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4일 월요일

사찰 논란 국정원, 직원 ‘표현의 자유’만 옹호


이글은 경향신문 2013-02-03일자 기사 '사찰 논란 국정원, 직원 ‘표현의 자유’만 옹호'를 퍼왔습니다.

ㆍ전문가 “이중적 인권 시각”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누려야 할 가장 기초적인 기본권 행사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1일 직원 김모씨(29)가 지난 대선 기간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작성한 야당 비판 글 등이 공개되자 이렇게 해명했다. 김씨도 국민의 한 사람이므로 헌법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고, 개인의 정치적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국정원이 그동안 행했던 여러 가지 일을 들어 “국정원이 표현의 자유를 얘기할 수 있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국정원은 2010년 5월 방한 중이던 프랭크 라뤼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일행을 미행하다 들켰다. 국정원 요원들이 캠코더로 라뤼 일행의 동향을 찍고 다니다가 차량 번호판이 사진에 찍혀 국정원임이 탄로가 났다. 국제적으로도 망신거리였다.

지난달 9일에는 수원 진보연대 고문인 이모씨를 미행하다 덜미가 잡히기도 했다. 국정원 직원 문모씨로 밝혀진 요원이 이씨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다니다가 이씨에게 들켜 몸싸움을 한 뒤 경찰 지구대에 붙들려온 일이다. PC방 아르바이트가 직업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문씨는 국정원이 경찰에 수사 협조를 요청하면서 국정원 직원임이 탄로났다.

지난달 23일에는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국정원 직원 김씨의 댓글 사건을 비판하자 아예 명예훼손 혐의로 표 전 교수를 검찰에 고소했다. 표 전 교수가 표현의 자유를 들어 반박했으나, 국정원은 고소를 취하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국정원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이중적인 인권 시각’이라고 말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3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직원 개인의 표현의 자유는 존중해야 하지만 이번 사건은 국정원이 직접 연루된 것이어서 사정이 다르다”며 “그동안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국가기관인 국정원이 표현의 자유를 운운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염치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박주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은 “평소에는 사찰 논란을 빚고, 자신을 비판하는 목소리에는 재갈을 물리던 국정원이 표현의 자유와 인권 등 국민이 누려야 할 가장 기초적인 기본권을 얘기하려면 자신이 이를 얼마나 존중해왔는지 먼저 되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두·남지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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