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뉴스앤조이(NEWSNJOY) 2013-02-14일자 기사 '황교안 후보자에 대한 변명과 권고'를 퍼왔습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기독교 편향성'에 대하여
황교안 변호사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발표된 이후 그에 대해 여러 가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노회찬 전 국회의원에 대한 기소 및 삼성 측 인사와 이른바 '떡값 검사'에 대한 불기소 처분, 검사 퇴직 후 로펌에서 받은 고액 연봉, 본인의 군 면제, 용인 아파트 투기 의혹,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과 국가보안법에 대한 보수적 해석, 기독교 '편향' 발언 등이 그러한 것이다. 황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는데도 그에 대한 비판 기사는 연일 넘쳐 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황 후보자에 대해 논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다른 후보자들과는 달리 그의 '종교'가 문제되고 있으므로 그 점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필자는 이 글에서 우선 황교안 후보자의 기독교 관련 발언 내용에 문제점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본 후, 기독교 윤리 혹은 신앙 가치에 비추어 봤을 때 그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언론사들이 황 후보자의 기독교 편향성으로 비판하고 있는 내용은, (1)'세상 법'보다 '교회법'을 우선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 (2)공무원 시험을 '주일'에 치르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 (3)교회 직원을 노동법상의 근로자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 (4)교역자에게는 세금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 (5)재소자를 기독교로 교화해야 한다는 주장 등이다.
그런데 황교안 후보자가 했다고 하는 위와 같은 주장을 그 주장이 담긴 책()의 전체 맥락에서 살펴보면 그 의미가 왜곡됐거나 과장된 점이 있다.
먼저, 위 (2), (3), (4)와 관련된 부분을 살펴보면, 황 후보자가 위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한 것은 사실이다. 황 후보자는 자신의 책에 "헌법재판소가 주일에 공무원 시험인 사법시험을 치르는 것이 합헌이라고 결정한 것은 유감이다(48쪽)", "교회를 노동법상의 사용자로, 교회 직원을 노동법상의 근로자로 보는 것은 심히 부당한 결론이다(172쪽)", "목회자의 사례비는 일반 급여와 그 성격이 현저히 다르고, 그 원천이 된 성도들의 헌금에 대하여 이미 성도들이 세금을 납부한 것일 뿐 아니라, 종교 자유의 보장을 위해서도 소득세 비과세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181쪽)"고 기재하였다.
공직자로서 기독교에 대한 중립성 밝혀야
필자는 위의 사안들에 대해 황 후보자와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황 후보자가 위와 같은 입장을 가진 것이 부당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위 각 사안은 종교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고 종교와 사회생활과의 관계 속에서 파생된 문제인데, 그러한 사안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입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황 후보자 외에 일반 학자들 중에서도 위와 같은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이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입장이 다소 기독교 편향적이기는 하지만 그런 입장을 가졌다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너무 과도한 비판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입장은 법리상 타당하지 않은 측면이 있고 우리나라 국민들 다수도 그런 입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으므로 황교안 후보자는 장관이 되었을 때 위와 같은 사안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지를 밝혀야만 한다. 그렇게 밝힌 입장을 놓고서 황교안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적격인지 여부가 판단되어져야 한다. 요컨대, 황교안 후보자의 '기독교 편향성'은 개인적인 영역에서는 문제가 될 여지가 없지만 공적인 영역에서는 크게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황교안 후보자는 기독교에 대한 중립성의 의지를 확고히 밝혀야만 할 것이다.
(1)과 관련된 비판에 대해서 살펴보면, 황 후보자는 세상일에 대해 교회법이 세상 법보다 우선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사실 자체가 없다. 오히려 "국가의 법질서를 존중하고 그 범주 안에서 종교 활동과 신앙생활을 해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하여 세상 법을 우선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다만 황교안 후보자는 "세상 법보다 교회법이 우선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독교인들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대신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는 듯한 입장을 취했는데, 그런 입장으로 인해 위와 같은 비판을 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황교안 후보자는 "세상 법보다 교회법이 우선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독교인들을 명시적으로 옹호한 적이 없고,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그런 기독교인들의 생각과는 다른 입장을 피력했다. 따라서 위와 같은 비판은 정확한 사실에 토대를 둔 올바른 비판이라고 할 수 없다.
재소자 개종 주장 …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
그다음 위 (5)와 관련된 비판에 대해서 살펴보면, 황교안 후보자는 2004년도에 현재 민영 교도소를 수탁받아 운영하는 '재단법인 아가페'의 소식지에 "재소자들을 기독교 정신으로 교화해야만 확실한 갱생이 가능하다", "엄청난 재범율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복음뿐이다", "(전국 45개 교도소에 수용되어 있는 6만여 명) 그들을 주님께로 인도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 내용들을 보면, 황 후보자는 확실히 재소자들을 기독교로 개종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생각은 기독교인이라면 품을 수 있는 소망이기는 하지만 법적인 측면에서 보면 매우 위험한 생각일 수 있다. 아무리 재소자라고 해도 그들을 기독교로 개종시키는 것은 그들의 헌법상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우리 법률은 '민영 교도소'의 설치를 허용하면서도 "교정 법인의 임직원과 민영 교도소등의 장 및 직원은 수용자에게 특정 종교나 사상을 강요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민영 교도소 등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3항). 그런데도 황교안 후보자는 위와 같은 주장을 태연히 했던 것인바, 비록 그런 주장을 기독교인들을 상대로 했다고 해도 매우 부적절한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당시 황 후보자는 검찰의 고위 간부(부산지검 동부지청 차장)로 재직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
황교안 후보자가 그 뒤 재소자 문제에 대해 언급한 내용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 후로도 황교안 후보자의 신앙 태도가 특별히 바뀐 것이 없는 것에 비추어 보면 황교안 후보자는 지금도 위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그렇다면 이것은 법무부 장관으로서는 치명적인 결함이 될 수 있다.
법무부 장관의 업무 중 가장 비중 있고 중요한 업무가 바로 교정 업무이다. 그런데 그 업무를 수행할 장관이 특정 종교로의 개종을 통해서만 '확실한 갱생'이 가능하고 '엄청난 재범률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면 그 업무를 법률에 따라 적정하게 해 나갈 것이라고 신뢰하기 어렵다. 황 후보자가 모든 재소자들이 기독교로 개종하기를 바라고, 그런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꾸준히 기도하며 개인적인 연에 따라 선교 활동을 하는 것은 당연히 위법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으로서 그런 활동을 조금이라도 하는 것은 심히 위법한 행위가 된다. 구금되어 있는 재소자에게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특정 종교를 강요하는 것은 그 의도와 무관하게 국가가 행하는 가장 잔혹한 폭력이 될 수 있다. 그것은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갈등을 초래할 것이다.
황 후보자는 위와 같은 입장이 개인적인 소신이었을 뿐이고 장관이 되고 나면 그런 입장을 정책적으로 실현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황교안 후보자가 검찰의 고위 공직에 재직 중일 때 위와 같은 발언을 하였던 이상 그 진정성을 인정받기가 어려울 것이다. 안타깝게도, 황교안 후보자는 장차 행할 정책의 내용과 무관하게 과거에 사상과 종교의 자유에 대해 위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인해 현재 공정한 직무 수행자가 될 자격을 인정받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후보자 사임을 정중히 권고함
이에 필자는 황교안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향후 교도소 내에서 수형자들의 종교의 자유와 관련된 논란이 생기는 것은 선교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유익하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황교안 후보자가 선교적 차원의 결단을 할 것을 권고한다. 그것이 바로 스스로 죽어서 30배, 60배 열매를 맺는 밀알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길일 것이다.
이상이 황교안 후보자의 종교적 발언들에 대한 필자의 의견이다. 필자는 황교안 후보자가 신실한 기독교 신자로 소개되면서도, 노회찬 전 국회의원에 대한 사건과 관련되어 재벌을 옹호하는 기소를 한 것으로 비판받고 있는 것, 검찰 퇴직 후 로펌에서 서민들로서는 꿈도 꾸지 못할 연봉을 수령하여 이른바 전관예우 논란에 휩싸인 것, 집시법과 국가보안법의 적용에 있어서 표현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비판받고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 그런 내용들은 기독교인으로서의 금욕적이고 온정적인 윤리와는 무관하고 대신 법실증주의자의 무분별하고 강퍅한 특성에 기인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황 후보자는 그런 논란에 휩싸인 것 자체가 교회에 덕이 되지 못한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에 필자는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황교안 후보자가 후보자 직을 사임할 것을 정중히 권고한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서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열매를 많이 맺는다(요 12:24)."
강문대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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