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1일 목요일

‘차라리 일찍이나 말해주지’....학교비정규직 2000명 ‘날벼락’ 해고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2-21일자 기사 '‘차라리 일찍이나 말해주지’....학교비정규직 2000명 ‘날벼락’ 해고'를 퍼왔습니다.
‘오락가락 정책’으로 애꿎은 비정규직과 학생들만 ‘눈물’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20일 오전 교육과학기술부가 있는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전국 초중고 Wee클래스 전문상담사 964명, 학습보조교사 910명 대량해고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현 정부들어 학교폭력예방, 기초학력부진 학생지원 등 취약 계층 학생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던 교육과학기술부가 모순적인 집단해고사태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이승빈 기자

“열악한 환경에서도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지고 성적도 올라가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며 일했다. 그런데 지난달까지만 해도 채용계획을 발표했던 교육청이 갑자기 사업이 종료됐다고 말을 바꿨다. 12월에라도 얘기를 해줬다면 다른 일이라도 알아볼 수 있었지만, 갑자기 이렇게 말이 바뀌니 당장 갈 곳도 없다. 필요하면 쓰고 필요없으면 버리는 것이 비정규직인가 보다”-해고된 부산 학습보조교사 김진주 씨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교육정책 때문에 올해도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2000여명에 대한 대량해고가 발생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해고대상자는 학교폭력으로부터 고통 받는 아이들을 위한 전문상담사와 정규학습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도와주는 학습보조교사이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2년 대구중학생 자살사건 등 사회적으로 학교폭력문제가 대두되자 Wee클래스와 Wee센터 등을 개설하며 전문상담사 채용을 확대했다. 

그러나 불과 1년만에 각 교육청들이 전문상담사에 대한 대대적인 인력감축을 벌이고 있어, 총 969명의 전문상담사가 해고를 당하게 됐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724명이었던 전문상담사를 290여명으로 감축하며 총 434명의 전문상담사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애초 상대적으로 전문상담사 인원이 적었던 대전, 강원, 인천, 울산, 충남, 전남, 경남을 제외한 모든 시도 교육청들은 대폭 전문상담사를 감원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20일 오전 교육과학기술부가 있는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전국 초중고 Wee클래스 전문상담사 964명, 학습보조교사 910명 대량해고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현 정부들어 학교폭력예방, 기초학력부진 학생지원 등 취약 계층 학생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던 교육과학기술부가 모순적인 집단해고사태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이승빈 기자

교과부는 전액 예산삭감, 교육청은 ‘날벼락 해고’

학습보조교사의 경우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교과부가 학습보조교사에 대한 지원액을 전원 삭감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과외를 받을 형편이 되지 못하거나 취약계층에 속하는 학생들이 학업을 잘 따라올수 있도록 하기 위해 채용된 직종이 학습보조교사이지만, 예산부족이라는 이유로 각 교육청은 이들을 해고하는 상황이다. 

특히 부산시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각각 321명과 49명의 학습보조교사 전원에게 계약해지 통보를 할 계획이다. 당장 학습보조교사를 통해 도움을 받던 학생들은 한순간 자신의 선생님을 잃어버린 셈이다.

교과부가 사업종료를 선언했지만 해당 교육청들이 이 사실을 지난달까지 제대로 해고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아, 갑작스럽게 해고통보를 받은 학습보조교사들은 당장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20일 오전 교육과학기술부가 있는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전국 초중고 Wee클래스 전문상담사 964명, 학습보조교사 910명 대량해고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현 정부들어 학교폭력예방, 기초학력부진 학생지원 등 취약 계층 학생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던 교육과학기술부가 모순적인 집단해고사태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이승빈 기자

교과부와 교육청 ‘예산이 부족해서’

한편 교과부는 대량해고에 대해 대책 마련을 강구하겠다면서도 교육청과 예산 부족에 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교과부에서 특별교부금을 통해 교육청과 4대 6 비율로 투자했지만, 올해는 고용안정을 위해 총액인건비에 아예 인건비를 포함시키는 등 교과부도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했다”며 “그러나 교육청에서 저마다 다른 복지사업에 들어가는 예산 등을 이유로 인원을 줄이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교과부도 현 해고상황에 대해 당연히 문제의식을 갖고 있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면서도 “가장 큰 원인은 예산부족”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각 시도교육청들은 교과부가 예산을 줄이거나 중단하면, 부족한 재정상황에서 현원을 유지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교과부와 교육청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예산탓만 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학교비정규직노조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과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정부 들어 학교폭력 예방, 기초학력 부진학생 지원 등 취약층 학생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도입한 것이 전문상담사와 학습보조교사”라며 “사건이 터지면 땜질용 정책으로 비정규직을 채용해놓고, 시간이 지나면 예산타령하면서 해고해 버리는 황당한 행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국가의 세금이 들어가는 공공기관의 정책결정은 매우 신중하고 장기적으로 수립돼야 하고, 특히 교육기관은 정책의 안정성과 지속성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교육기관 관료들의 사업변경으로 수천명에 달하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생존권이 박탈되는 사태의 책임은 누가 져야하나”라고 성토했다. 

학교비정규직노조 이윤재 정책국장은 “교과부가 추진한 사업이고 예산편성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도교육청이 이를 따르지 않으면 결국 교과부에 책임있는 것 아니냐”며 “채 1년도 되지 않아 사업이 자초되고 있어 그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대현 기자 kdh@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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