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04일자 기사 '법무·국정원·검찰·헌재 공안라인… ‘공안파도’ 몰려온다'를 퍼왔습니다.
첫 인사 사정라인에 ‘공안통’ 배치 공안정국 형성 우려, 법-제도 과거 유신시대 회귀 움직임
첫 인사 사정라인에 ‘공안통’ 배치 공안정국 형성 우려, 법-제도 과거 유신시대 회귀 움직임
박근혜 정부내 권력요직들이 '공안'적 시각을 공공연히 밝힌 검찰 및 군 출신들로 채워지고, 공안 관련 기구부활 등 관련 제도가 도입되거나 논의되고 있어, 박근혜 정권 초기부터 공안 분위기 조성이 우려된다.
황교안 법무부장관-남재준 국가정보원장-채동욱 검찰총장(청문보고서 채택)-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이어지는 공안라인의 주요 인사들이 공안검사 출신이거나, 우익적 성향을 공공연히 드러내는 행적을 보였다.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대표적인 '공안통' 출신이다. 공안 핵심요직인 대검 공안3과장·1과장, 서울지검 공안2부장, 서울중앙지검 2차장 등을 거쳤다. 지난 1998년과 2009년에 저술한 국가보안법 해설과 집회시위법 해설서는 공안통 검사의 면모를 드러냈다.
황 장관은 지난 2011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요즘 종북세력이 많아진 건 1991년 국가보안법을 개정할 때 법에 주관적 요건이 추가되면서 예견됐던 현상"이라고 말해 엄격한 국가보안법의 적용을 예고한 바 있다.
육군참모총장 출신인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군 장병들을 상대로한 강의에서 박정희 정권의 독재를 미화하고 좌파를 청산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혀 국정원도 공안몰이에 앞장 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 왼쪽부터 황교안 법무부장관,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채동욱 검찰총장(청문보고서 채택),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남 정보원장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해 "80년대에 결성된 전교조를 비롯한 사회 일각의 편향된 시각을 가진 이들에 의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학생들을 좌편향적으로 의식화함으로써 6.25는 북침이며, 미국이 주적이라고 답하는 학생들이 60~70%에 이르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고 밝혔다.
서울지검 특수2부장을 거치는 등 '특수통'으로 통하는 채동욱 검찰총장 내정자는 국가보안법 적용에 있어 공안 분위기 조성에 일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채 내정자는 2일 인사청문회에서 "현행 국가보안법이 남용 우려가 있다고 보느냐"는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질문에 "최근 상황을 파악하기로는 남용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더해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박한철 헌법재판소 소장 내정자 역시 '공안통'으로 분류된다. 대검찰청 공안부장 시절 공안 3과를 부활시킨 전력이 있다. 박한철 내정자는 특히 헌법재판관 시절에 서울광장을 전경버스로 둘러싸 시민들의 통행을 원천적으로 막은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위헌 판결 당시 합헌 의견을 내린 전력도 부각되고 있다. 박 내정자는 인터넷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조항을 한정위헌으로 결정한 판결에서도 반대 의견을 냈다.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기 보다는 법치 확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첫 인사에서 공안통 출신을 사정라인에 전면 배치한 것은 법질서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정부 초기 국정운영 방향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정라인의 수장들이 친북 좌파 세력으로 규정했던 시민사회단체들은 상당히 우려하는 분위기다.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사항에서 국내종북 좌파로 규정된 전교조는 "공공의 안녕을 의미하는 공안을 정치공작의 개념으로 탈바꿈시키고 탈법적인 정치개입과 진보세력 탄압의 수단으로만 활용하는 국정원의 공안수사권을 당장 박탈하고 검·경에 이관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박근혜 대통령 ©연합뉴스
박근혜 초기 강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추진되고 있는 법과 제도에서도 강경한 분위기가 읽힌다. 대표적으로 지난 1998년 김대중 정부 시절 폐지됐던 국방정신교육원을 국방부가 나서 부활시키려고 하는 것은 유신시대 회귀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방정신교육원은 1977년 유신 시절 국군정신전력학교로 출발했지만 시대에 떨어진다는 이유로 김대중 정부 시절 폐지된 바 있다. 시대에 역행한다는 비판과 함께 안보를 명분으로 사상교육을 강화해 진보 세력에 대한 비판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신설된 서울중앙지검 내 공공형사부도 공안분위기 조성에 어떤 역할을 할 지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서영교 민주통합당 의원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공안통치, 방공통치로 분위기를 몰아 자기 중심으로 국정을 주도하고 비판세력을 간첩단과 국가 사범으로 몰아 처리하는 사실을 지켜보고 살아왔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은 공안에 대한 향수가 있을 것"이라면서 "공안 형성을 체계적으로 할 것이고 지시를 내릴 것이다. 정치검찰과 정치 편향적인 사정 라인이 되는 것을 철저히 감시하고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에 사이버테러 대응을 위한 콘트롤타워를 맡기는 국가사이버위기관리법도 유신시대 회귀 조짐의 현상으로 파악된다.
서영교 민주통합당 의원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공안통치, 방공통치로 분위기를 몰아 자기 중심으로 국정을 주도하고 비판세력을 간첩단과 국가 사범으로 몰아 처리하는 사실을 지켜보고 살아왔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은 공안에 대한 향수가 있을 것"이라면서 "공안 형성을 체계적으로 할 것이고 지시를 내릴 것이다. 정치검찰과 정치 편향적인 사정 라인이 되는 것을 철저히 감시하고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에 사이버테러 대응을 위한 콘트롤타워를 맡기는 국가사이버위기관리법도 유신시대 회귀 조짐의 현상으로 파악된다.
최근 방송과 금융기관에 대한 사이버테러에 대한 대응의 명분으로 새누리당 소속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이 주도해 추진 중이 국가사이버위기관리법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국가사이버위기관리법은 현재 국방부, 경찰청, 국정원, 안전행정부에 분산돼 있는 사이버 안보 기능을 총괄 지휘하는 것을 국정원이 맡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서상기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공청회 자리에서 "며칠 전 사이버테러를 당한 금융기관을 비롯, 원자력발전소나 전력관계, 교통·통신·언론 등은 말이 민간이지 영향력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 국민 불편 등을 보면 국가기관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며 "이런 부분을 국정원에서 통합 관리하고 방어하는 데 앞장선다고 해서 조금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정치 사찰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에 사이버테러를 관장하는 역할까지 맡길 경우 '빅브라더' 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 야당이 국정원의 수사권 제한과 국내 정치 개입을 막을 수 있는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것과는 극명한 차이여서 여야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현재 국정원의 국내 정치 의혹이 수사 중이라는 점에서 여당이 안보를 명분으로 국정원 사건을 물타기하려는 전술로 관련 법 제정을 활용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홍원 총리도 검사 출신에다가 황교안 법무부장관도 공안부 출신이고 헌재 소장 후보자도 공안검사 출신이다"면서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고 이런 분위기를 몰아서 사회의 다양한 요구와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서 법질서 확립을 내세우면서 공안 정국을 형성할 우려가 충분히 있다"고 분석했다.
서 교수는 "MB정부가 미네르바 사건으로 사이버상 다양한 여론을 통제했다면 국정원에 사이버테러 콘트롤을 맡기는 것은 사이버 여론을 통제하겠다는 의도가 이면에 깔려 있다"면서 "국정원은 국내 정치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추진해서도 안되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60~70년대 사람들의 향수 사고방식에 맞는 정책 마인드를 가지고 변화된 한국 사회에 적용하려는 정책을 생산하는 것은 전혀 시대에 맞지 않다"면서 "박근혜 정부는 구시대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 공안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우려에 대한 귀를 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 교수는 "60~70년대 사람들의 향수 사고방식에 맞는 정책 마인드를 가지고 변화된 한국 사회에 적용하려는 정책을 생산하는 것은 전혀 시대에 맞지 않다"면서 "박근혜 정부는 구시대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 공안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우려에 대한 귀를 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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