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스 2012-10-03일자 기사 '내곡동 특검 거부, 청와대·새누리당의 '이중 플레이'?'를 퍼왔습니다.
청와대 내곡동 특검법 사실상 '거부'…민주당 "초법적 발상, 진상 규명 방해"
청와대는 3일 “여야 합의대로 특검 추천 문제를 재 논의해 달라”는 취지로 사실상 내곡동 사저 특검법을 거부했다. 국회에서 법률로 통과된 특검을 청와대가 수용하지 않아 법률 위반 논란과 함께 잇따른 측근비리로 레임덕을 겪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력이 나락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청와대는 하금열 대통령실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특별 검사 임명 문제에 대해 논의한 끝에 “민주통합당이 일방적으로 특별 검사를 추천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이를 임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추천된 특별 검사에 대해 ‘여야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청와대가 수용을 거부하는 것은 초유의 상황이다.

▲ 지난 2일 민주통합당 윤관석, 이언주, 서영교, 최원식 의원이 행정안전부 심사임용과에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사건을 조사할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서를 제출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청와대의 이 같은 결정은 당장에 ‘법률 위반’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내곡동 사저 특검법은 국회에서 법률로 제정된 사안으로 국회는 특검 추천 의뢰서를 받은 날부터 5일 이내에 후보자를 추천하도록 되어 있으며 대통령은 추천된 인사 가운데 1인을 3일 이내에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은 시한에 맞춰 지난 2일 인권변호사 출신 김형태 변호사와 판사 출신으로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역임했던 이광범 변호사를 특별검사 후보로 추천했다.
법률의 시한대로라면 오는 5일까지 이명박 대통령은 둘 중 한 명을 특별검사로 임명해야 하지만 이를 거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최금락 홍보수석은 청와대의 특검 거부는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합의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라며 “여야가 합의대로 이행해서 특검을 추천하면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주장은 여야가 내곡동 특검법을 통과시키며 구두로 ‘특별검사 후보자 선정에 대해선 여야 협의 과정을 거친다’고 했지만 민주당이 단독으로 특별검사를 추천해 받아들일 수 없단 논리이다.
하지만 청와대의 이런 주장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입장에서 임기 말 가장 불편한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내곡동 사저 문제에 대해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예고된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쇄신’을 앞세우며 총선을 치러낸 새누리당이 여론을 의식해 내곡동 특검법을 어쩔 수 없이 합의하긴 했지만 이후 실제 추진 과정에서는 길목마다 어깃장을 놓으며 방해하더니, 끝내 청와대가 여야간 합의를 문제 삼아 초법적 거부 의사를 밝힌 상황을 두고 모종의 시나리오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특히, 민주당이 추천한 특별검사 후보자들이 모두 진보적 성격의 단체나 모임에서 활동하며 사법 개혁과 권력의 부조리 문제 해결에 앞장서왔던 법조인들이란 점에서 청와대가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국회의 권한마저 무시하고 있단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 지난 9월 24일 국회 의장실에서 내곡동 특별검사 임명에 대해 처리하고 나서 강창희 국회의장, 새누리당 김기현,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가 손을 잡고 있는 모습. 하지만 청와대는 여야 간의 합의 부재를 이유로 사실상 내곡동 특검법 수용을 거부하기로 파문이 예상된다. ⓒ 연합뉴스
청와대의 사실상 특검 수용 거부에 민주당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특검후보자 추천 의뢰를 위해 수차례 새누리당과 협의했다”며 “여야가 협의 과정에서 공감한 아무개 후보자는 본인의 고사로 추천되지 못했고 민주당은 법정 기일에 따라 2명의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청와대의 특검후보 재추천 요구는 초법적 발상으로 특검법의 위반”이라며 “특검의 무력화와 정쟁화를 통한 내곡동 사저매입 관련 의혹의 진상규명 방해로 보인다"고 힐난했다.
실제, 청와대의 주장은 법리적이나 논리적은 물론 정치적으로 기만적이란 지적이 높다. 청와대의 재추천 요구 자체가 법리적 정당성이 없는 요구로 민주당은 재추천할 법적 근거가 없다.
또한 지금껏 이명박 정부는 언론악법 처리를 비롯해 해마다 반복된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 합의를 무시한 채 일방적 행보를 계속해왔던 역사를 갖고 있다.
특히 특검법 사실상 거부는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부의 축적을 위해선 명의 도용 및 탈세 등 갖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세간의 비판에 대해 청와대가 정면으로 맞설 정치적 용기를 갖고 있지 않음을 드러낸다. 내곡동 사저 문제에 대한 여론의 반발을 의식해 국면 전환을 위해 특검을 수용했지만 본심은 아니었단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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