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4일 목요일

문재인 캠프 실무진 ‘친노의 귀환’… 당내서 우려 섞인 시선


이글은 경향신문 2012-10-03일자 기사 '문재인 캠프 실무진 ‘친노의 귀환’… 당내서 우려 섞인 시선'을 퍼왔습니다.

ㆍ“당 역할 축소 우려” 지적에 “실무 안정성 고려” 반론도

‘친노의 귀환.’ 

서울 영등포 민주통합당 당사 2층 입구 벽, 18대 대선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명의의 인사명령 공고문을 바라보던 한 당직자가 3일 한 말이다. 

문재인 대선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팀장급 실무진 명단에는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친노무현(친노) 참모그룹이 대거 포함됐다. 

‘용광로 선대위’를 지향하며 당내 다양한 계파에서 선정된 본부장급 인사와는 달랐다. 

이 같은 인선을 두고 당내에선 찬반이 뒤섞여 나왔다. ‘노무현 비서실’이란 비판이 쏟아진 반면 ‘실무 안정성’이 고려된 인사라는 평가도 있었다. 

요리로 여심 잡기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왼쪽)가 3일 서울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온라인 여성카페 회원들과 만남에서 요리를 위해 칼질을 하고 있다. | 박민규 기자

친노 핵심 인사들이 실무진에 포진한 데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올 1월 한명숙 대표 체제 때 지적된 ‘친노 대 비노’의 세력 갈등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비서실 네트워크’가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문 후보는 친노라는 대주주가 파견한 대표이사다. 문 후보가 친노 세력을 외면할 수 없는 이유”라고 바라봤다. 

문제는 이들의 포진으로 당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당과 후보가 중심인 선대위가 아니라 친노 세력 중심의 선대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걱정했다. 선대위 3개 캠프가 수평적으로 운영된다는 방침이 나올 때부터 비서실(측근) 체제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예상은 일찌감치 나왔다. 

정태호 전략기획실장과 오종식 전략기획팀장 인선은 문 후보에 대한 이해찬 대표의 영향력과도 연결된다. 최근 문 후보가 당 혁신의 구체적인 구상을 밝히는 것은 뒤로한 채 호남을 찾고 세력 기반을 강조하는 것도 민주당 중심의 후보단일화를 강조하는 이 대표의 생각과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무진 인사에 대한 비판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후보와 조직 간 친밀도와 안정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선대위 핵심 인사는 “비서실은 후보를 가장 잘 아는 인사들로 구성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세력 정치’를 걱정하는 시각에 한 본부장급 인사는 “문 후보는 비선 라인을 싫어한다. 걱정할 만한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본부장은 “비서실이 주관하는 후보의 일정, 메시지 업무는 이목희 기획본부장 주도로 매주 일요일 주간 전략회의를 통해 결정된다”고 전했다. 친노 실무진의 독단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역대 민주당 대선 선대위에서 이처럼 팀장급 인사가 초점이 된 적은 드물다. 그만큼 친노 대 비노 세력의 갈등이 가시지 않았다는 의미다. 당 핵심 관계자는 “자칫 이번 인사가 세력정치 부활의 계기가 된다면 안팎의 당 혁신 요구는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혜영 기자 koo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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