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10-04일자 기사 '과거로 가는 경찰, '국가보안법 시험' 첫 시행'을 퍼왔습니다.
우수시책 선정.. “폐지 논의할 시점에 테스트라니”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실 제공 경찰이 대선을 앞두고 시험문제까지 출제하며 국가보안법 수사를 강화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경찰이 대선을 앞두고 시험문제까지 출제하며 국가보안법 수사를 강화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찰 대상으로 '국가보안법 시험' 실시... 점수까지 집계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4월, 5월, 9월 세 차례 보안 담당 직원 176명을 대상으로 국가보안법 시험을 치렀다. 보안수사 역량 강화를 위해 고안된 이 시험은 객관식 33문항으로 구성됐으며 간첩죄, 편의제공죄, 특수탈출죄, 일반잠입죄, 찬양․고무죄 등 국가보안법에 대한 이해와 적용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달 경찰청은 서울청의 '국보법 시험'을 우수시책으로 선정하고 다른 15개 지방청에 권장사업으로 소개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 국가보안법 수사 강화차원에서 국보법 시험이 거론된 적은 있으나 실제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지방청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진행하거나 참고하라고 우수시책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이 국가보안법 시험을 실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권침해 등의 이유로 폐지까지 거론됐던 법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수사를 강화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일었다.
국가보안법은 1948년 여수·순천 사건 '국헌(國憲)을 위배하여 정부를 참칭(僭稱)하거나 그것에 부수하여 국가를 변란할 목적으로 결사 또는 집단을 구성한 자'에 대해서 최고 무기징역의 형벌을 과하는 법률로 제정되었다.
그러나 이후 군사정부 등이 정적을 제거하거나 정부를 비판해온 인사들을 구속하는데 법을 활용하면서 폐지 논란에 시달려왔다.
"폐지 논의할 시점에 시험까지 실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
지난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국가보안법 관련 사범 문제를 해결할 것"을 핵심 추진과제로 명시했으며 지난해에는 프랭크 라 뤼 유엔 의사 및 표현의 자유에 관한 특별보고관이 "국가보안법 제7조의 '찬양·고무죄가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한국 정부에 폐지를 권고하기도 했다.
한국진보연대 윤지혜 민주인권국장은 "국가보안법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조차도 지난 2004년 개정해야한다는 입장을 냈을 정도로 위헌성이 강하다"며 "대선을 앞두고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얘기해야할 시점에 시험까지 실시하면서 법 적용을 높이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민생치안 강화에 힘써야할 경찰이 오히려 공안 정국 조성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통합당 김민기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6개 지방청 성폭력 전담 조사관 3,445명 중 2,457명(70.1%)이 성폭력 수사 전문교육 과정을 이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서민들의 안전과 직결된 부분에 대한 교육은 방치해놓고 국가보안법 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선후차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은 "이명박 정부 들어 경찰은 남북교류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거나 북한 관련 글을 리트윗했다는 이유만으로 수사를 하는 등 국가보안법 사건 실적 올리기에 혈안이 돼있다"며 "국민들은 성폭행 등 범죄를 예방하는데 경찰이 전력을 다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은 반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6.15공동선언, 10.4선언이 무력화되는 등 남북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 국가보안법 수사를 강화하려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정권이나 정부 수립을 막겠다는 의사표현이 아니겠느냐"며 "경찰은 국가보안법 시험을 당장 중단하고 민생치안 확립에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혜규 기자 jhk@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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