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8-18일자 기사 '“SJM 회장 아들이 돈봉투 내밀더니...며칠 후 동료들 고발하더라”'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SJM폭력사태 피해자 한정록 조합원

ⓒ이승빈 기자 17일 오후 경기도 안산 에스제이엠 공장 앞에서 열린 문화제에서 지난 용역침탈에서 소화기에 맞아 뒤통수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던 한정록 지도위원(가운데 목에 파란색 수건을 두른 이)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달 27일 생애 처음으로 용역폭력을 경험한 SJM 노동조합 조합원 한정록(49)씨.
한씨는 23년간 일했던 직장에서 '컨택터스'라는 용역업체의 직원들에게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했다. 낯선 젊은이들이 들이닥쳐 욕설을 퍼부으며 한씨의 머리를 소화기로 내려쳤고 그의 머릿 가죽은 7cm가량 찢어지고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이틀 전 퇴원한 한씨를 17일 오후 4시께 경기도 안산 SJM공장 앞에서 만났다. 머리카락 사이로 벌겋게 부어있는 상처가 여전했으며 병원에서는 안정을 취하라고 했다. 하지만 한씨는 퇴원한 뒤 공장부터 찾았다. 이날 오전 7시부터 밤 9시까지 예정된 일정도 모두 소화하고 있었다. 덥고 힘든데 왜 나왔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회사가 이 모양이라서"라며 간결하게 답했다.
SJM사장, 돈봉투 내밀더니...조합원 경찰서에 고발
한씨는 SJM 강춘기 대표이사와 김휘성 경영본부장, 인사과 직원 등 4명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 사람들도 사람이라 미안하긴 하구나'하고 생각했다고 한다. 김휘성 경영본부장은 SJM 회장의 아들이다.
누워있던 한씨에게 강춘기 대표이사가 흰 봉투를 내밀었다. "이게 뭐냐." 병원에는 한씨를 비롯해 동료 3명이 더 있었다. 도대체 왜 돈을 주는 것인지 한씨는 알 수 없었다. 한씨와 동료들은 사과는 받겠지만 돈봉투는 가져가시라고 거절하면서 강 대표이사 일행을 돌려보냈다.
그 때까지만 해도 한씨는 사장과 회장 아들이 직접 찾아와 사과까지 하면서 빨리 마무리짓겠다는 모습을 보며 정말 빨리 마무리될 줄 알았다고 한다. 한씨를 찾아갔던 SJM 사측은 최근 안산단원경찰서에 조합원들을 절도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한씨에게 내밀었던 그 돈봉투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돈봉투를 주면서 '최대한 빨리 마무리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더니 조합원들을 고발한 건 뭐냐. 쇼냐. 어디서 쇼를 하는 것이냐." 한씨는 분개했다. "23년동안 '한 가족'이라고 했던 사람들이다. 회사를 위해 몸을 바쳐 살아왔더니, 두들겨 팬 것도 모자라 돈봉투로 사람 우롱하고 동료들 고발까지 해 뒤통수를 치냐.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이럴 수 있나."
내가 실업자가 돼 헤매거나..깡패가 나타나거나
한씨는 요새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잠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숙면을 취했다는 한씨는 '그 날' 이후 안정제를 손에서 뗀 적이 없다. 잠들었다가도 2~3차례 잠에서 깬다. '악몽' 때문이다.
"내가 실업자가 돼서 해매고 있거나 깡패들이 나타나 내 앞에 서 있어요."
안정제 없이는 잠들기 힘든 그는 병원에서 나와 공장으로 향했다. 안정이 필요한 그는 '투쟁'을 택했다.
"우리의 목적은 순수합니다. 우리는 노동현장에서 우리 자산인 노동을 하고 살겠다는 겁니다. 저는 그게 이뤄질 때까지 투쟁할 겁니다."
전지혜 기자 cream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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