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9일 수요일

호평 쏟아진 SBS ‘리더의 조건’, PD가 말하는 뒷이야기


이글은 미디어스 2013-01-08일자 기사 '호평 쏟아진 SBS ‘리더의 조건’, PD가 말하는 뒷이야기'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박상욱 PD “취재하면서도 믿기지 않아”

6일 방영된 SBS (SBS스페셜) ‘리더의 조건’이 연일 화제다. ‘리더의 조건’에는 전 재산이라곤 아내가 남긴 자동차 한 대뿐인 대통령, 퇴임 당시 지지율이 80%에 이르는 대통령, “놀면 좀 안 되나요”라며 업무를 구성원 자율에 맡기는 기업 대표 등이 출연해 ‘리더의 조건’을 이야기했다. 해당 인물, 기업 등이 다음날까지도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고, 국내 사례로 소개된 한 기업의 홈페이지는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다.

▲ 지난 6일 방영된 SBS스페셜 ‘리더의 조건’

‘리더의 조건’은 특권의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리더들에게서 ‘보통 사람들과 다르지 않음’, ‘신뢰’라는 두 가지 덕목을 찾아냈다. 우루과이ㆍ핀란드ㆍ미국ㆍ한국ㆍ스웨덴 등 5개국의 사례를 들어,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착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리더상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었다. 우리의 척박한 정치 현실과 기업 문화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고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제작자는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예상했을까.
‘리더의 조건’을 제작한 박상욱 PD는 8일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다만 박상욱 PD는 “특히 젊은 분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것을 보고, 새로운 리더십을 굉장히 갈망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전했다.
박상욱 PD는 “다양한 리더십을 보여주자는 생각에서 만들게 됐다”며 제작 계기를 설명했다. 박상욱 PD는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되, 가르치려고 하지는 않고 다양한 리더의 모습과 생활을 보여주며 시청자들 스스로 느끼게 하고 싶었다”며 “취재한 사람들이 워낙 좋은 리더라서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전ㆍ현직 대통령, 국회 부의장 등 걸출한 인사들을 취재한 소감은 어땠을까. 박상욱 PD는 “방송에서 어떤 시민이 그들의 리더를 ‘우리 중의 하나’라고 했다. 정말 30분 정도만 같이 있어도 우리와 차이가 없는 사람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며 “소탈하고 신뢰감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더 많은 장면을 담아내지 못한 것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박상욱 PD는 “스케줄이 워낙 바쁜 분들이다 보니 취재를 아주 짧게밖에 못 했다”며 “더 많은 모습을 찍었으면 더 많은 내용을 담았을 텐데…”라고 안타까워했다.
다음은 박상욱 PD와의 전화 인터뷰 전문.

▲ SBS 박상욱 PD

1. (SBS스페셜) ‘리더의 조건’이 방영 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런 반응을 예상했는지.
아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2. 존경받는 리더들의 다양한 면면을 다루었는데 특정 기업이 유난히 부각된 바가 없지 않다. 아쉽지는 않나.
아쉽다기보다는 조금 의외였다. 그곳이 굉장히 눈에 띄는 기업인 건 맞다. 제가 만나보니 그 대표분이 워낙 가치관이나 생각이 좋았다. 젊은 분들의 반응이 뜨거워 약간 의외였다. 젊은 분들이 그런 리더들 혹은 구성원을 신경써주는 조직문화에 대한 갈망이 컸구나, 하는 걸 정말 많이 느꼈다. 어떻게 보면 시대현실을 반영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젊은 분들의 힘든 현실을.

3. ‘리더의 조건’을 만들게 된 계기는. 기획 의도가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되었다고 보는지.
처음에 만들게 된 계기는 다양한 리더십을 보여주자, 이런 것이었다.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되, 굳이 가르치려고 하지는 말고 다양한 리더들의 모습과 그들의 생활을 보여주자는 것이다. 그래서 “저런 리더십이 있었으면 좋겠다”, “저런 리더가 있으면 그 구성원들은 행복하겠구나” 등 시청자들 스스로가 공감하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4. ‘리더의 조건’에서 만족스러운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취재한 사람들이 워낙 좋은 리더들이어서 그런 부분을 보고 시청자들이 좋아하고 공감했던 것 같다. 이 점이 만족스럽다. 취재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취재시간이 길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들 스케줄이 바빠서 아주 짧게밖에 취재를 못했다. 더 많은 생활을 찍었으면 더 많은 내용을 담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5. 우루과이, 핀란드, 스웨덴, 미국 등 여러 나라의 사례가 들어갔다. 취재, 제작 당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핀란드 대통령(타르야 할로넨) 취재 때, 안 찍는다는 조건으로 사무실 이전 파티에 간 적이 있다. 그 때 케익을 직접 구워가지고 왔다. 방송에서도 본인이 직접 구웠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또, 제작진을 소개해 주는데 그 행사에서 보여준 그분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소탈한 것이야 알고 있었는데, 그날 행사가 끝나고 자리를 정리하면서 쓰레기를 치우더라. 손님들이 다 먹은 접시 같은 걸 치운다든지.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야, 이거를 화면에 담았으면 느낌이 더 잘 전달됐을 텐데…’라고 생각했다.

6. PD이기 이전에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국내와 너무도 다른 외국 현실들을 취재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취재 가기 전에도 대충 알고는 있었다. 그래도 막상 가서 인터뷰하니까 믿기지 않더라. 선뜻 정치나 정치인들을 신뢰한다고 말하는 모습이. 어떻게 저렇게 편안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할 수 있을까 하고 놀랐다. 예상은 했지만 한편으로는 믿기지가 않았다고 할까. 나도 한국에 살다 보니 (그런 모습이)신기했다. 실제로 해외 정치인들을 몇 분 만나 보니 누군가 말했던 것처럼 그들도 ‘우리 중의 하나’다. 30분 정도만 같이 있으면 그냥 우리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와 다른 무슨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을 신뢰하게 될 것 같다. 저 사람이 사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나와 같은 생활을 하는 소탈한 모습이 신뢰사회를 형성하는 데 상당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옆에서 보면서.

7. 방송을 보고 존경받는 리더의 조건은 ‘우리와 다르지 않은 모습(특권의식 탈피)’과 ‘신뢰’라고 느꼈다. 본인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리더의 조건은 무엇인가.
방송 내용과 같다. 확실하게 느낀 것은 (리더는) 보통 사람들의 눈높이와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다.
8. SBS는 지난 10월에도 ‘세 나라의 운명교향곡 - 착한 성장의 조건’을 방영한 바 있다. 또, 신년 기획으로 ‘착한 성장’ 토론회도 3주 간 방영하고 있다.
제가 대답할 부분은 아닌데 어쨌든 SBS가 올해 착한 성장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많이 화두를 던지려고 하는 것 같다. 아시겠지만 지금 복지와 성장에 대한 이야기가 한창 되고 있다. 거기에 대한 이견도 많기 때문에 어떻게 그걸 잘 조화시킬 것인지가 지금 시대의 가장 큰 화두라고 할 수 있다. 그걸 가지고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SBS스페셜)에서도 그런 화두를 던지고 있는 거고.

9. 추후 관련 프로그램 제작 계획이 있는지, 혹은 같은 주제로 방영 예정인 프로그램이 있는지.
개인적으로는 아직 세부 계획이 없다. 프로그램은 돌아가면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아마 회사 차원에서는 ‘착한 성장’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계속할 것 같다.

10. (SBS스페셜)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저희가 지향하는 바는, 조금 조심스러운데 ‘PD들이 세상에 던지는 화두’다. 다만 그 화두를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이 편하게 느끼게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지 고민한다. 시청자들과 공감하면서 시청자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김수정 기자  |  poorenbyul@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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