은 자신의 입장만을 ‘원칙’이라고 강변하고, 자신이 한 말에서 물러서지 않는 걸 ‘신뢰’라고 주장하는 독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박근혜 시대를 만들었던 가치들은 당선과 함께 이미 주변화, 액세서리가 되는 과정을 밟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다. 이는 박근혜 시대가 대통령 박근혜와 후보자 박근혜의 싸움, 실재로서의 박근혜와 이미지로서의 박근혜가 대립하는 형국으로 진행될 것임을 시사한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전에 이미 44%를 찍었다. 유례없이 낮은 기대감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박근혜 시대는 낮은 기대에서 출발해 이를 배반하지 않는 낮은 성과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절대적으로 낮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낳는 도약의  시대가 될 것인지의 갈림길에 들어서있다.
박근혜 정부가 어떤 시대일 것이냐에 따라, 한국 정부의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괜찮은 보수 정부’라는 평가를 받을 경우 한국은 일본의 ‘자민당 장기 집권’ 시대와 같은 ‘1.5사회’로 본격 진입할 것이다. 사회 거의 모든 분야에서 보수의 우위가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보수여당은 직선제 선거에서 언제나 승리하는 사회의 대의 세력으로 굳건해질 것이다. 이는 후보자 시절의 박근혜, 이미지로서의 박근혜가 우위에 설 때 가능하다.
반대로 박근혜 정부가 실패할 경우, 한국 사회는 만만치 않은 비용을 치루고 다시 ‘격동의 시대’가 될 공산이 크다. 사회적 갈등과 세대 간 대립은 격화될 것이고 역시 일본 사회에서 횡행했던 자조처럼 ‘1류 기업, 3류 정치’의 시대에서 모든 분야가 침체의 길로 접어들 공산도 크다. 당선인 시절의 박근혜, 실재를 드러내는 박근혜 정부의 모습을 보는 불안감이다.
이제, 대통령 박근혜는 출발점에 섰다. 어떤 권력에도 ‘초심’은 있다고 믿는다. 좋은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는 긍정적 바람 역시 충만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부디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에 가장 성공한 정부가 되길 바란다. 다소 회의적이긴 하지만 아직은 포기할 때가 아니고 이미 실패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하늘은 열려있고, 그 가능성 안에서 박근혜 정부가 ‘순항’하길 기대한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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