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9일 금요일

美, 중국 내세워 북한 비핵화 압박 vs 北, 미국의 ‘핵우산’부터 철수해야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4-18일자 기사 '美, 중국 내세워 북한 비핵화 압박 vs 北, 미국의 ‘핵우산’부터 철수해야'를 퍼왔습니다.

北美, 대화의 형식과 의제 놓고 ‘말 대 말’ 공방...5월 중순에야 대화 시작될 듯


북한과 미국이 3월 내내 지속된 군사력 시위를 접고 ‘말’로 정치공방을 벌이고 있다. 북.미 모두 ‘대화’를 하자는 쪽으로 총론은 모아지는 모양새이지만 ‘어떤 형식과 의제’로 대화를 할 것이냐에 있어선 차이가 있다. 

◆北美, 무력시위 대신 ‘말 대 말’ 공방=이번 달 들어 일련의 ‘무력시위’를 뒤로 물리고 한동안 서로의 반응을 지켜보던 북한과 미국은 최근 며칠 부쩍 ‘말 대 말’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주요 정부기관의 담화나 성명을 통해, 미국은 고위 관리들의 발언을 통해서다.

가장 큰 특징은 북한과 미국이 모두 이전까지와 다르게 큰 틀에서 ‘대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점이다. 즉 현재 양측의 ‘말’의 목표는 상대를 압박해 그 동안의 ‘무력시위’를 정당화하는 쪽보다는 앞으로 어떤 대화를 할 것이냐에 가있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이 대화에 나서기 전 비핵화와 관련, “이미 했던 약속들을 존중한다는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존 케리 미 국무장관, 15일 일본 발언)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대화를 하려면 미국이 먼저 “모든 도발행위들을 즉시 중지하고 전면 사죄해야” 한다며 유엔 안보리 제재조치 철회, 핵전쟁 연습 중단 선언, 핵전쟁 수단 철수 및 재투입 시도 단념 등을 요구했다.(18일 국방위원회 정책국 성명)

이를 두고 양측이 대화에 나서기 전 상대에게 ‘전제조건’을 요구하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오히려 이는 ‘어떤 대화냐’에서 명분을 쌓기 위한 정치 공세로 보는 게 더 자연스럽다. 대화에 앞서 상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전제조건’을 거는 것은 대화할 의지가 없을 때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美, 중국 내세워 북한 비핵화 압박=그렇다면 북한과 미국은 ‘어떤 대화’를 하려고 할까?

우선 미국이 4월 들어 내놓은 ‘위기 타개책’은 북한의 비핵화를 의제로 한 6자회담이다. 2005년 9.19공동성명 합의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케리 장관은 12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 후 내놓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9.19공동성명에 따른 ‘공약’을 이행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9.19공동성명은 북한의 비핵화 이행과 북한이 바라는 대북적대시 정책 철회 및 평화체제 보장을 동시에 논의하자는 틀이다. 

그러나 케리 장관은 동시에 “북한이 비핵화의 방향으로 나간다면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 그렇지만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 ‘비핵화 의지 표명’이 대화의 출발임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는 ‘중국 역할론’이 깔려있다. 케리 미 국무장관은 17일에도 “북한은 중국의 지원이 없으면 붕괴할 것”이라며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나아가 “15∼20년에 걸친 북미협상에서 미국은 (북한을)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것 외에 북한에 직접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며 이례적으로 미국의 한계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중국이 의장국이 되는 6자회담을 재개해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 말기에 약간의 진전을 보다가 오바마 행정부 1기 들어 이른바 ‘전략적 인내’ 정책을 거치며 장기간 멈춰서 있었던 9.19합의로 돌아가자는 요구에 북한이 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북한의 핵전력이 당시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北 ‘한반도 비핵화’ 요구할 듯=실제 북한은 1월 외무성 성명 이래로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는 없다’, ‘6자 회담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북한은 18일 발표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성명에서 자신들은 “단 한 번도 미국의 위성발사를 미사일 발사라고 문제시하고 그것을 명분으로 유엔제재결의 같은 것을 이끌어내려고 시도한 적이 없으며”, “우리(북한)의 최정예무력을 미국의 앞바다에 전개해놓고 미국을 위협하거나 공갈한 적은 더더욱 없다”면서 자신에게 ‘비핵화 의지’를 요구하는 것은 ‘도적이 먼저 매를 드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요구를 비난하면서도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예나 지금이나 우리 군대와 인민의 드팀없는 의지”라고 밝혔다. 북한은 나아가 “미국이 끌어들인 핵전쟁수단들이 철수하는 것으로부터 조선반도의 비핵화가 시작될 수 있고 그것으로 세계의 비핵화가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북한은 ‘북한만의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하며 미국의 한국에 펼쳐놓은 ‘핵우산’과 북한의 ‘핵 억제력’을 나란히 놓고 논의하자는 주장을 내놓고 있는 셈이다. 이는 그 동안 북한이 주장했던 ‘핵 군축론’과 궤를 같이 한다. 

자연스레 협상의 형식에서도 북한은 북미 양자 대화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는 북미관계의 틀 내에서’=북한은 18일 국방위 정책국 성명과 더불어 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대남 메시지도 던졌다. 

북한은 담화에서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에 대해 우리 정부가 대화 제의를 한 것을 두고, “남조선당국은 개성공업지구 문제만을 떼어놓고 ‘오그랑수(속임수)’를 쓰려고 하지만 공업지구 사태로 말하면 현 북남관계 정세의 집중적 반영”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유의할 것은 최근의 위기에 대한 북한의 인식이다. 북한은 담화에서 “이번에 우리는 미국과 사실상 한차례의 핵전쟁을 치른 것이나 같다”고 밝혔다. 지금과 같은 북미 대결 구도에서는 “대화가 열릴 수 없고, 설사 열리더라도 지속될 수도 없고, 해결될 것도 없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북한이 북미관계의 틀 내에서 남북관계에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남북관계 개선은 북미관계의 진전 정도에 따라갈 공산이 크다. 개성공단만을 다루는 남북대화부터 차근차근 쌓아올리자는 박근혜 정부의 구상이 당장 성과를 내기는 힘든 이유다. 

◆대화국면 전환 시기는 언제?=북한과 미국이 대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의제와 형식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대화국면을 모색할 시기가 언제가 될 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북은 조평통 대변인 담화에서 “도대체 미국과 함께 최신핵전쟁장비들을 총동원하여 독수리합동군사연습을 계속 강행하면서 대화니 뭐니 하고 말할 체면이나 있는가 하는 것인가”라고 밝히는 등 최근 일관되게 한미합동군사연습을 문제삼고 있다. 

따라서 독수리 훈련이 끝나는 4월 말을 지나야 본격적인 대화국면 모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5월초 방미해 7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진행, 대북 공조 방안을 조율하는 시점까지 북이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커 보여 5월 중순께나 가야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예측된다.
정지영 기자 jjy@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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