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0일 목요일

[사설]‘MB 측근’ 사면, 박근혜 당선인이 막아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3-01-09일자 사설 '[사설]‘MB 측근’ 사면, 박근혜 당선인이 막아야'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설(2월10일)을 전후해 특별사면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어제 “종교계와 경제계, 정치권 등에서 특별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면서 임기 말 특사를 실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며칠 전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과거 ‘새 임금이 나오면 옥문을 열어준다’고 하지 않느냐”며 특사설에 군불을 때더니 청와대가 기다렸다는 듯 공식화한 셈이다.

임 전 실장 말처럼 감옥 문이 열리면 누가 나올지는 삼척동자도 짐작할 만하다. 권력형 비리로 수감 중인 이 대통령의 측근들이다.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대통령 친구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 김재홍씨 등이 줄줄이 상고를 포기한 채 은전을 기다리고 있다. 형이 확정돼야 특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1심 재판 중인 대통령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도 이달 말쯤 선고가 날 것이라고 한다. 당사자와 검찰이 모두 항소를 포기하면 특사 명단에 포함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이 이들을 위해 ‘봐주기 사면’을 강행한다면 국민적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시선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쪽에 쏠릴 수밖에 없다. 박 당선인 측은 청와대와 사면 문제를 두고 명시적으로 의견을 교환한 적은 없다고 했다. 청와대는 임기 말 특사가 차기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라는 궤변으로 동의를 얻으려 할 것이다. 박 당선인은 그러나 특별사면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는 이유로 침묵해서는 안된다. 그는 지난해 한 토론회에서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해 무분별하게 남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서도 “권력형 비리에 연루된 사람은 더 엄중한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당선인은 법치를 강조해온 소신대로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혀야 한다. 침묵은 암묵적 동의를 넘어 방조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이 대통령에게 묻고자 한다. 대통령이 특별사면이라는 초법적 권한을 부여받은 까닭을 아는가. 형님이나 멘토, 친구나 처사촌을 풀어주라는 뜻이 아니다. 힘없고 아프고 억울한 국민들을 보듬고 일으켜 세우라는 뜻에서 준 권한이다. 이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사면권을 행사할 대상은 측근이 아니라 용산참사 구속자들이다. 현 정권의 원죄인 용산참사를 치유하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없이 임기를 마치는 것은 또 하나의 죄과를 더하는 일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년간 국민들을 너무 많이 힘들게 했다. 남은 46일 동안이라도 국민들의 고통을 보태는 일이 없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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