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8-02일자 기사 '경찰 "공장 쑥대밭" 112신고 묵살... '컨택터스 폭력 묵인' 확인돼'를 퍼왔습니다.
세콤 직원 신고에도 사실 확인 않은 채 '폭력 없다' 판단, 의혹 '증폭'

ⓒ뉴시스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업 용역폭력 진상조사 촉구 및 처벌, 직장폐쇄 관련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에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용역들의 폭력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경찰이 컨택터스 용역들의 SJM 노조원을 무차별 폭행한 당일 "용역원들이 회사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는 112 신고에도 공장안으로 들어가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경찰이 사실상 컨택터스의 폭력 행위를 묵인한 것이어서 누가, 왜 이런 결정과 지시를 했는지 배경에 의혹이 집중되고 있다. 당시 사실 확인만 제대로 했더라도 30여명이 용역들에게 폭행당해 부상을 당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다.
'폭력 난장판' 공장 보고 놀란 세콤 직원 "용역원들이 회사 쑥대밭으로" ..112 신고
(민중의소리)가 입수한 지난 27일 'SJM공장 폭행 사태' 당시 경찰 무전기록에는 긴박했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무전기록에 따르면 당일 새벽 5시 4분 SJM 안산 2공장의 경비를 담당한 세콤 직원은 "용역원들이 들어와서 회사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고 경기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에 신고했다. 이 경비 직원은 SJM 1공장 건너편의 2공장에서 '세콤 비상벨'이 울리자,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2공장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한 SJM 노조원은 "용역이 우리를 폭행한 곳은 1공장인데 비상벨이 올렸던 곳은 2공장"이라며 "용역들이 사측 관리자와 2공장에 설치된 소화기를 꺼내는 과정에서 연구소 창문을 깨자 비상벨이 울렸고 세콤 직원이 현장에 출동해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컨택터스 용역들이 SJM 사측과 함께 소화기를 진압에 사용하기 위해 미리 준비했다는 이 증언이 사실이라면, 이들이 치밀한 계획 아래 폭력행위를 준비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라는 점에서 또다른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다급한 신고를 접수받은 경기청 112신고센터는 곧바로 '코드2'를 발령해 안산단원경찰서 상황실로 현장출동을 지시했으며 안산단원경찰서 공단파출소 소속 경관 2명은 상황실 지령에 따라 오전 5시10분께 SJM 공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오전 5시20분께 "회사용역 100여명, 노조30명 대치상황으로 피해는 확인이 안된다. 대치중이다"는 보고만 짤막하게 했을 뿐 폭력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공장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10분 뒤에는 경찰기동대 3개중대, 50분께는 안산단원경찰서장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들도 공장 안 상황을 확인하지 않았다. 이는 "용역들이 공장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는 112신고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한가한' 태도여서 비난이 일고 있다.
경찰들이 공장 밖에서 가만히 서있던 시간, 공장 안에선 폭력사태

ⓒSJM지회 제공 용역이 던진 소화기에 뒷통수를 맞아 부상당한 SJM지회 조합원
경찰들이 공장 밖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사이 공장 안에서는 오전 5시부터 2시간 가까이 용역들의 폭력사태가 계속됐다. 당시 용역들은 노동자들을 토끼몰이식으로 한 곳에 몰아 넣은 다음 소화기, 진압봉, 철제 부품 등을 이용해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용역직원들이 휘두른 소화기에 뒤통수를 맞고 9바늘을 꿰맨 한모(45)씨 등 34명의 노동자가 치아 함몰, 머리 골절 등으로 부상을 입었다.
노조원 정모(35)씨는 "공장 밖에 경찰서장이 있어 '살려달라. 막아달라'고 애원했으나 우리를 피해 다니기만 했다"며 "우리가 개처럼 맞고 있어도 못본척 했다. 우리 노동자들은 국민도 아니냐"며 울분을 감추지 않았다.
경찰의 무전기록과 노조원의 증언을 종합할 때, 경찰은 112신고를 사실상 묵살하고 폭력행위를 묵인 내지 방조했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려워보인다. 이 때문에 경찰이 다른 폭력상황이나 112신고와 달리 컨택터스 용역들의 폭력 난동을 그대로 보고만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다른 사건과 달리 왜 폭력 현장 확인조차 안했나? '의혹' 증폭돼
경찰 관계자는 "경찰들이 현장에 갔을 때는 폭력행위가 이미 끝나 있었다"며 "폭력행위가 없었기 때문에 따로 공장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는 기존 해명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112신고와 경찰 무전기록, 노조원들이 촬영한 영상과 증언 등을 종합하면 경찰이 현장이 도착한 이후에도 최소 1시간이 넘도록 폭력행위가 계속됐는데도 경찰은 이를 보고만 있었다. 특히 생명의 위협을 느낀 노조원들이 공장 창문을 깨고 밖으로 뛰어내리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경찰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 노조원들은 증언하고 있다.
또 경찰은 '112 신고자들과 일일이 확인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당시 사측 3건, 노동자측 4건 등 모두 7건의 신고가 접수됐다"며 "노동자측에 전화를 해도 다 통화중이어서 확인을 못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 역시 폭력 신고의 경우 신고자와 다시 통화가 되지 않더라도 반드시 현장에서 폭력 행위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는 경찰의 일반적 사건 처리와도 전혀 맞지 않는다. 만약 경찰 해명대로라면 수원의 '오원춘 사건'도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찰이 컨택터스의 폭력행위를 사전에 알고 묵인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또 폭력 행위를 보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결정하고 지시한 경찰 책임자가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정혜규 기자 jhk@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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