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24일자 기사 '“대선후보들은 투표시간 연장에 응답하라”'를 퍼왔습니다.
투표권 보장 공동행동, 선거일 유급공휴일지정 ·투표시간 9시 연장 요구
노동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로 구성된 투표권 보장 공동행동이 대선 후보들에게 선거일 유급공휴일 지정과 투표시간을 오후 9시까지 연장하는 것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투표권 보장을 요구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와 네티즌·시민 모임인 투표권 보장 공동행동은 24일 오후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투표권 보장은 그 어떤 정치개혁보다 중요한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위한 절박한 요구”라며 “정치개혁을 이야기하면서 국민들의 투표권 보장 요구를 외면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투표권 보장 문제는 대선에 나선 후보들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대선 후보들이 투표권 보장 요구를 수렴해 법 개정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투표시간 연장 관련 공직선거법 개정이 논의됐으나 무산됐었다.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최근 선거일을 유급공휴일로 지정하고 투표시간을 오후 6시에서 9시로 연장하기 위해 온라인 서명과 1인 시위, 촛불문화제, 108배, 투표권 보장을 위한 국민청원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 참여연대 등이 포함된 '투표권 보장 공동행동'은 24일 오전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선거일은 유급공휴일로, 투표시간은 9시까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석자들이 손가락으로 저녁 9시 시계바늘 모양을 만들며 투표연장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양성윤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역대 대선 투표율과 비정규직 규모를 비교해봤더니 투표율이 80.7%였던 15대 대선 당시 비정규직은 607만 명이었으나 비정규직이 770만 명이었던 16대 대선 때는 투표율이 70.8%, 비정규직이 860만 명이었던 17대 대선 투표율은 62.9%로 떨어졌다”며 “비정규직 증가와 투표율이 떨어지는 것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한국정치학회가 실시한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근로자 투표참여 실태조사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18대 총선에서 투표에 불참한 비정규직 256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참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응답이 64.1%로 나왔다. 반면 ‘참여할 수 있었지만 참여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35.9%에 그쳤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국회 행안위에서 (투표시간 연장 선거법 개정이) 사실상 합의됐다가 어디선가 지침이 와서 무산됐다”며 “대선 유력 후보들이 투표시간 연장과 유급휴일 지정에 대해 명확하게 입장을 밝힐 것을 공개요구한다. 대답을 안한 후보를 집중 공약해서 대답하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법 개정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선거일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법적으로 관공서와 공무원들에게만 공휴일이다. 노조가 있는 기업들은 단체협약을 통해 자체적으로 휴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국갤럽이 지난달 25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4월 총선에서 직장인의 절반이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미예 iCOOP소비자활동연합회 회장은 “민주국가라면 투표에 많이 참여시키도록 고민해야 하는데 조직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을 개인이 해결하라고 하고 있다”며 “주부들은 이렇게 바쁜 시대에 투표 시간이 6시까지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얘기한다”고 전했다.
한지혜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청년들이 점심시간에 1인 시위도 하고 영풍문고 앞에서 저녁마다 촛불문화제도 하고 있다”며 “청년들은 정작 선거일에 일을 해야 하고 사장님 눈치를 보고 야근을 하며 밀린 일을 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투표시간 연장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조성주 투표시간연장2030공동행동 공동대표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참정권을 돈으로 환산하지 않는다”며 “단 한명이라도 투표하고 싶은 사람이 투표하지 못한다면 얼마의 돈이 들든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도입된 재외국민투표의 경우 19대 총선에서 213억 원의 예산이 책정됐으나 투표율은 2.52%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재외국민들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이 정도의 예산을 투입하는 데 국내 유권자들의 투표권 보장을 두고 비용을 운운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투표권 보장 공동행동은 이달 말까지 ‘투표시간 연장, 선거일 유급휴일지정’을 요구하는 국민 청원 서명을 모아 국회에 제출하고 법안 개정을 요구할 계획이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여야 정당과 국회에 국감이 끝나는 대로 행안위를 소집해 투표시간을 연장하는 선거법 개정을 비롯해 투표권 보장을 위한 제도개선을 다음 달 초까지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한국의 투표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2011 OECD 사회지표에 따르면 한국은 1980년부터 최근 선거까지 슬로바키아를 제외하고 투표율이 가장 큰 폭(32%포인트)한 국가로 조사됐다.
조현미 기자 | ssal@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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