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3-01-28일자 기사 '청와대 “특별사면, 욕 먹어도 털고 간다” 최시중·천신일 사면?… 박 측은 ‘선긋기’'를 퍼왔습니다.
ㆍ용산참사 관련해 구속된 철거민 6명도 포함될 듯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말 특별사면 단행을 두고 신구 권력이 대립하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특사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며 강행을 예고했고,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잘못된 관행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박근혜 당선인 측이 이번 특사와 자신들은 무관하다는 ‘선 긋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대립인가, 신구 권력의 짜고 치기인가

최시중(왼쪽)·천신일
특사를 두고 신구 권력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각자의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부정부패와 비리 연루자를 포함한 이번 특사는 박 당선인이 강조해온 법치의 원칙에 맞지 않는 일이다. 박 당선인은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겠다”고 공약까지 했다.
전 정권에서 단행한 특사의 파장이 번지면 자칫 정권이 출범하기도 전에 도덕성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 특히 사면 명단에 친박계 인사들이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사면은 박 당선인이 아니라 이 대통령의 의지에 따른 것’이란 선 긋기의 필요성이 커졌다.
게다가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이어 김용준 초대 국무총리 내정자까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도덕성 시비가 일 조짐이다. 인수위가 특사 발표 직전에 와서 박 당선인의 의중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이런 배경 때문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입장은 다르다. 역대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정권 창출에 도움을 준 측근들을 위해 임기 마지막에 권한을 행사하려는 유혹을 느끼고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 주변에서 특사를 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고 전했다. ‘대통령 두 번 하는 것 아니다’라는 논리다.
청와대 내에서는 이 대통령이 ‘욕을 먹으며’ 특사를 단행하는 게 새로 출범하는 정권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란 논리도 거론된다. 박 당선인 측은 반대를 하고, 이 대통령은 털 것을 털고 가는 일종의 역할 분담이란 것이다.
■ 사면 대상은 누구
이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였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은 이번 특사의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위원장은 비판 여론을 감안해 감형을 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최 전 위원장과 함께 6인회 멤버였으며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집행유예를 받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도 대상으로 거론된다.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은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제외된다.
최대 관심사였던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은 대상에서 빠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친·인척이 포함되면 비판 여론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인 김재홍 전 KT&G 복지재단 이사장과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도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에서는 서청원 전 미래연합 대표의 복권과 홍사덕 전 새누리당 의원의 사면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등 박연차 사건 연루자들을 중심으로 야당 인사 끼워넣기 가능성도 높다. 다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인 노건평씨와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포함될 가능성이 낮다.
이 대통령은 2008년 ‘용산 참사’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철거민 6명을 사면 대상에 포함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종교계와 시민사회의 지속적 요구에도 법과 원칙을 내세워 외면해온 이들을 이번 사면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비판 여론을 물타기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박영환 기자 yhpark@kyunghyang.c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