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15일자 기사 '방송공정성특위, ‘방송’ 전문성은 갖췄나?'를 퍼왔습니다.
새누리당, 미방위원 1명만 참여…시간 때우기로 임할까?
새누리당, 미방위원 1명만 참여…시간 때우기로 임할까?
새누리당 의원들의 전원불참으로 방송공정성특위가 첫날부터 파행을 빚은 가운데, 당초부터 새누리당이 해당 특별위원회에 의지가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국회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이하 방송공정성특위)는 15일 오전 1차 회의를 통해 위원장 및 여야 간사를 선임할 예정이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연기됐다. 벌써부터 유명무실 논란이 일어나는 이유이다. 하지만 시민단체에서는 ‘새누리당이 당초 방송 공정성을 담보하려는 의지가 있었느냐’는 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정부조직법 합의과정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방송공정성특위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많다. 그리고 특위가 6개월(9월 30일까지) 한시적 위원회라는 점에서 시간 때우기로 임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새누리당이 방송공정성특위에 방송 관련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사들을 선임한 것부터가 논란이 되고 있다.

▲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방송공정성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해 자리가 텅 비어있다. 이날 회의는 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개회하지 못하고 산회했다ⓒ뉴스1
새누리당 방송공정성특별위원, 전문성은 있나?
새누리당은 방송공정성특위원으로 조해진 의원(간사)과 권성동, 김희정, 함진규, 이철우, 홍지만, 김도읍, 이장우, 강기윤 의원을 위촉한 상태이다. 민주통합당은 전병헌 의원(위원장)과 유승희(간사), 신경민, 최민희, 장병완, 김재윤, 노웅래, 최재천 의원이, 통합진보당은 이석기 의원이 참여한다.
일단 야당은 방송 관련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무난한 평가를 받고 있다. 민주통합당 김재윤 의원만 제외하고는 방송 공정성 문제를 의제로 다루고 있는 상임위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위원회(이하 미방위) 소속으로 구성됐다. 김 의원 역시 18대 국회에서 후반기 문방위 간사를 역임한 바 있어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이다. 또한 여야는 방송공정성특위가 완료된 뒤 논의 사안을 미방위에서 입법처리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미방위 소속이라면 타 상임위 의원보다 책임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 중 미방위 소속 의원은 조해진 의원뿐이다. 그나마 김희정, 이철우, 홍지만 의원은 18대~19대 국회에서 문방위(미방위 전신)에서 활동하기도 했지만 권성동, 함진규, 김도읍, 이장우, 강기윤 의원이 포함된 것은 의외라는 지적이다. 또, 남경필 의원이 빠진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남 의원은 공영방송의 이사를 12명 여야동수로 구성하고 사장 임명제청 시 이사회 재적이사 2/3 찬성을 얻도록 하는 법안을 직접 제출한 바 있다. 이에 시민사회에서는 남 의원의 방송공정성특별위 참여를 내심 기대하기도 했던 부분이다.
남경필 의원실 관계자는 “특별위원회에는 보통 중진의원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그런 부분에서 지도부에서도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 관계자는 “미방위 소속이라고 해서 전문성을 갖췄다고도 보기 힘들다”며 “특별위원회에 참여하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 중 남 의원이 발의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해 공감하는 분들도 많다. 내부에서 잘 논의해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누리당을 바라보는 우려는 여전하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추혜선 사무총장은 “방송공정성특위는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 등 방송환경 속에서 공정성 침해 요인을 진단하고 관련 내용을 제도적으로 입법해야하는 곳”이라며 “방송에 대한 철학과 전문성을 요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추혜선 사무총장은 “새누리당은 방송에 대한 전문성이 수반되지 않았다고 보인다”며 “김희정 의원 역시 19대 잠깐 문방위에서 활동했다고 하지만 방송보다는 통신 쪽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추 사무총장은 “그런 부분을 볼 때, 방송공정성특위가 현재 삐뚤어져 있는 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를 제대로 마련할 수 있을 것인지 새누리당의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방송공정성특위 1차 회의 연기된 부분에 대해서도 그는 “방송공정성특위는 국민들에 대한 국회의 공식적인 약속”이라며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여야 모두 파행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이희완 사무처장은 “새누리당이 왜 이런 구성을 했는지 단언할 수는 없지만 방송공정성특위 구성만 본다면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이나 제작·편성 자율성 보장 하려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희완 사무처장은 “첫 모임부터 파행됐는데,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그동안 방송의 공정성에 대해 고민하지 않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입을 맞추려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지 의구심이 든다”며 “방송공정성특위는 6개월 한시적 기구다. MB 정권에 의해 망가진 부분이나 낙하산 사장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할 텐데 잘 굴러갈 수 있을 것인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방송공정성특위, 우려는 되지만 손 놓을 수는 없어”
언론노조 및 시민사회는 벌써부터 방송공정성특위가 지난 2009년 미디어국민발전위원회처럼 아무런 성과 없이 기한만 끌다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김지성 정책국장은 “사실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미디어국민발전위원회처럼 각자의 입장만 이야기하다 흐지부지 성과물을 못 낼 가능성이 지금으로서는 커 보인다”고 우려했다. 김 정책국장은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기다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방송공정성특위가 해직언론인 문제를 비롯해 MBC 파행, YTN 배석규 사장 문제 등에 대해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국회 공식창구라는 점에서 대응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지성 정책국장은 “언론노조에서는 방송공정성특위에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제작·편성 자율성 보장 등에 포커스를 맞추고, 언론해직자 문제와 배석규 YTN 사장 문제까지 중점적으로 논의해줄 것을 요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송공정성특위 위원들에 대한 개별면담도 추진하고 장외에서 집회나 기자회견 등 할 수 있는 일들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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