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21일 화요일

통진당, 황당한 ‘아메리카노 논쟁’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20일자 기사 '통진당, 황당한 ‘아메리카노 논쟁’'을 퍼왔습니다.

ㆍ신·구 당권파 감정싸움, 친미논란으로 번져ㆍ유시민 “싱거운 물커피일 뿐, 계속 마시겠다”

분당이냐 재창당이냐의 기로에 선 통합진보당 내에서 때아닌 ‘커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구주류 당권파 백승우 전 사무부총장이 유시민(사진)·심상정 전 공동대표가 대표단 회의 전에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는 것을 ‘친미·반민중적’ 행동이라고 비판하는 글을 올리자 유 전 공동대표가 20일 공개적으로 반박 글을 올렸다. 양 진영 간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발단은 지난 17일 김미희 의원의 남편인 백 전 부총장이 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유시민 전 대표, 부도덕한 패악질 도를 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다. 그는 “유 전 공동대표는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도덕도 없는 분으로 최종 판단된다”며 “(그의) 파괴적 행동과 발언은 더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그의 거짓말과 비화에 대해 이야기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백 전 부총장은 “유·심 전 공동대표는 회의 중에도 아메리카노 커피를 커피숍에서 포장해 사와서 먹는다”며 “문제는 비서실장이 회의 중 밖의 커피숍에 나가 포장해서 사온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메리카노 커피를 먹어야 회의를 할 수 있는 이분들을 보면서 노동자·민중과 무슨 인연이 있는지 의아할 뿐”이라고 성토했다. 백 전 부총장 글은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 부결 이후 유 전 공동대표 등을 중심으로 한 쇄신파의 분당론에 반대하는 구주류 입장에서 나온 것이다.

파장은 일파만파였다. 유 전 공동대표 취향을 두고 ‘친미’ 논란이 제기됐고, 다른 한편에서는 백 전 부총장 문제제기가 ‘황당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때 ‘유시민 아메리카노’와 ‘백승우’라는 단어가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1~2위를 다툴 정도였다.

유 전 공동대표는 20일 ‘유시민입니다. 커피에 대하여’라는 해명 글을 올렸다. 그는 “회의가 길어질 경우 수행비서에게 국회 구내식당의 2000원짜리 커피를 사오라고 부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수행비서가 회의실에 들어오기가 좀 그래서(면구스러워서) 문자로 비서실장에게 커피 왔다고 보고를 하면, 비서실장이 나가서 받아왔다”고 썼다.

유 전 대표는 “혹시라도 본의와는 다르게 타인에게 권위주의적인 모습으로 비친 적이 없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살겠다”며 “아메리카노 커피는 포기하지 않겠다. 이름이 그래서 그렇지, 미국하고 별 관계가 없는 싱거운 물커피”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무 가치있는 것도 낳을 수 없는 ‘비창조적 흥분상태’ 또는 ‘불모의 흥분상태’에 빠지는 것을 스스로 경계하겠다”고 백 전 부총장을 꼬집었다.

이런 커피논쟁은 최근 당 분란을 놓고 벌이는 구주류와 신주류 쇄신파 간 감정싸움이 날것으로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