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2-08-08일자 사설 '[사설]‘평화의댐’에 또 막대한 혈세 투입하는 의도 뭔가'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임기 후반 갑자기 추진한 평화의댐 보강공사가 다시 논란을 빚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10월 평화의댐을 2003년부터 진행해온 댐 치수능력증대사업 대상에 뒤늦게 포함시키고 1650억원의 사업비를 배정했다. 평화의댐은 북한 임남댐이 200년 내 최대 강수량(하루 378㎜)에 붕괴될 수 있다는 가정하에 건설·보강한 대응댐이다. 그런데 1만년 빈도의 홍수를 의미하는 극한강우(하루 587㎜)에도 견디도록 기존 댐의 하류사면을 콘크리트로 보강하겠다는 것이다. 1만년 빈도의 홍수와 임남댐 붕괴가 동시에 일어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댐 경사면 포장에 1650억원을 투입하는 것 또한 과도한 예산 배정이라는 게 당시 논란의 요체였다. 국토부가 이런 의문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오는 11월 공사 시작을 목표로 입찰 사전심사와 현장설명회를 연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한 것이다.
평화의댐은 이미 크게 두 차례에 걸쳐 3800억원에 이르는 국민 성금과 세금을 들여 건설 및 보강공사를 한 바 있다. 지금 돈 가치로 따지면 조 단위의 혈세가 투입된 셈이다. 댐 건설의 명분으로 삼았던 북한의 수공 위협과 2단계 보강공사의 빌미가 됐던 임남댐 붕괴 우려 등은 뒷날 그 근거나 정당성이 미약한 것으로 밝혀져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정치적 목적에 의한 5공 정권의 유물’이자 ‘불신과 낭비의 기념비적 상징물’이라는 평화의댐이 이번에는 기후변화를 이유로 세 번째 공사를 벌이며 또다시 논란에 휩싸인 것이 묘하고 얄궂다.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환경단체는 이번 공사가 1억년에 한 번 발생하는 희귀한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오히려 댐 좌안에 있는 터널로 강한 수압이 작용해 그쪽이 먼저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한다. 설사 국토부의 말이 맞다고 하더라도 1650억원에 이르는 비용은 과도하며 그 5분의 1로 가능한 대안이 있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이런 의문을 투명하게 해소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국토부에 두 차례에 걸쳐 공개토론회 개최를 공식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국토부 홈페이지에 가면 ‘투명하고 깨끗한 국토해양부’라는 구호가 있다. 평화의댐을 또다시 불신과 낭비의 상징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토부는 이런 의문에 투명하게 답해야 한다. 공개토론회마저 외면하고 임기말에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한다면 사업의 정당성 확보는 고사하고 의혹만 더욱 증폭될 뿐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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