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2일 금요일

"모든 것이 미국에 지배돼 있다는 시각에서 자유로워져야"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6-22일자 기사 '"모든 것이 미국에 지배돼 있다는 시각에서 자유로워져야"'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천호선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후보

천호선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후보는 출마를 선언하며 "당을 과감하게 혁신하고 현대적 진보정당으로 재창당하겠다"고 밝혔다. 5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선거에는 6명이 출마한 상태기 때문에 국민참여당 출신인 천 후보는 당선이 유력하다. 1위가 유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천 후보는 20일 (민중의소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대적 진보정당'을 위해 "진보의 가치를 계승하되 근대의 시각에서 벗어나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승빈 기자 천호선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후보

천 후보는 한미문제와 관련 "미국이 패권적인 측면이 있고 한국이 예속적인 측면이 있는 것은 맞지만, 한국사회의 모든 것이 미국에 지배돼 있다고 보는 시각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통일문제와 관련해서는 "당 내에 통일지상주의가 있다"며 "무슨 통일이든지 좋다고 하면서 북을 통일의 대상으로만 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일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일관되게 평화적인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문제 등에 대한 당의 입장 변화를 예상케하는 대목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애국가 문제에 대해서는 "진보적 가치에 동의하는 국민이 통합진보당에 가입하는 것이 제도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며 "핵심적인 문제는 아니지만 그런 제도나 문화 중에서 상징적인 이슈가 됐다"고 설명했다.

천호선 후보는 진상조사보고서가 부실하고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는 "진상조사보고서가 부족한 부분이 있고 틀린 부분도 있다"면서도 "조준호 위원장이 특정정파를 몰아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주장은 잘못된 설정"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패권주의를 막겠다는 공약과 관련 "다수가 아닌 집단이 다수를 장악하고 있는 문제가 더 심각한 문제"라며 "특정 정파가 실제 받고 있는 지지보다 더 큰 권력을 행사하는 구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이번 '통합진보당 사태'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를 빼놓고 이번 선거를 얘기하기 힘들다. 사태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일단 선의의 측면에서 보자면, 진보정당 내에서는 더 많은 당원들이 투표할 수 있도록 하고 당원들의 의사를 반영하겠다는 선의에서 출발한 관행이 있었다. 이동투표소라든지 대리투표라든지 하는 것이 그런 것이다. 그러나 이는 현재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관행과 제도다. 독재시절 운동권 문화, 달리 달하자면 '우리가 지향하는 것이 선이기 때문에 일정 정도 절차의 하자는 유보하거나 무시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

정파의 문제도 있는데, 정책과 노선을 가진 정파는 당연히 바람직하다. 하지만 운동권의 연고를 통해 형성된 정파가 권력 강화를 주된 목표로 하게 되면서 패권적인 모습을 보인 측면이 있다. -진상조사위원회의 언론을 통한 일방적인 발표가 문제를 키웠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그런 인식과 관련해 사실관계의 조정이 필요하다. 진상조사보고서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틀린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집고 넘어가야 되는 점이 있다. 조준호 위원장 등이 불순한 동기를 가지고 근거도 없는 부정부실의 사례를 나열해서 대표단에 보고도 안하고 발표했다는 인식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조준호 위원장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겠다는 문제의식을 분명히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특정정파를 몰아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주장은 잘못된 설정이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수사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조사할 시간도 여력도 없었다. 올라온 자료들을 보고 추정하는 거다. 그 중에는 분명한 부실 사례, 분명한 부정으로 의심되는 사례, 부정인지 아닌지 검토해 봐야하는 사례가 섞여 있었다. 제가 알기로는 구두로 그 내용이 수차례 대표단에 보고됐다. 그리고 이정희 대표가 앞장서서 있는 그대로 공개하라고 했다. 제가 청와대에 있을 때도 그랬지만, 한두 개가 미진하다고 해서 그걸 빼버리면 은폐의혹이 된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발표하라는 이정희 대표를 포함한 대표단의 판단은 틀리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보고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는 부분은 진상조사위의 책임은 아니라고 본다. 

거꾸로, 있는 그대로 발표하라는 대표단의 뜻이 확실하지 않은 것을 발표하라는 것으로 해석돼서는 안됐다. 진상조사위는 시비를 줄이려면 부정으로 의심되는 사례나 확인해봐야 하는 사례는 빼야 했다. 

따라서 대표단과 진상조사위가 공동의 책임이 있다. 진상조사보고서에 일부 불확실하거나 부정확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는 것은 진상조사위와 대표단 공동의 책임이지 진상조사위가 대표단을 무시하고 발표했기 때문은 아니다. 진상조사위가 대표단을 무시하고 불복종한 것처럼 또는 고의적으로 보고하지 않은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그리고, 부실과 부정의 개념도 잘 정리해야 된다. 부실과 부정의 구별이 그렇게 딱 나눠지지는 않는다. 부실하게 관리됐고 부정의 의혹이 제기되면 총체적 부정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는 총체적 부실과 상당한 부정이라고 표현한다.

ⓒ이승빈 기자 천호선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후보

-대표단과 진상조사위는 진상조사보고서 발표 이후의 파장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을까. 큰 파장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라면 매 맞을 준비라도 하고 발표했어야 하지 않았을까.워낙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그럴 때는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리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공동대표단 사이에 신뢰에 기반을 둔 협의가 있었어야 되는데, 그렇지 못했다. 대표들이 이 문제의 파장을 예상하고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에 대해서 머리를 맞댈 분위기도 아니었고 만들어내지도 못했다. 어떻게 수습해나갈 것인지 대표단이 현명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비례대표 사퇴문제에 대해 "함께 책임지는 것만이 바른 길"이라고 주장했는데, 이는 사실상 특정 정파에게 요구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평이 있다. 또한 토론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다. 토론과 설득이 부족했다는 지적은 맞지만 그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을 만큼 그동안 서로가 신뢰를 쌓기 위해 최선을 다했느냐라는 문제가 있다. 12월 통합 이후 선거때까지 몇 개월 동안 서로간의 신뢰가 무너지는 과정이 있었다.

또한 이 문제는 사안의 성격상 신속해야 한다. 예를 들면, 디도스 공격사건이 일어났을 때 최구식 의원이 관계됐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새누리당은 최 의원을 밀어냈다. 정치는 이런 것이다. 우리끼리 앉아서 검증이 될 때까지 삼개월 사개월 기다리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다른 정당은 모르겠지만 진보정당이라면 진실을 밝히는 데 힘을 쏟고 한 명의 당원이라도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이건 재판이 아니라 정치다. 통합진보당의 부실부정 사태가 발생해 대중들에게 알려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미 희생됐다. 보고서에 직접 관련된 사람의 명예도 중요하지만 훨씬 많은 사람들의 명예가 이미 실추된 상황이 있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했던 것이다.-비례대표 사퇴 문제와 관련해, 이석기 의원은 당원총투표를 제안했었다. 당원들이 뽑았으니 당원들에게 물어봐야 된다는 것이었고, 사퇴하려고 해도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다.당원들에 의해서 뽑힌 비례후보가 사퇴를 하려면 당원들의 의사를 들어야 한다는 것까지는 맞다. 그런데 이건 당원들에 의해서 결정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도자의 책임 문제다.

당원총투표를 한다면 4가지 경우가 발생한다. 압도적인 차이로 제명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 근소한 차이로 제명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경우가 있다.

압도적인 차이로 제명에 반대하는 결과가 나오면 국민들이 뭐라고 하건 그냥 그대로 안고가야 되나. 반대로 압도적인 차이로 제명에 찬성하는 경우가 나오면, 당원 전체에 의해서 규정받고 사퇴하는 것이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게 명예스러운 것인가.

근소한 차이로 당원들이 제명에 반대하는 결과가 나오면 국민들에게 5% 차이를 말하면서 우리는 계속 가기로 했다고 해야 되나. 또한 5% 차이로 제명에 찬성하는 결과가 나오면 당사자들이 흔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나. 

4가지 경우 모두 당과 당사자들에게 최악이다. 국민들에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아니고 당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아닌 게 된다. 당원총투표는 정치적이지 않은 방식이다. 국민을 무시하는 방식이고 진정한 명예 회복 방식도 아니다. 당원 총투표는 일부 일리가 있지만, 당의 신뢰를 회복할 수가 없다. 당원들의 위임을 받은 정치인답게 당원들의 의사를 참고는 하되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정치다. -천 후보는 중앙위의 결정을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애초 중앙위라는 대의 기구는 통합주체들이 과도기적 상황에서 합의정신에 기초해 만든 것이다. 이 중앙위에서 다수결이라는 의사결정을 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예를 들어 부동산 계약을 했을 때 집주인과 월세 사는 사람이 실제보다 비싸게 계약했다고 하자. 그러면 월세 사는 사람은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계약은 성립한 것이다. 

그런 상황을 문제 삼아 대의기구를 인정하지 않게 되면 모든 약속은 성립하지 않는 게 된다. 그렇게 되면 과도기에서 어떻게 운영을 할 수 있겠나. 55:30:15라는 지분구조가 합리적인가에 대한 논란은 당연히 있지만, 과도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나온 일종의 약속이고 불가피한 것이었다. 그런 주장에 근거해 대의기구의 결정이 근거가 취약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승빈 기자 천호선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후보
-첫 번째 공약이 패권주의에 맞서 민주주의를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패권주의라는 것이 무엇인가.다수가 소수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패권주의의 한 형태다. 그런데 다수가 아닌 집단이 다수를 장악하고 있는 문제도 패권주의라고 할 수 있다. 이게 더 심각한 문제다.

사실 정파에 대한 소속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소수다. 그런데 정파가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구성돼 있으며 의사결정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 정파의 영향력 아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대의기구에서는 단 한 표가 많아도 다수를 차지하게 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특정 정파가 실제 받고 있는 지지보다 더 큰 권력을 행사하는 구조가 있었다고 본다.

공개적이고 정책과 노선 중심의 정파가 지지를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권파는 일정한 노선적 경향성은 있지만 운동적 연고에 의해서 움직이고 의사결정이 투명하지 않다고 본다. 자신의 중장기적 전망 그리고 당장의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내놓지 않는 정파가 연고와 인맥에 기반해 당의 다수를 장악해 일방적으로 이끌어나가게 되면, 이는 패권주의다.-지금은 혁신비대위 측이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이건 패권주의가 아닌가.다수가 일정한 기간내에 처리해야 될 의제를 충분한 토론의 기회를 주고 나서 다수결로 결정할 때, 이것을 패권주의라고 할 수 있나. 

그간의 과정에서 중앙위와 전국운영위에서 충분히 토론과 의사개진을 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전국운영위를 막은 것은 일부 대학생과 당원들이었다. 중앙위에서도 참여계 중앙위원 교체문제 등에 대해 설명을 할 만큼 했다. 당권파가 하려는 얘기를 막은 적이 없다. 수차례 해명을 하고 몇 시간을 기다렸다. 소수의 의견이 무엇인지 운영위원이나 중앙위원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서 표결을 하려 했는데, 이 표결을 폭력으로 막았다.-혁신비대위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이번 선거에 출마한 것을 두고 '심판이 선수로 나섰다'는 비판여론이 있다.혁신파가 당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지도자를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새로운 지도부는 기존의 진보정당을 해오던 분이나 노동운동을 해오던 분들 중에서 혁신의지와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혁신비대위가 아닌 곳에서는 그런 사람을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유시민 전 대표나 제가 나갈 수도 없다. 심상정 의원이나 강기갑 비대위원장이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있다. 

그런데, 강기갑 위원장이 차기 대표를 할 생각을 가지고 비대위원장을 했겠나. 혁신파가 기존 민노당 출신 당원들 지지도 얻고 혁신을 추진할 수도 있고 승산도 있는 인물을 많이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은 맞을지 모른다. 그러나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출마를 선언하면서 "현대적 진보정당으로 재창당하겠다"고 했다. 현대적 진보정당이란 무엇인가.진보의 가치와 노선, 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개혁할 것인가라는 개혁의 방법론 등과 관련해, 근대적 시각과 한계에 머물러 있는 대목들이 있다. 이 부분을 털어내고 21세기 대한민국의 현실과 독특한 과제에 맞게 진보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새롭게 정립하겠다는 의미다.-"진보의 가치를 계승하되 근대의 시각에서 벗어나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구체적으로 보자면 자주의 문제부터 보자. 한미관계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군사적인 측면에서 예속적인 것은 맞다. 하지만 제국주의 시대에 있었던 제국과 식민지의 관계와는 다르다. 그런데 한국사회의 모든 것은 미국에 지배돼 있다고 얘기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 시각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미국이 패권적인 측면이 있고 우리가 예속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식민시대의 제국과의 관계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통일의 문제를 보면, 당 내에 통일지상주의가 있다. 북과의 문제는 UN에 가입해있는 국가 대 국가의 측면이 있고, 민족구성원으로서 통일의 대상으로서의 측면이 있다. 두 면을 동시에 봐야 한다. 그런데 무슨 통일이든지 좋다고 하면서 북을 통일의 대상으로만 보는 관점이 있다. 이런 것은 바꿔야 한다.

남북간의 관계에서 긴장적인 요소와 대립적인 요소, 군사적인 측면을 소홀히 보는 것도 바꿔야 한다. 통일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일관되게 평화적인 방법을 취해야 한다. 그래야 통일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민족구성원을 통일의 대상으로만 보면서 북한 사람들의 생존과 인권문제 등을 소홀히 하거나 뒤로 미뤘던 관점도 극복해야 한다.

ⓒ이승빈 기자 천호선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후보

-"정당이나 정부가 앞장서서 대화의 상대인 북한을 공격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무모하고 무책임한 일"이라고 했다. 반면 "정당은 국민의 질문에 답할 의무가 있다. 북핵과 인권, 그리고 세습에 대해 반대와 비판의 입장을 분명히 하겠다"고도 했다. 국민에게 답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언론을 통해서 입장을 밝히는 형태가 된다. 결과적으로 별 차이가 없는 것 아닌가.정당이나 정치인이 입장을 표명하는 것과 공식적 입장을 내는 것이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형식의 차이가 있다. 지속적이고 공격적으로 반북활동을 전개하는 것과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그 표현의 정도도 새누리당과 민주당, 우리 당이 틀릴 것이다. -"국가를 받아들이고 존중을 표하는 의례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애국가 문제가 왜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돼버린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애국가 문제는 핵심적인 문제는 아니지만 상징적인 문제다. 진보적 가치에 동의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통합진보당에 가입하는 것이 제도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 제도나 문화 중에서 상징적 이슈가 되어버린 것이 국민의례 문제다. 

참여당 출신 당원들이 불편해할 정도면 다른 국민들도 굉장히 불편해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의례를 안할 수도 있다. 정파를 막론하고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고, 정당행사에서 시도때도 없이 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거꾸로 민중의례를 굉장히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다. 아무것도 안했다면 쟁점이 없었을텐데 민중의례로 대체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되냐는 문제의식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적어도 젊은 사람들은 이론가들의 분석과 달리 국가를 부르는 것을 국가주의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국가에 대한 충성이라기보다는 민족공동체 또는 조국에 대한 애정과 사랑을 표명하는 상징으로 이미 자리를 잡았다. 그렇다면 아주 공식적인 자리에서 국민의례를 그대로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애정과 존중을 표시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정성일 기자 soultrane@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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