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16일 토요일

‘외국무기 중개상’ 위해 일한 국방장관 후보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2-15일자 기사 '‘외국무기 중개상’ 위해 일한 국방장관 후보'를 퍼왔습니다.

편법증여와 무기중개업체 자문으로 논란을 겪고 있는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 마련된 임시 집무실로 출근하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김병관, 독일무기 수입업체서 2년간 비상근 고문
“군 통솔할 자격 있나”…부적절 이력 논란 확산
업체는 로비의혹 불거져…감사원 의뢰로 수사중

김병관(65·사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독일 군수기업 ‘엠티유’의 국내 중개업체인 ‘유비엠텍’에서 비상근 고문으로 일한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검찰 수사 대상에까지 오른 외국 무기 중개업체를 위해 일한 인물이 과연 우리 군을 통솔할 자격이 있느냐는 지적이다.유비엠텍은 엠티유가 생산한 전차·함정의 엔진 및 발전기를 국내에 수입하는 업체로, 김 후보자는 이곳에서 2010년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 비상근 고문으로 일하면서 세금을 공제하고 모두 70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군 관계자들은 현역 시절 무기 수출입과 관련된 업무를 맡았던 김 후보자가 전역 뒤 국내 업체도 아닌 외국 무기 중개업체를 위해 일했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무기 구매 업무를 맡고 있는 한 군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1999년부터 2년 동안 합참에서 전력기획부장을 역임했을 정도로 국방력 제고와 관련한 무기 수출입에 깊숙이 관여해온 분이다. 그런 분이 왜 하필 다른 나라 무기를 수입하는 중개상을 위해 일한 것인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런 경력이 있었다면 애초 장관으로 나서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했다.김 후보자가 군 경력을 활용해 방위사업체에서 무기 개발·생산 등에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한 게 아니라, 단지 무기 거래를 거간하는 중개상을 위해 일한 것도 다른 예비역 장성들과 다른 처신이라는 게 군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무기 거래 관련 수사를 맡은 적이 있는 군 사법당국 관계자는 “(장관으로) 추천한 쪽에서 김 후보자가 그 일(무기중개상)을 했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텐데, 알고도 추천했다면 더 문제”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유비엠텍 대표와의 개인적 친분으로 독일 군용 엔진을 국산화하는 사업에 한정해 자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지만, 또다른 군 관계자는 “유비엠텍은 방위사업청에 무기중개상으로 등록돼 있지, 무기를 생산하는 방위사업체로 등록된 바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 설명과 달리 김 후보자가 무기 국산화가 아닌 무기 수입에 대한 자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김 후보자가 유비엠텍에서 ‘비상근’ 고문을 맡았던 것도 논란거리다. 한 무기중개업 관계자는 “우리 업체에도 장성 출신 임원이 있지만 상근이다. 상근 임원은 하나의 프로젝트를 맡아 일하는 반면, 비상근 임원은 로비 업무를 주로 맡는다. 이게 이쪽의 관행”이라고 말했다.더구나 유비엠텍은 김 후보자가 일할 당시 혈세를 낭비한 해외 무기 수입과 관련해 로비를 벌인 의혹도 받고 있다. 국산 K2 전차 파워팩(엔진·변속기)과 관련해 방위사업청이 국내 개발보다 해외 수입이 더 바람직한 것으로 왜곡해 심의자료를 작성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감사원 감사를 받았는데, 2011년 말 해외 수입 쪽으로 결론이 나던 당시 파워팩의 핵심 부품인 독일산 디젤엔진의 수입을 중개한 곳이 유비엠텍이었다. 감사원은 2012년 11월 감사결과 발표 때 유비엠텍 등을 겨냥해 “방위사업청은 해외 파워팩 도입 시 무기중개상 등이 개입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고, 이를 국방부 방위사업추진위에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감사원의 수사 의뢰에 따라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중이다.또한 김 후보자의 입사 이전에 유비엠텍 임직원들이 군사기밀 누설 혐의로 기소된 사실도 있어, 김 후보자의 고문 활동이 더욱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비역 해군 소령인 이 회사의 상무가 2007년 잠수함 사업과 관련해 방위사업청에 근무하는 현역 대령에게서 3급 군사비밀에 해당하는 자료를 받아 누설한 혐의로 기소돼, 2009년 대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형이 확정됐다.이에 대해 김 후보 쪽은 “전역 2년 뒤에 회사(유비엠텍)에 들어갔으므로 공직자 윤리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며 “독일은 전쟁지역에 방산물자 수출을 금지하고 있어, 독일산 엔진을 많이 쓰고 있는 우리 군 상황에서 전쟁이 발생하면 군수지원에 문제가 생기게 돼 디젤엔진 생산공장 국내 설립 자문을 하려고 근무한 것으로 국내 특정 무기체계와 관련된 사항은 담당 업무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어영 박태우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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