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9일 토요일

한겨레, 검찰 기소 반박 "진실 보도는 언론의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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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알권리가 사생활 비밀보다 더 가치"…언론학자들 "정의란 무엇인가"

한겨레가 검찰의 자사 기자 기소에 대해 "진실 보도를 통해 국민의 알 권리와 공적 이익을 지키고 민주적 여론 형성에 기여한 것은 언론의 사명"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지난 18일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 녹취록을 단독 보도한 최성진 한겨레 기자를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 위반 혐의로 불기속 기소했다.  한겨레는 지난해 10월 13일자 (최필립의 비밀회동)에서 "정수장학회가 '문화방송(MBC)' 지분 30%와 '부산일보' 지분 100% 등 갖고 있는 언론사 주식 매각을 비밀리에 추진해온 것으로 12일 밝혀졌다"며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과의 비밀 회동 대화를 자세하게 보도했다.
한겨레 19일자 1면 기사 (검찰 '정수장학회 보도' 한겨레 기자 기소)에서 자사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겨레는 "최필립 이사장과 이진숙 본부장의 대화는 공적 재산의 매각과 관련된 내용이고, 특히 대선을 앞두고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논란을 빚을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었다"며 "보도하고자 하는 내용의 공익적 가치가 보호하고자 하는 사생활의 비밀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형법상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기자협회도 성명에서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인 공영방송사의 지분 매각을 실행하기 위해 모의했다는 것은 보호받아야 할 프라이버시가 결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전국언론노조도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특종 보도한 기자를 사법처리하는 검찰은 대명천지에 대한민국 검찰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 한겨레 19일자 1면 기사

한겨레에 따르면 언론학자들도 이번 검찰 기소가 언론 자유를 억누르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상현 한국방송학회장(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기자의 정당한 행위가 징벌의 대상이라면 우리 사회에 정의는 무엇인지 근본적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 올바르지 않은 것을 알고도 침묵하면 과연 그것이 정의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은 "통신비밀보호법은 개인의 사생활 보호가 법의 취지인데, 자연스럽게 얻어진 공익에 관한 정보로 기사를 쓴 기자를 기소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기자의 정당한 취재 활동을 법적 잣대로 처벌하겠다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위협효과'로 겁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4면 기사 (국민 알권리, '대화 비밀' 이익보다 공익성 커)에서 이번 기소의 법적 쟁점이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 보도가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공익에 기여한 측면이 큰지 아니면 대화의 비밀을 보호함으로써 얻을 이익이 큰지" 여부라고 봤다.
최성진 기자는 정수장학회 지분매각 논의가 이뤄진 10월 8일 오후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과 정수장학회 논란 등에 관한 전화통화를 했고, 최 이사장은 최 기자와 전화를 끊지 않은 채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 등과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 논의를 시작, 이를 녹음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한겨레는 최 이사장 등의 대화 내용 가운데 사적인 부분을 제외한 현안인 MBC·부산일보 매각과 관련한 내용을 대화록 등 형식으로 공개했다.
검찰은 스마트폰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최 이사장이 통화종료 버튼을 제대로 누르지 못해 휴대폰이 켜진 상태에서 최 기자가 자신의 휴대폰 녹음 기능을 이용해 대화종료 시점인 17시 55분경까지 약 1시간 동안 대화내용을 몰래 청취·녹음했고 최 기자는 10월13일과 15일 위와 같이 녹음한 최 이사장과 MBC 관계자 사이의 대화내용을 녹취록 형태로 실명보도한 것은 통비법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한겨레에 따르면 서울지역 법원의 한 판사는 "창문이 열려 있었는데 지나가다 안에서 하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대화 녹취가 '고의성'이라고 볼 수 없다는 시각이다.
또 다른 판사는 "위법성 조각되는 '정당행위'에 이를 정도의 공익성이 있는 보도였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통신비밀보호로 얻는 이익보다 보도의 공익성이 더 크면 위법성이 사라져 처벌할 수 없는 얘기"라고 해석했다.     
한편 MBC는 18일 뉴스데스크('정수장학회 대화록' 한겨레 기자 기소)에서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과 MBC 관계자들의 대화내용을 보도한 한겨레신문 기자가 재판에 넘겨졌다”고 보도했다.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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