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6-08일자 기사 '"국민일보 노조원들, 동료 희생으로 파업 접을 수 없었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무기한 단식농성 중인 국민일보 노조 손병호 위원장 직무대행
ⓒ민중의소리 단식 중인 국민일보 노조 손병호 위원장 직무대행
7일 오전 9시. 국민일보가 파업 중인 노조원들을 상대로 업무복귀 명령을 내리며 정한 시각이다. 그러나 오전 9시에서 2시간을 지난 시각, 대부분의 조합원은 국민일보 사옥 복도의 집회 장소에 모였다. 이미 168일을 힘겹게 투쟁해왔기에 업무에 복귀한다 해서 다른 조합원들이 비난할 일이 아니었지만, 오직 2명만이 손병호 노조위원장 직무대행에게 “미안하다” 는 전화를 걸어왔다. 100여명의 노조원이 그대로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국민일보 노조는 지난달 22일 회사 측과 진통 끝에 잠정합의안을 만들었다. 잠정합의안 내용은 ▲편집국 조판팀 3명에 대한 민사 소송 취하 ▲임금 4.5% 인상 ▲노사 동수로 구성된 지면평가위원회 구성 등이다. 또한 노조에 따르면, 협상 과정에서 회사 측은 조민제 회장(전 사장)의 집 앞에서 유인물을 돌렸다는 이유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15명에 대해 조 회장이 고소를 취하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노조는 조합원 총회가 열린 지난달 30일까지 회사 측이 고소 취하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결국 총회에서 잠정합의안을 상정하지 않은 채 유예시켰다. 이후 노조는 징계와 고소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했지만 회사 측은 이를 거부하고 업무복귀 명령을 내렸다. 결국 이에 반발한 손병호 노조 위원장 직무대행, 이성규 사무국장, 한장희 공동쟁의대책위원장, 태원준 공동쟁의대책위원장, 정승훈 부위원장 등 노조 교섭단 5명은 지난 5일 오후 6시를 기점으로 무기한 철야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와 만난 손 대행은 현업에 복귀한 노조원에 대해 “5개월 넘게 싸워온 분들 중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외벌이 가장 몇 분이 업무에 복귀했다”며 “복귀하신 분들에게 보다 빨리 좋은 협상안으로 그분들이 미안해 하지 않게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징계와 고소를 취하하지 않는 회사 측에 반발해 재협상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그는 “단식이라는 것이 어쩌면 마지막 수단일 수도 있다”며 “그만큼 장기파업에 따른 조합원들의 고통이 크기 때문에 절박한 심정으로 단식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손 대행은 “조합원들이 지금까지도 충분히 잘 싸워왔다. 앞으로도 각자의 고통이 공정보도를 위한 것임을 새기고, 사회를 개선하는데 일익을 담당했다는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최종 결과에 상관없이 성과를 잘 살려서 공정보도 투쟁과 국민일보가 거듭나는 일에 매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오늘로 단식 3일째다. 힘들지 않은가?
오늘 9시 부로 회사가 업무복귀 명령 내렸는데 불이익이 생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 밖으로 2명을 제외하고는 파업대오가 유지됐다. 단식하는 몇 사람이 힘든 것 보다 유례없는 장기 파업에 대한 조합원들의 고통이 크다. 이에 비하면 단식에 의한 고통은 별것 아닌 것 같다.
단식에 돌입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어쩌면 단식이 마지막 수단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장기파업에 따른 조합원들의 고통이 크기 때문에 절박한 심정으로 단식을 선택했다.
168일째 파업중이다. 투쟁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지난해 12월 23일 파업 시작해서 현재까지 복귀자가 한자리 수다. 저희 요구가 절박하고 옳은 길을 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본다. 저희는 편집권 독립과 종교면 균형보도, 해고노동자 복직과 단협 준수 요구 등을 주장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그런 목소리들이 옳기 때문에 버티고 있는 듯하다.
오늘은 특히 업무복귀 명령을 내린 날인데, 부업이나 아르바이트 하는 조합원들이 상당히 많음에도 일을 제쳐놓고 와서 단식에 동참하겠다는 조합원들도 많다. 조합원 덕분에 크게 힘을 받고 있고, 서로 상승작용이 되고 있다.
ⓒ민중의소리 단식 농성 중인 국민일보 노조 교섭단
조합원들이 사측과의 잠정합의안을 거부한 이유는?
고소고발은 23명이 돼있는데 회사는 3명만 철회하고 나머지는 취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또 파업 복귀 이후에도 징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조는 이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고소고발 취하와 징계 하지 않는 것이 노조의 가장 우선적이고 큰 요구이다. 공정보도 부분은 이미 마련됐다. 노사 동수가 참가하는 지면평가 위원회를 만들어 편집국장과 종교국장의 평가를 하게 됐다.
회사 측이 고소와 징계를 철회를 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회사는 조민제 회장이 개인적으로 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노조는 그런 논리가 괴변이라고 보고 있다. 당시 소를 제기할 때는 조민제 회장은 사장이었고 당시 조합원들이 회사일로 찾아가서 집회를 한 것인데 사측에서 책임지고 고소를 취하하고 징계도 하지 말아야 한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잠정합의안을 받자는 목소리도 있었을 것 같다.
그런 목소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잠정합의안을 찬반투표에 붙이는 것에 반대했다. 이유는 동료를 희생시키면서 파업을 접는 것을 마음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결국 합의안 받자는 분들도 동의했고 하나로 뜻이 모아졌다.
항후 투쟁 계획은?
재협상을 요구가 관철되도록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한국 교계와 언론계 정치권에서도 국민일보 파업사태를 하루빨리 중단할 수 있도록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하고 있다. 회사는 전향적인 입장으로 돌아서는 것이 마땅한 일인 것 같다. 저희는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 대오를 유지할 것이다.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금까지 충분히 잘 싸워왔다. 지금까지 싸워온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승리한 것이다. 스스로를 위한 싸움이 아니었고 언론이라는 공익 매체의 공정보도를 위한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각자의 고통이 조금이라도 사회를 좋게 하고 개선하는데 일익을 했다는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최종 결과에 상관없이 이번 싸움의 성과들을 잘 살려서 나중에 공정보도 투쟁과 국민일보가 거듭나는 일에 매진했으면 좋겠다.
김대현 기자 kdh@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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