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18일 목요일

제니퍼소프트 대표 “복지는 이윤 남아 하는 것 아냐”


이글은 시사IN 2012-10-18일자 기사 '제니퍼소프트 대표 “복지는 이윤 남아 하는 것 아냐”'를 퍼왔습니다.
이원영 제니퍼소프트 대표는 “복지는 복지 그 자체”라고 강조한다. 이윤이 남아서 하는 것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투자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회사의 성공으로 다른 기업에 자극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9월18일 오후 2시. 경기도 파주 헤이리에 있는 제니퍼소프트를 찾았더니 2층에 근무자가 한 명도 없었다.사무실이 답답하다며 밖에서 일하겠다고 나갔거나, 지하 수영장으로 수영하러 갔거나, 아예 재택근무를 선택해 출근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하고도 회사가 망하지 않느냐?”라고 이원영 대표에게 직설로 물었다.

회사가 제대로 운영되는가?(웃음) 잘 된다. 지난해 대비 벌써 35% 이상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복지 구상은 언제부터 했나?창업하면서 근로계약서를 만들었다. 그때 이미 점심시간을 포함한 하루 7시간, 주 35시간을 근무시간으로 명시했다. 창업 초기에 직원이 어학연수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아무 조건 없이 전액 지원해 보내줬다. 지금 그 직원은 전 세계 시장을 개척하며 날아다니고 있다. 복지는 이윤을 남겨서 하는 게 아니다. 조건을 위한 투자도 아니다. 복지는 복지 그 자체이다.

ⓒ시사IN 백승기 헤이리 사옥 수영장.

앞으로 복지 정책을 더 확대할 것인가?

구상에 머무르고 있지만 월급 체계도 바꿔볼 생각이다. 월급은 노동력 제공의 대가인데, 최근에 노동의 대가가 아닌 기본 생활을 보장하는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자신뿐 아니라 자녀와 식구들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개념으로 월급 체계의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 나아가 정년이 없는 회사를 목표로 한다. 당장은 남자 직원의 강제 출산휴가제(4주)와 여성 직원을 위한 수유실부터 만들 생각이다. 

직원 수가 적고 IT 기업이니 이런 복지가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일리 있다. 다만 이렇게 하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서 다른 기업에 자극이 되고 싶다. 제니퍼소프트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가운데 하나가 연대와 나눔이다. 우리만 잘 먹고 잘 사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불어 살지 더 고민하고 있다.


대기업에서 월급쟁이 생활을 하다 창업했다. 샐러리맨 시절 꿈꾼 것인가?

대학 졸업하고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에서 8년간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아침 9시 출근하고 오후 4시 퇴근하기를 바랐다.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그럼 한번 창업해서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복지 프로그램은 내 구상뿐 아니라 직원들과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한  결과이다.  

생각은 하더라도 경영하는 처지에서 실천하기는 쉽지 않을 텐데.

대학에 들어간 1990년 WTO(세계무역기구) 반대 시위가 거셌다. 그때 대구 한복판에서 시위를 하다 집시법(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으로 잡혔다. 3개월 옥살이도 했다(이 대표는 경북대 수학과 출신이다). 그렇다고 난 운동권은 아니다. 하지만 그때 품었던 더불어 사는 사회, 그런 대안 사회를 주변부가 아니라 기업이라는 자본의 한복판에서 이뤄보고 싶었다. 

상장이 되면 주주의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 복지 프로그램과 충돌하기 마련인데?

미국에서 매년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뽑히는 SAS는 비상장 기업이다. 그래서 일반 사무직원뿐 아니라 청소를 담당하는 직원도 모두 정규직으로 뽑을 수 있고,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해 오후 5시면 퇴근하는 등 사람 중심의 소신 경영을 해오고 있다. 우리도 1층 카페 바리스타나 자체 어린이방 담당 외국인교사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기업 공개(상장)는 기업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긍정적인 의미도 있지만, 주주들의 이익에 복무해야만 하는 단점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제니퍼소프트는 상장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상장 계획이 없다.  

ⓒ시사IN 백승기 이원영 제니퍼소프트 대표.

앞으로 복지 정책을 더 확대할 것인가?

구상에 머무르고 있지만 월급 체계도 바꿔볼 생각이다. 월급은 노동력 제공의 대가인데, 최근에 노동의 대가가 아닌 기본 생활을 보장하는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자신뿐 아니라 자녀와 식구들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개념으로 월급 체계의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 나아가 정년이 없는 회사를 목표로 한다. 당장은 남자 직원의 강제 출산휴가제(4주)와 여성 직원을 위한 수유실부터 만들 생각이다. 

직원 수가 적고 IT 기업이니 이런 복지가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일리 있다. 다만 이렇게 하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서 다른 기업에 자극이 되고 싶다. 제니퍼소프트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가운데 하나가 연대와 나눔이다. 우리만 잘 먹고 잘 사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불어 살지 더 고민하고 있다.

고제규 기자 |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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