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2-31일자 기사 '민주당 비대위, ‘혁신’이냐 ‘관리’냐 논쟁'을 퍼왔습니다.
박기춘 신임 원내대표 “비대위원장 별도 선출”… 비노 “친노 당권 준비” vs 친노 “프레임 부적절”
민주통합당 박기춘 신임 원내대표는 28일 취임 일성으로 “(민주통합당을)뼛속까지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더는 계파별로 대립하지 않고, 헛된 이념논쟁이나 말잔치로 시간을 허비하지도 않겠다”고도 덧붙였다.
민주통합당의 ‘혁신’을 강조한 셈이다. 그러나 사실 박기춘 원내대표는 ‘관리형’이다. 민주통합당의 혁신을 이끌기엔 다소 부족해 보인다.
박기춘 신임 원내대표는 계파색이 엷다. 원내대표 합의추대가 무산되고 경선이 치러지면서 박 원내대표가 친노 성향의 신계륜 의원과 비노 성향의 김동춘 의원을 제치고 원내사령탑에 오른 것은 박 원내대표의 엷은 계파색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박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선거 정견발표 자리에서 기존 비대위원장 겸임을 내려놓고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분리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본인은 원내 실무관리에 집중하고 민주통합당의 대선 평가와 당 혁신은 비대위원장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의원들도 박 원내대표를 선출함으로서 이에 대한 공감대를 표시했다.
따라서 향후 관건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전당대회를 통한 신임 지도부 선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중 비상대책위원회의 경우 박기춘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의원회의-지도부 연석회의를 통해 선임되는 만큼 비노 혹은 중립성향의 비대위원장이 선임될 가능성이 높지만, 신임 지도부 선출에서는 계파 간 정면충돌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신임 원내대표가 지난 30일 오전 국회에서 첫 원대대표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기되는 ‘친노 책임론’에 입을 닫고 있던 친노 측이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같은 친노계로 분류되는 신계륜 의원에 표를 준 것도 친노계의 변함없는 힘을 보여준다. 친노 성향 의원들의 표가 갈린 가운데에서도 신계륜 의원은 결선투표에서 박기춘 원내대표에 5표 밖에 밀리지 않았다.
당장 비대위 체제 기간을 놓고 양 측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는 비대위 성격을 둘러싼 논쟁으로, 일각에서는 비대위가 충분히 시간을 갖고 선거 평가와 당 개혁안을 논의하자는 주장인 반면,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번 비대위가 전당대회를 공정하게 이끌고 가급적 빠르게 신임 지도부를 선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대체로 친노 측이 내년 5월에 전당대회를 열자고 주장하고 있고, 비노 측이 내년 3월에 가급적 빨리 전당대회를 개최하자는 분위기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비노 측 일부 의원들은 친노 측이 비대위 기간을 연장함으로서 대선 심판의 색을 엷게 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비노계 김영환 의원은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낙선한 후보와 진영은 다음 당권을 걱정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친노계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후보와 당의 책임 있는 분들이 다음 시대를 준비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실패한 이회창 후보의 전철을 따라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반면 전해철 의원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5월 전당대회를 얘기한 것이 누구인지도 알 수 없다”며 “친노 측의 의견이라는 프레임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개별 의원들의 생각을 친노 측의 집단 의사결정 과정을 거친 것처럼 프레임을 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전 의원은 “3월이든 5월이든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이번 비대위가 정당개혁에 대해서도 많은 준비와 실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것은 개별 의원의 생각이고, 단순히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비대위보다는 정당 개혁에 대한 여러 가지 안을 내고 토론하고 실천하는 비대위가 들어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은 오는 10일 당무위원회 및 의원총회 연석회의를 열고 비대위원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정성호 민주당 대변인은 “박기춘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 선출과 관련하여 1월 초부터 민주당 고문단, 전직 당대표 및 원내대표단, 시도당 위원장, 현역 의원들을 순차적으로 만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비대위원장으로 자천 타천 거론되는 인물은 4선의 정세균, 김한길, 원혜영 의원과 3선의 박영선, 김부겸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외부인사로는 윤여준 문재인 후보 국민통합추진위원장과 안경환 새정치위원장,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중 민주당 중진들은 원혜영 의원 쪽으로 기울었다는 보도도 나온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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