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6일 금요일

“박근혜, 사과할 것 수백 가지 넘어” 김근태… YH무역…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25일자 기사 '“박근혜, 사과할 것 수백 가지 넘어” 김근태… YH무역…'을 퍼왔습니다.
[동아투위 기획] ③ 마지막회, 동아투위 기자들이 본 박근혜 “제대로 된 언론관 가지고 있지 못할 것”

동아일보 기자들이 박정희정권의 언론탄압에 맞서 자유언론실천선언을 했던 1974년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가 사망한 해이기도 하다. 육 여사는 8월1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8·15 기념식에서 문세광의 총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영등포경찰서 출입기자였던 김종철 전 연합뉴스 사장은 사건 현장에 급파됐다. 김 전 사장은 “동아일보가 초록색 차를 보내더니 현장을 가보라고 했다”며 “국립극장(현 장충체육관)에 왔는데 아무도 없어서 현장을 살펴봤더니 육영수가 문세광의 총에 맞아 죽은 것은 아닌 것 같았다”고 말했다. 경호실, 중앙정보부 요원도 비표 없이 행사장에 들어갈 수 없었다는데 문세광만 비표 없이 입장했다는 것이 이상했다는 것. 실제 문세광의 저격설에 대해서는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등에서 여러 가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 시간 프랑스 유학 중이던 영애 근혜양은 ‘급히 귀국하라’는 소식을 듣고 공항에 도착, 그곳에 있던 신문을 통해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알게 됐다고 했다.

당시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박 후보는 배화여고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은 채 ‘바쁜데 와주셔서 고맙다. 힘껏 싸워 돌아가신 어머님의 뜻을 받들어 이 대회를 빛내달라’는 연설을 했다. 이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당시 영애로서 어머니의 자리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 ‘제2인자’가 됐다. 

지난 2008년 11월 17일 동아투위 해직기자들이 서울 태평로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진실화해위의 ‘화해조치 권고’를 정부와 동아일보사가 조속히 이행할 것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육 여사의 죽음 뒤 바로 퍼스트레이디가 된 22살의 영애에 대해 김 전 사장은 “어렸으니 전혀 한 게 없다고 말할 수 없고 퍼스트레이디로서 각종 정보보고를 다 받았을 것이다. 동아일보의 광고탄압과 격려 광고 사태를 알지 못했다면 아마 거짓말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혁당, 민청학련 등 사법살인뿐만 아니라 YH무역 김경숙 사망 사건, 김근태 고문사건 등 박 후보가 사과해야 할 과거사는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 김 전 사장은 “요즘 몇 가지 사과한 것으로 재미를 보는 것 같은데 그가 사과할 것은 수백 가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육영수 여사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부터 박정희 시대에 일어난 각종 고문·폭력 사건에 대해 당시 언론들은 제대로 보도하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의 광범위한 언론탄압 탓이다. 박 전 대통령의 재임 1년 동안 체포되거나 재판에 회부된 기자만 96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저지른 가장 대표적인 언론탄압은 ‘부일장학회 강탈’이다. 박 전 대통령은 부산지역의 재력가 고 김지태씨가 소유했던 부일장학회를 강제헌납 받았다. 부일장학회는 부산일보, 부산문화방송, 문화방송 등 언론사를 소유하고 있었다. 부일장학회는 5·16장학회로 이름이 바뀐 후 박정희의 ‘정’과 육영수의 ‘수’를 딴 정수장학회로 변경됐다. 

동아투위에서 활동했던 김태진 다섯수레 출판사 대표는 박 후보가 줄곧 정수장학회의 덕을 보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강제로 빼앗은 것도 문제지만 줄곧 정치적으로 활동한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장학금을 전국적으로 골고루 준 것이 아니라 대구와 경상도 중심으로 장학금이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자신에게 몰표를 주는 지역에만 장학금을 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에도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MBC 기획본부장이 정수장학회가 보유한 MBC·부산일보 지분을 팔아서 부산·경남지역 대학생들에게 반값등록금 지원 사업을 추진할 것이 폭로돼 비판이 쏟아졌다.

아버지 박 전 대통령의 DNA를 이어받았다고 평가받는 박 후보 역시 제대로 된 언론관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정동익 전 동아투위 위원장은 “제대로 된 언론관을 가지고 있는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며 “더군다나 정수장학회 문제는 누가 봐도 군사쿠데타를 통해 강탈한 장물인데 이런 상식적인 사안조차도 부정하고 있으니 민주주의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언론자유에 대해 올바른 시각을 정립한 분인지 도저히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 전 위원장은 이어 “아버지로부터 엄청나게 언론탄압을 받고 동아일보에서 쫓겨난 지 38년이 지났다. 박 후보가 당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고 현재도 권력의 핵심부에 있다면 한 번쯤은 사죄하고 피해 기자들에게 나름의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 공인으로서 해야 할 떳떳할 도리라고 보는데 동아투위 사태에 대해 언급조차 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MBC 김재철 사장의 퇴진에 대해 여야가 합의하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점도 박 후보의 언론관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라는 비판도 나왔다. 정 전 위원장은 “다수 정당의 수장으로서 합의 정신을 지켜서 국회 차원에서의 허심탄회한 논의를 했어야 했다”며 “더군다나 MBC 지분 30%를 가지고 있는 정수장학회의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당사자로서 MBC 사태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데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 자체가 공인으로서 있을 수 없는 자세”라고 꼬집었다.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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