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8일 토요일

MBC 카메라 기자 조직마저 폐지 파문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17일자 기사 'MBC 카메라 기자 조직마저 폐지 파문'을 퍼왔습니다.

MBC가 창사이래 수십년간 유지해온 카메라기자 조직인 영상취재 1부, 2부를 폐지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조직을 아예 없앨 뿐 아니라 앞으로 카메라 부문 기자들을 비정규직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돼 구성원들이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MBC는 17일 "보도 및 시사 영상 취재 업무를 현업 취재 부서로 전진 배치해 업무의 신속성 및 효율성 증대"한다는 이유를 들어 영상취재 1부, 2부를 폐지하는 조직 개편안을 MBC 노조에 전달하고 이날 바로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조직개편안이 당장 시행되면 카메라 기자들을 정치부, 경제부, 사회부 등 각 취재 부문 소속으로 발령이 날 예정이다. 또한 MBC는 시사매거진2580 등 시사 영상 취재를 담당하는 시사영상부까지 폐지했다. 대신 글로벌 사업본부에 콘텐츠 멀티 유즈 센터라는 부서를 신설해 카메라 기자들을 대거 발령시킬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MBC 영상 기자회는 이번 개편안에 대해 파업에 앞장서온 카메라 기자 조직의 씨를 말리겠다는 보복성 조치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MBC 영상기자회는 MBC 기자회와 함께 제작을 거부해 MBC 파업을 촉발시켰다. 파업 기간 중에서도 영상기자회 소속 카메라 기자들은 업무 복귀 요청에도 파업 대오를 유지하면서 사측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이번 개편안이 소수인 카메라 부문 조직을 ‘공중분해’시키는 불순한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보는 이유이다.
카메라 기자 조직의 반발을 유도해 징계 조치를 내리려는 꼼수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부서의 존폐가 달린 이번 개편안에 반발할 것이 뻔한 상황에서 MBC 경영진이 꼬투리를 잡아 이번 기회에 강성 카메라 부문 조합원들을 솎아내려는 징계 조치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MBC 영상 기자회는 조직개편안 근거로 내세운 효율성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MBC 영상 기자회 양동암 회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가득이나 뉴스 제작 인력이 부족한데 현업에서 배제하고 콘텐츠 멀티 유즈 센터를 만들어 콘텐츠를 재활용하겠다고 하면 효율성이 증대될 수 있겠느냐"라며 "뉴스 경쟁력을 생각했다면 이런 식은 말이 안된다. 영상 취재 질을 저하시켜놓고 효율화한다는 식이다. 이번 개편안은 오히려 뉴스 제작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고 비난했다.

▲ 김재철 MBC 사장 ©연합뉴스

기존 영상 취재 1부는 정치, 경제, 문화, 스포츠를 맡고 영상 취재 2부는 사회부를 맡아서 영상 취재를 해왔지만 인력이 부족할 경우 융통성을 발휘해 재배치를 해왔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은 카메라 기자들을 정치부, 경제부 등 취재 부문을 분리시키면서 오히려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결과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개편안은 영상 편집 권한이 보도국 소속 부장과 보도국장으로 넘어가면서 대선을 앞두고 선거 보도에서 영상을 왜곡시킬 여지도 많다. 군사독재 정권 시절 편향된 뉴스 화면을 내보낸 과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재철 사장 체제 하에서 정권 편향적인 뉴스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 보도에서는 최소한 중립적인 모습을 유지했지만 이번 개편안으로 편집 권한이 넘어가면 영상 편집에서도 편향성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얘기다.
양 회장은 "영상 부문은 선거를 치르면서 정치 보도의 룰을 지켜왔는데 이번 개편안은 콘트롤 타워를 없애는 안"이라며 "일례로 영상을 잘 알지 못하는 정치부장이 편향된 사람이라면 영상도 충분히 왜곡할 수 있다. 영상 조직이 없는 상황에서 개별 국원이 반발하기도 어렵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 개편안은 카메라 기자들을 아웃소싱하려는 본격적인 흐름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메라 기자 부서를 없앤 것은 앞으로 카메라 정규직군을 없애겠다는 뜻과 같다는 것이다. 당장 콘텐츠 멀티 유즈 센터를 신설할 경우 카메라 기자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해당 인력을 비정규직 인력으로 대체할 가능성도 크다.
박성호 MBC 기자회장은 "김재철 사장은 끊임없이 카메라 기자에 대해 아웃소싱을 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며 "근거로 카메라 부문은 비정규직 외부 인력이 많은데 MBC 카메라 기자들이 고액 연봉을 받고 있다는 시장 논리를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성호 MBC 기자회장은 "한마디로 언론사에서도 숙련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대체하고 언제든지 비정규직을 자를 수 있다는 마인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MBC 영상 기자회는 이날 조직개편안 통보를 받고 오후 6시부터 비상총회를 개최해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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