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13일 수요일

4대강 준설토에…수렁으로 변한 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13일자 기사 '4대강 준설토에…수렁으로 변한 논'을 퍼왔습니다.

뻘 섞인 흙으로 농경지 매립 
광주·전남 3개 지구서 ‘말썽
’ 모 생존율 낮아 농민들 울상

“트랙터도 빠져불고, 이양기도 못 들어가. 포클레인으로 짓이겨달라고 했는데, 그것도 안 되고….”
광주시 서구 용두동에서 1.98㏊(6000평)의 논농사를 짓는 이장환(60)씨는 12일 “4대강 사업으로 나온 준설토로 농경지를 매립하는 공사가 끝난 뒤 논 곳곳이 수렁처럼 변해 그 자리에 대나무를 꽂아뒀다”고 말했다. 이씨는 일주일께 전부터 논에서 작업을 하다가 자갈 섞인 논이 수렁처럼 빠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한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 이후 논이 수렁으로 변해 농민들이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농어촌공사 전남지역본부는 이날 “광주·전남 8개 지구에 775억원을 투입해 556㏊의 규모에서 농지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역별 리모델링 공사 규모는 나주 옥정(71.4㏊), 고동(207.2㏊), 관정(47㏊), 이창(36.2㏊) 등 4개 지구와 광주시 용두(100㏊)와 함평 월호(17.2㏊), 담양(48.2㏊), 화순 이양(28.5㏊) 등이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전체 공정은 95% 수준으로 이달 말께 마무리된다.
하지만 애초 지난해 말까지 완료하기로 했던 농지 리모델링 사업이 늦어지면서 3개 지구에서 졸속 시공 논란까지 일고 있다. 농민들은 무엇보다 수렁처럼 변한 논에 농기계를 작동하지 못해 모내기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동탁(40)씨는 “60여명의 경작자들은 논이 잘 안 다져지고 돌이 나오는 바람에 농기계가 들어갈 수 없을 정도였다”며 “리모델링 공사 후 수렁으로 변해 허벅지까지 빠진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애초 논의 흙을 남겨 30㎝ 정도 복토해 주기로 했던 것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뻘(개흙)과 돌만 가득 찬 논에 80% 정도 모내기를 끝냈지만 모의 생존율이 50% 정도에 불과하다며 걱정하고 있다. 이들은 “농어촌공사가 4대강 공사와 국책 사업의 일환으로 옥정지구를 선정해 공사를 진행했다”며 “논에 돌을 제거하는 사업을 제대로 실시하고 수확량 손해분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어촌공사 전남지역본부 기반관리팀 관계자는 “옥정지구의 경우 4대강 1공구에서 준설토가 예상보다 적어 성토 공사가 늦어져 농경지를 안정화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원래 옥정지구 논이 간척지고, 성토용 흙도 펄이 섞인 흙이어서 발생한 문제”라고 시인했다. 하지만 농민들이 요구한 수확량 감소 배상 요구에 대해서는 “올가을 추수가 끝난 뒤 논의할 문제”라고 답변했고, 논에 깔린 돌을 두고서는 “직원들을 동원해서라도 돌을 골라내겠다”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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