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3-03-31일자 기사 '유승민, 청 수석들에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를 퍼왔습니다.
원조 친박근혜(친박)계인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사진)이 박근혜 정부 첫 고위 당·정·청 워크숍에서 청와대 수석들을 향해 ‘돌직구’를 날렸다.
유 의원은 비공개회의에 들어가자 작심한 듯 청와대를 비판했다. 성균관대 교수 출신인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은 창조경제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구체적인 사례는 들지 않고 장황한 설명과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일화들을 늘어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라며 제동을 건 뒤 “그런 에피소드가 어떻게 국정철학입니까, 빨리 끝내주세요”라고 몰아세웠다.

유 수석은 이날 발제에서 ‘대통령이 꼼꼼히, 안전하게 등의 단어를 많이 쓰시는 걸로 봐서 국민 하나하나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철학이 있다’ ‘어떤 행사에는 가고, 어디는 안 가는 걸로 봐서 무슨 국정철학이 있다’는 식으로 국정철학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단어와 행사 방문 등 의미를 유추해석하는 식으로 해설한 것이다.
10년 이상 지근거리에서 박 대통령과 함께 의정활동을 했던 의원들로서는 분통이 터질 수 있는 대목이었다. 유 의원은 이후 종합토론에서 “대통령이 쓰신 단어들을 모아 국정철학이라고 하고, 몇 가지 에피소드를 국정철학이라고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여당 의원들에게도 이렇게 전도하듯이 하는데 어떻게 국민과 소통이 잘될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유 의원은 이어 “지금 대통령 지지도가 41%로 추락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오늘 당·정·청 회의는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 전략을 찾아내는 회의가 되어야 한다”며 “청와대 비서실이 할 일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대통령 지지도를 높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 참석자는 “유 의원이 높지 않은 목소리로 조목조목 지적하자 모두 숙연하게 듣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3선의 유 의원은 2005년 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 정책메시지단장으로 활동한 이른바 ‘원조 친박’이다. 2011년 전당대회에서 친박계 단일후보로 당 최고위원에 입성하는 등 친박계 리더로 부상했다.
유 의원은 박 대통령이 2012년 초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때부터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아 박 대통령과 다소 멀어졌다. 친박 인사 중 유일하게 박 대통령의 소통 부재와 ‘인의 장막’을 공개 비판했다.
유 의원은 이날 “이 정부가 성공하려면 (공약을) ‘한 자도 못 고친다’는 고집을 버려야 한다”며 “창조경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복지재원 등 이슈에서 교조적으로 고집할 게 아니라 여건에 맞게 수정할 게 있으면 수정해서 국가전략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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