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4-23일자 기사 '출구 안 보이는 개성공단, 답답한 박근혜 정부'를 퍼왔습니다.
朴, “벽돌 쌓듯 차근차근”...北, ‘개성공단 원포인트 안돼’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박근혜 정부가 답답한 상황에 처했다. 이명박 정부와 다른 방식으로 남북관계를 풀겠다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주창했지만 그 첫 발을 떼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남북대화를 통한 개성공단 정상화를 목표로 하되 일단 입주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북미관계에 발목잡힌 남북관계?=지난 9일부터 시작된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가 2주일을 넘었다. 북은 지난 17일과 22일 개성공단 기업인들과 범중소기업계 대표단의 방북을 거부했다.
개성공단에는 23일 현재 180명의 최소 인력만 남아 ‘정상화’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일단 기업들의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지원방안을 마련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기획재정부, 통일부, 국세청 등 관계 부처들이 잘 검토해 피해 기업에 대한 적절한 지원방안을 조속히 시행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뉴시스(=문화체육관광부 제공)
그러나 지난 11일 개성공단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 제의에 북한은 “대결적 정체를 가리우기 위한 교활한 술책”(14일 조평통 대변인)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남북이 개성공단을 바라보는 관점 차이가 드러난 대목이다.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원포인트 회담’을 추구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북미관계, 남북관계의 하위개념으로 개성공단 사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18일 조평통 대변인 담화에서 “개성공업지구 문제만을 떼어놓고 ‘오그랑수’를 쓰려고 하지만 공업지구 사태로 말하면 현 남북관계 정세의 집중적 반영”이라고 주장했다.
북은 위의 담화에서 “이번에 우리는 미국과 사실상 한차례의 핵전쟁을 치른 것이나 같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현재의 국면에서 “대화가 열릴 수 없고, 설사 열리더라도 지속될 수도 없고, 해결될 것도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후인 5월 중.하순이 돼야 북.미가 서서히 출구를 찾기 위해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장 개성공단 문제의 직접적 당사자인 박근혜 정부가 가장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졌다.
◆남북관계 해법은 요원한가?=그렇다면 박근혜 정부의 인식과 북한의 입장 사이에 접점은 전혀 없는 걸까?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은 이명박 정부의 경우 논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이명박 정부가 남북 간 합의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북핵문제를 남북관계와 철저히 연계했다는 것이다.
당시와 다른 점은 박근혜 정부의 경우 북의 비핵화를 남북관계 진전의 전제조건으로 달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또 북한도 현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겨냥해 비난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벽돌을 쌓듯 하나씩 차근차근’ 남북 간 신뢰를 구축하겠다는 정부의 구상과 달리 북한은 남북관계의 ‘집중적 반영’이라는 말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패키지로 다루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상향식(Bottom-up)접근이라면 북한은 하향식(Top-down)방식인 셈이다. 따라서 정부가 ‘개성공단 원포인트 회담’이 성사되기 어렵다는 현실을 냉정하게 보고, 큰 틀에서 남북관계를 접근하는 것도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엔 선 비핵화를 추구하는 미국과의 사전 조율이 필수적이다.
북한의 경우에도 다른 접근을 시도할 여지는 있다. 북한은 그 동안 미국과 한국을 강하게 비난해 왔지만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거나 신뢰프로세스 자체는 비난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판단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는 의미로 보인다. 또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라는 최악의 선택을 먼저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달 말 독수리연습이 끝나면 다른 분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결의 연장선에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개성공단 관련 조치를 취했다”면서 “하지만 상황이 조금 완화되고 있고 이달 말 독수리연습이 끝나면,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다시 개성공단 문을 열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정지영 기자 jjy@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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