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0일 금요일

번지는 ‘돈 공천’에 박 캠프 “멘붕”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10일자 기사 '번지는 ‘돈 공천’에 박 캠프 “멘붕”'을 퍼왔습니다.

ㆍ초반엔 “배달사고” 치부하다
 ㆍ현기환 거짓말·연루설 확산에 “핵폭탄 기다리는 상황” 공포감

“ ‘멘붕(멘털 붕괴)’ 상태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박근혜 캠프 인사) 

새누리당 돈 공천 파문이 확산되면서 박근혜 후보 캠프와 친박근혜(친박)계가 골병들고 있다. 현기환 전 의원의 거짓말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친박 핵심인 이정현 최고위원, 현경대 전 의원의 차명 후원금 의혹과 손수조 부산 사상 당협위원장 불법 지원 논란까지 잇따라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영희 리스트’ ‘조기문 리스트’ ‘비례대표 추가 연루설’까지 흘러나오면서 공포감이 친박계 전체를 감싸고 있다. 

사건 초기인 지난주만 해도 박 후보 캠프와 친박계는 내심 ‘배달사고’를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검찰이 현 전 의원을 무혐의 처리하면 사태가 조기에 일단락될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을 통해서 보니 검찰 수사가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언론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오보가 될 수 있다는 뉘앙스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 친박계 내부는 공포감에 휩싸여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지금은 현 전 의원 한 명이 걸려 있는데 친박계 인사 여러 명이 연루된다면 도덕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 것”이라며 “현 전 의원이 돈을 받았으면 박 후보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구식 전 의원 비서의 선관위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보다 더 큰일이 닥쳤다”며 “그때는 비서 한 명이 연루된 것 갖고도 대표가 물러나고, 박 후보가 ‘당이 위중한 위기’라고 말했다”고 상기했다. 

한 캠프 인사는 “지금은 누군가 ‘나쁜 놈들 다 잡아넣자’고 해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없다”면서 “지뢰를 100% 제거하고 가는 게 피해가 적은데, 지금은 서로 미루며 모두 핵폭탄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도부와 박 후보 캠프에서 위기대응에 실패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당 관계자는 “지금 사태에 위기대응하는 컨트롤타워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사태 초기에 과감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서 문제를 해결할 방향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속앓이가 깊어지면서 연루된 인사 배제론도 등장했다. 박 후보 캠프 정치발전위원인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박 후보가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의혹 대상으로 오르내리는 사람들과 선거를 (함께)하는 것이 가능한지, 대선캠프 개편 과정에서 인적구성을 달리하는 것 등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 지도부 사퇴 요구도 나온다. 한 친박계 의원은 “황우여 대표가 정치적으로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고, 박 후보 캠프 인사는 “지도부 전체가 사퇴하고 비상체제로 가야 한다. 문제는 그 비상체제를 맡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최고위는 9일 ‘현기환·현영희 공천 관련 금품수수 의혹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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