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16일 토요일

삼성식 노사관리, 가족 회사에 전수?


이글은 시사IN 2013-02-03일자 기사 '삼성식 노사관리, 가족 회사에 전수?'를 퍼왔습니다.

유출된 이마트 내부 문건을 보면, 회사는 직원들 가운데 MJ 사원을 분류했다. 문제 사원의 약칭이다. 노조 설립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MJ’ 사원 파일을 따로 관리했다. 그런데 이 MJ라는 용어는 삼성그룹 노무팀에서 사용하던 용어다. 

유출된 문건에서는 또 다른 삼성의 그림자가 엿보인다. 삼성의 인사전략·승급제도·전직제도·삼성노조 관련 언론보도 스크랩 등 삼성관련 자료 파일이 담겨 있다. 이 가운데 ㅂ컨설팅 로고가 박힌 ‘노사문제 대응력 점검기준’이라는 문건에는 ‘MJ 선정기준 타당성, 동향 파악, 관찰자 DB’ 등 21가지에 달하는 점검 사항이 빼곡하게 기록되어 있다. 노조 설립 시 대응 점검 사항이다. 이 ㅂ컨설팅 회사 대표가 바로 삼성 출신이었다. 삼성 계열사 노무팀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다. ㅂ컨설팅 이 아무개 대표는 “이마트와 자문 계약을 맺은 적이 없다. (회사 로고가 박힌) 문건에 대해서는 내가 확인해줄 사항이 없다”라고 말했다. ㅂ컨설팅에 대해 잘 아는 한 노무사는 “그 회사는 업계에서 삼성식 인사관리를 조언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신세계나 이마트가 계약을 맺었다면 코드가 통했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가운데)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오른쪽).

이번에 드러난 내부 문건을 살펴보면 몇몇 대목에서 신세계 이마트는 삼성을 뛰어넘는 청출어람급이다. 예를 들어 복수노조 시행 뒤인 2011년 10월 메일을 보면, 호남·제주권 이마트에 근무하는 1252명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전부 파악했다. 민주노총·한국노총 홈페이지에 접속해 가입 여부를 일일이 확인해 ‘확인결과 특이사항 없음’이라고 보고했다. 이런 확인 작업은 전국적으로 진행되었다. 

회원 가입 확인은 자체 직원뿐 아니라 협력 사원으로도 확대되었다. 그 결과 협력사 소속 한 명이 민주노총 사이트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자 이에 대한 대책으로 ‘협력사 자체적으로 순환배치 명목으로 부서조정을 한 뒤 물량이 많고 힘든 점포로 배치하거나 근무하기 어려운 상황(평가점수, 오배송 발생 등)을 지속적으로 발생시키는 방법으로 퇴사를 유도할 예정’이라고 보고했다. 

사원뿐 아니라 여자 친구나 친척도 특이사항이 발견되면 보고되었다. 한 신입 직원의 경우 여자 친구가 민주노총에서 일한다는 사실이 입수되자 ‘긴급’으로 본사 기업문화팀에 전하며 밀착 감시에 들어가겠다고 메일로 보고했다. 이 같은 밀착 감시 상황을 당사자들은 전혀 알지 못했다. 

김은지 기자  |  smi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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