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5일 화요일

미국 핵 잠수함과 북한 핵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3-02-05일자 기사 '미국 핵 잠수함과 북한 핵'을 퍼왔습니다.
정치 실종의 시대, 국민이라도 두 눈 부릅뜨고 살펴야…

북한의 핵실험 문제로 시끄럽다. 직접적 이해관계에 따라 관심의 정도가 다르기는 하지만, 북한이 9번째 핵무기 보유국인가를 두고 미국 등 서방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상태이지만, 반면 2차례에 걸친 핵실험 등으로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핵무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부정하지 못하는 관측도 있다.

핵실험은 지하에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우주 또는 깊은 바다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지금의 북한 핵 수준이 어떤 단계에 이르렀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일단 핵무기 개발에서 최후의 목표는 핵물질을 탄두에 실어 공격 무기로 완성하는 단계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도의 농축 기술을 통해 탄두를 소형화하는 것과 동시에 미사일 등 운반체제에 탄두를 장착하고 적절한 시기에 폭발할 수 있도록 조종 또는 세팅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북한처럼 자국 내에 우라늄이 나오는 국가는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무기 개발이 또 하나의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시간과 장비, 기술 수준에 따라 얼마만큼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 시간이 갈수록 가늠하기 어려워진다는 문제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북한이 미사일에 탄두를 실어 공해로 발사, 해저에서 폭발시키는 실험에 성공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은 엄청난 후폭풍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일본은 물론이려니와 우리나라까지 핵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도 있고, 이것이 현실화되면 미국의 동아시아에서의 장악력은 급속도로 약화할 우려가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중국의 입장도 예전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한반도 주변은 재래식 전력이 아닌 핵무기를 통한 견제, 한마디로 공포를 담보로 한 평화를 유지하느냐, 아니면 열강의 이해관계에 따라 한반도 전체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지느냐는 갈림길에 처하게 될 것이며, 만약 전쟁이 벌어진다면 통일이 되기보다는 분단이 장기화할 우려가 훨씬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북한의 핵무기가 주는 공포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 곳 중 하나는 다름 아닌 일본이다. 주지하다시피 북한과 미국은 현재 휴전 중이고, 미국의 태평양함대 기지가 일본에 있다. 북한은 만약의 경우 너무도 당연하게 일본 영토 내의 미국 군사 기지를 공격할 것이다. 상상력이 과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겠지만, 북한의 처지에서 보면 공격받을 때 가장 효과적인 전략 중의 하나가 일본 내 미국기지에 대한 공격이다. 왜 그런지를 길게 설명하기 어렵지만, 이럴 때 벌어질 시나리오가 가장 복잡하게 전개된다는 점에서 가장 효과적인 반격인 것만은 아마도 분명할 것이다.

▲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 현황 [출처: 위키백과]

문제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일본도 핵발전소가 많다는 것이다. 탄두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강력한 파괴력 위주로 설계된 핵폭탄이 만약 원전에 명중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굳이 오랜 상상이 필요하지 않다. 알다시피 일본은 이미 쓰나미로 말미암아 도호쿠 지방의 후쿠시마 원전이 쑥대밭이 된 지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일본은 54기의 원자로를 운영하는 세계 3위의 원자력 대국으로 전체 전력의 34.5%를 원전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핵연료의 재처리 시설도 두 군데에 있는 국가인 일본에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북한의 핵폭탄은 공포일 수밖에 없다.

▲ 한국의 원자력 발전소 현황 [출처: 위키백과]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동해안에는 고리, 월성, 울진 원전이 있고, 서해 남부에 영광 원전이 있다. 울진은 동해안 중부에 위치에 있고 태백산맥이 서쪽으로의 진행을 어느 정도 막아줄 수 있겠지만, 고리 원전은 부산과 울산에 가깝고, 월성 원전은 포항에 가깝다. 영광 원전은 호남 지역의 평야 지대에 있다. 그렇다고 수도권이 무사할 리는 만무하다. 이 작은 나라에 건설 중인 신고리 원전의 1~2기를 포함해 다섯 군데의 원전에서 22기의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으며 신고리 원전 3~4호기가 건설되고 있다는 사실은 핵 공격 앞에서는 폭탄을 몸에 두르고 있는 꼴과 다르지 않다.

그뿐인가? 인간의 문명이란 발전하면 할수록 위험도 또한 가중되기 마련이다. 고층빌딩과 다리는 물론이고 전 국토의 지하에는 가스관이 매설되어 있다. 가는 곳마다 주유소와 가스충전소가 즐비하고, 천만 대의 차량에 제각기 유류와 가스를 적재하고 있다. 따라서 핵폭탄의 위력을 말할 때 자체 위력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요즘 같은 시대에선 어쩌면 허망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수도권처럼 밀집된 곳은 한마디로 전체가 하나의 폭탄과 똑같다는 것이다.

핵폭탄은 재래식 폭탄과 차원을 달리한다. 흔히 핵무기의 위력을 이야기할 때 일본에 투하되었던 미국의 핵폭탄을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나가사키에 투하된 ‘리틀 보이’는 농축 우라늄을 이용하였으며, 히로시마에 투하된 ‘팻 맨’은 플루토늄을 이용한 폭탄으로 각각 TNT의 폭발력으로 환산해 20kt과 21kt에 달했다.

▲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리틀 보이' [출처: 위키백과]

세계 최초의 원자 폭탄인 ‘리틀 보이’는 히로시마 시의 중심부에 투하되어 550m 상공에서 폭발하였으며, 당시 히로시마 시의 인구 34만 명 중 폭발 중심에서 1.2킬로미터 범위에 있던 사람들의 50%가 당일에 모두 사망했고, 1945년 12월 말까지 약 14만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팻 맨’의 경우 원래 투하 예정지는 ‘기타큐슈’였지만, 전날의 공습으로 생긴 연기와 기상 악화로 말미암아, 제2순위였던 나가사키에 1945년 8월 9일에 투하되었고, 상공 550m에서 폭발했다. 폭탄의 위력은 8월 6일 투하된 ‘리틀 보이’보다 약간 강했으나, 나가사키의 기복이 심한 지형으로 위력이 감소해 약 73,900명이 사망했고, 약 74,900명이 부상당했다. 피해면적은 6,702,300제곱미터에 달했고, 약 12,900동의 건물이 피해를 보았다.

세계 최초이자 현재까지는 마지막이었던 실전에서의 핵폭탄 위력이 이 정도였다. 당시 미국은 1945년 7월에 세계 최초로 핵실험에 성공한 지 한 달여 만에 실전에서 이를 이용했다. 문제는 68년 전의 기술 수준이 이 정도였다는 것이고, 오늘날의 운반체계는 훨씬 고도화되었으며, 한번에 여러 발은 물론 하나의 탄두에 폭탄 다수를 장착하는 등, 실로 ‘인간이 어떻게 똑같은 인간에 대해 이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잔인한 방법을 동원한 핵탄두가 개발되어 있다.

▲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 '팻 맨' [출처: 위키백과]

원래 베를린에 투하할 수도 있었던 세계 최초의 원자폭탄이 아인슈타인의 동족인 유대인들이 독일의 수용소에 상당수가 있었기 때문에 세계 제2차대전의 추축국 중 일본에 투하하기로 결정되었다는 속설에 접하게 되면 실로 인간의 야만성이 어떤 식으로 합리화되는지에 치를 떨지 않을 수 없다.

1994년 5월, 미국은 영변 핵시설의 공습을 검토했으며 이를 위해 모의 컴퓨터 실험까지 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 측이 핵무기를 지하에 숨겨 놓았을 때 이를 파괴할 방법이 없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예에서도 보았듯이 엄청난 화력과 최신 무기가 전쟁의 마지막 승패를 정하는 것은 아니다. 점령은 했으되 아군이 지속적으로 희생되는 전쟁을 지속하기는 정치적으로 어렵다.

인간의 역사에서 강제적 점령이 영원히 유지된 경우 또한 드물다. 지금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국의 선조들이 가혹하게 제압했던 인디언의 경우가 드문 경우의 한 예지만, 그때와는 기술이 다르고, 북한은 상황이 달라도 너무 다른 곳이다.

따라서 전쟁을 통한 타국에 대한 실체적 점령은 일순간일 수밖에 없고, 결국은 결사적인 반대를 불러올 수밖에 없는바, 그런 지경에 이르면 북한의 지형은 미군이 쉽게 진압하기 쉬운 곳이 아닐뿐더러 중국과 러시아의 지정학적 이득 또한 충돌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아시아의 평화는 아시아인 스스로 평화적 협상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도 결국 한민족 스스로의 결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그 어떤 나라도 이에 반대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은 남·북이 나누어져 생각할 일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예민한 시기에 한반도의 영해에 핵무기를 탑재한 미국의 원자력 잠수함이 공공연히 드나들게 하는 일은 만시지탄이지만 중단시켜야 할 일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하며 위험한 전투력 중의 하나랄 수 있는 핵무기 탑재 잠수함이 영해 가까이 와서 위협하는데 분노하지 않으면 “바보 천치”라는 소리 듣기 딱 쉬울 뿐이니, 따라서 북한은 이를 핵무기 개발의 합리적 이유로 이용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 미국 해군의 원자력 추진 LA급 잠수함 - LA급은 원래 어뢰관만 장착했다. 그러나 후기형 31척에는 12개의 VLS(수직 발사 시스템 Vertical Launching System)가 장착되었다. [출처: 위키백과]

위협을 통해 평화를 얻기에는 우리가 치러야 할 만약의 대가가 너무 크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는 가운데, 다국적 협상을 통해 한반도의 통일과 아시아의 평화 체제를 공고히 하자는 주장에 대해 ‘종북’이니 ‘반미’니 떠드는 이들이 있다면, 이들이야말로 다름 아닌 자기만 아는 ‘이기적 기득권’이고, ‘수구 사대 세력’이며, ‘반민족 세력’의 끄나풀일 뿐이다.

정치 실종의 시대에 국민이라도 두 눈을 부릅뜨고 살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 내부의 이런 이들부터 골라내 역사를 바로 세워야 마침내 민족이 살고 한반도의 유구한 역사가 온전히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박정원 편집위원  |  pjw@pressby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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