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4일 목요일

의무휴업 무시 코스트코, 투자자소송 제기할 수도


이글은 경향신문 2012-10-03일자 기사 '의무휴업 무시 코스트코, 투자자소송 제기할 수도'를 퍼왔습니다.

ㆍ전문가들 “한·미 FTA 조항상 가능…재협상 시급”

의무휴업일을 무시하고 ‘배짱 영업’을 강행하고 있는 미국계 대형마트 코스트코에 대한 시민사회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참여연대, 민주노총,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국내 520여개 단체로 구성된 경제민주화 국민본부는 코스트코 서울 양평점 앞에서 2주에 한번씩 집회를 열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정치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박홍근 민주통합당 의원은 의무휴업일을 지키지 않는 대형마트의 등록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안을 지난달 발의했다. 코스트코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갈수록 거세짐에 따라 이번 갈등이 국제중재로 비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유통법과 한·미 FTA는 정면 충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2장(국경간 서비스무역)은 한국 정부가 한국의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 미국 투자자에게 영업시간, 영업일 제한 등 규제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영업일을 제한한 지방자치단체 조례의 근거가 되는 유통법이 한·미 FTA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다. 코스트코로선 한·미 FTA에 위배되는 법령에 따라 지자체가 영업일을 제한하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자체가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을 부당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미국 정부는 코스트코로부터 요청이 들어올 경우 한·미 FTA가 정하고 있는 ‘국가간 분쟁해결절차’를 밟을 수 있다.

■ 코스트코, ISD 제기 가능하나

외교통상부 이호열 서비스투자과장은 “코스트코는 한·미 FTA 12장 위반이라는 이유로 투자자-국가소송(ISD)을 제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12장의 어떠한 규정도 투자자-국가소송제에 따른 분쟁해결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단서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자-국가소송제를 규정한 11장에서 규정한 의무를 한국 정부가 위반할 경우 투자자-국가소송이 제기될 수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외교통상위원장인 송기호 변호사는 “코스트코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를 할 의무(11.5조)를 한국 정부가 위반했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코스트코, 아직 공식 문제제기 안 해

코스트코는 아직 공식적으로 외교채널을 통해 문제제기를 하진 않았다. 외교부는 무소속 박주선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에서 “외교부 내의 관련 부서에 문의한 결과 미국 측 투자자로부터 받은 의견서는 없다”고 밝혔다. 2010년 9월부터 2011년 8월까지 1000억원을 웃도는 당기순이익을 낸 코스트코엔 수천만원의 과태료가 그리 큰 금액은 아니다. 또 한국 정부를 국제중재법정에 세울 경우 한국에서의 영업에 악영향이 올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 근본 해결책은 원포인트 재협상 

외교부는 “현행 유통법 등을 합리적으로 운영할 경우 미국으로부터의 문제제기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과태료 제재 수준이 높아지거나 유통법 개정 등으로 규제가 더 강화될 경우 코스트코는 언제든지 투자자-국가소송이라는 칼을 꺼내들 가능성이 있다. 한신대 이해영 교수는 “코스트코가 아직까진 과태료 등의 규제조치를 용인하고 있지만 향후 본격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며 “정부는 (국내 규제를 정당화할 수 있는 예외를 만드는) 원포인트 재협상 등을 통해 이 문제를 풀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