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8일 금요일

해군, 폐기했던 ‘대양해군’ 재추진 논란


이글은 경향신문 2013-02-07일자 기사 '해군, 폐기했던 ‘대양해군’ 재추진 논란'을 퍼왔습니다.

ㆍ해군 참모총장 “기동함대 건설 등 연안 작전 탈피ㆍ”재정 부담·적절성 공감대 형성 안돼 “무리” 지적도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이 해군 전력의 대폭 확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앞으로는 해군이 지상작전을 지원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지리적 한계도 넘어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사실상 폐기됐던 ‘대양해군’을 재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돼 논란이 예상된다. 

최 총장은 7일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과 한국해양전략연구소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개최한 ‘미래 해양안보 위협과 한국해군 발전 방향’ 세미나에서 해군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최 총장은 기조연설에서 “해군은 한·미 연합방위체제상 미국 해군에 의존해 지상 작전을 지원하는 역할에 머무는 대북 해상작전 개념에서 탈피하겠다”며 “해양우세권을 조기에 확보, 전략적 목표에 전력을 투사함으로써 전구작전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우리 해군은 북한의 해상도발에 대비해 한반도 연안에 묶일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러나 이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국가번영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지리적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국 간 해양자원 개발과 이용을 둘러싼 주요 경계획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 일본 등의) 패권경쟁은 민족주의적 성향과 함께 무력충돌의 가능성마저 우려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군총장이 주변국의 무력충돌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해군의 전력증강을 요구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해군은 천안함 사건 이후 ‘연안방어 능력 확충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일자 대외적으로 ‘대양해군’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일 간 영토분쟁이 고조되고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하자 재정 부담이나 대양해군 전략의 적절성 등에 대한 국민적 합의도 없는 상태에서 대양해군론을 다시 꺼내들었다. 

최 총장은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날 여러 대목에서 ‘대양해군’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해상교통로를 보호하는 기동함대 건설이다. 최 총장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한국군 주도의 해상작전 수행 능력을 확충하기 위한 기동함대 건설은 더는 늦출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해군은 20여년 전부터 3개 기동전단으로 구성된 기동함대 건설을 추진했으나 국방부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기동함대 대신 1개 기동전단을 창설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한 상태다. 대양해군 전략의 가장 큰 문제는 필요성에 대한 완전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의 재정 능력이나 미래 전략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해군력 증강을 주장하는 일부 학자와 해군이 주창한 전략이다. 

해군 전력을 증강해 육·해·공 전력의 균형을 맞추자는 데는 이의가 있을 수 없지만, 이것을 곧 대양해군으로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최 총장의 이번 발언이 심각한 해군의 인력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해군은 2007년 이후 정원이 4만1000명 수준으로 묶이면서 2030년 기준으로 최소 3000여명이 부족한 상태다. 

해군 관계자는 “배가 새로 들어와도 사람이 부족해 운용을 할 수가 없는 상태가 올 수 있다”며 “현재는 지상근무 인원을 최소한만 남기고 모두 배로 보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최 총장은 이날 연설에서 “(해군의) 전력 건설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인력문제를 감안하여 가급적 무인체계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양해군’이란 수식어 뒤에 가려져 있는 한국 해군의 인력난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홍진수 기자 soo43@kyunghyang.c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