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3-01-27일자 사설 '[사설]이 대통령은 ‘비리 측근’ 특별사면 포기해야'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기어코 일을 낼 모양이다. 이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에 대한 특별사면안이 내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이미 특별사면안 심의를 마쳤으며, 이 대통령의 최종 결심만 남은 상태라고 한다. 절대다수 여론이 특사에 비판적이고 차기 대통령 측마저 반대 입장을 밝혔음에도 강행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국민이야 뭐라 하든 내 갈 길 가겠다는 청와대의 뻔뻔한 태도에 분노와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대통령의 멘토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15년간 대통령을 보좌한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등이다. 정치적 범죄도 아니고 권력을 이용해 거액의 돈을 챙긴 전형적 부패사범들이다. 더욱이 최 전 위원장과 천 회장은 건강이 나쁘다는 이유로 형기의 상당 부분을 종합병원 VIP병실에서 보내는 등 ‘귀족 수인’ 생활을 해왔다. 어떠한 이유로도 은전을 입을 자격이 없는 인물들이다. 오직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풀어준다면 이는 대한민국의 법치에 대한 도전이요 모독이 될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제 “특별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특사 절차를 진행해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임기말 특별사면 관행의 고리를 끊을 필요가 있다. 특히 부정부패나 비리에 연루된 사람들에 대한 사면은 국민을 분노케 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한 대응이다. ‘비리 측근’들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차기 권력과의 일전조차 불사할 태세다.
신구 권력 간 갈등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더 우려스러운 것은 청와대의 오만하고 초헌법적인 발상이다. 특별사면이 일반사면과 달리 국회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대통령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권한으로 간주한다면 법의 절차에 치우친 기계적 해석이 된다. 헌법은 제1조 2항에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한 데 이어 제69조에서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로 시작되는 대통령 취임 선서 내용을 밝히고 있다. 대통령의 모든 권한은 주권자인 국민이 위임한 것이며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이를 거스를 수 없음을 적시한 것이다. 이래도 대통령의 고유권한 운운하며 국민 뜻에 반하는 특사를 강행할 텐가.
청와대는 용산참사 구속자들도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종교계와 시민사회가 애타게 호소할 때는 외면하다가 뒤늦게 ‘측근 특사’에 끼워넣겠다니 참으로 착잡하다. 우리는 이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사면권을 행사할 대상은 권력형 비리를 저지른 측근이 아니라 힘없고 아프고 억울한 국민이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용산참사 구속자 석방으로 ‘원죄’를 씻되 측근 특사는 포기해야 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