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13일 수요일

안철수 대신 박원순? 박 시장 주목 받는 이유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2-12일자 기사 '안철수 대신 박원순? 박 시장 주목 받는 이유'를 퍼왔습니다.
[뉴스분석] 사라진 야권주자 사이 부각되는 존재감… 보수의 ‘조직적 견제’는 아직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야권 정치인은 단연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서울시장이라는 지위의 특수성, 차기 지방선거 서울시장 재출마의사 표현, ‘반값 식당’ 등 잇따른 파격적인 정책 등이 눈길을 끈 주요인이지만 대선 패배 이후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박 시장은 지난 5일 CNN과 인터뷰한데 이어 조선일보, 프레시안, 연합뉴스 등과 연쇄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의 내용은 대체로 서울시정과 관련됐지만 대선 이후 박 시장의 언론 노출의 빈도가 잦아지고 인터뷰형식으로 노출의 순도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보수인사들의 공세가 박 시장을 향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달 19일 KBS 아나운서 출신 정미홍씨는 트위터에 “서울시장, 성남시장, 노원구청장 외 종북 성향의 자치단체장들 모두 기억해서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퇴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가 논란을 빚었으며,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도 박 시장을 향해 막말에 가까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은 바 있다.
박 시장이 최근 언론의 주목과 보수진영의 견제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위상이 확립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박 시장이 지난 2011년 “대권에 관심 없다”고 밝힌 바 있지만 그의 입장과는 무관하게 이미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고 있고, 대선 패배 이후 야권 주자들이 일제히 잠수중이라는 점도 박 시장의 주목도를 높인다.


특히 박 시장의 서울시장 재출마를 대권 플랜의 시동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서울시장이 대선주자로 부각되는 경우가 많았던데다 이 지역에서 야권 후보로 재선에 성공한 시장이 없었다는 점도 박 시장의 득표력을 보증해준다. 또한 차기 지자체장 임기의 끝머리에 대선이 치러진다는 점도 박 시장의 행보를 주목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강윤 시사평론가는 “민주당이 대선 후 실망을 안겨줬고 그 수습과정에서도 많은 한계를 노출하고 있는 가운데 야권을 묶어낼 만한 ‘대표선수’가 없는 형편”이라며 “범야권에서 현실적 힘과 잠재력을 감안하면 박원순과 안철수인데, 서울시장으로서의 정치적 상징과 지난 2011년 재보궐선거에서 획득한 정치적 의미는 박 시장에 대한 주목도를 높인다”고 말했다.
김태일 영남대 정치학과 교수도 “야권 지도자가 문재인, 박원순, 안철수라고 봤을 때 현재 박원순 시장에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예견된 일”이라며 “야권의 희망이 사람을 통해 모색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박 시장이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과 버마 인권운동의 상징 아웅산 수지 여사, 아웅산 수지 여사는 지난달 29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에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눈길을 끌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는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 가운데 서울시장이라는 강력한 ‘현직’을 유지하고 있는 박원순 시장에 언론의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으며, 일부 보수인사들의 박 시장에 대한 공세는 차기 유력주자에 대한 견제의 성격도 띄고 있다는 것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박원순 시장은 야권 전체를 놓고 봤을 때 하나의 변수”라며 “우리나라의 야당이 정당정치의 뿌리가 약해 인물을 놓고 버티는 모양새인데 보수진영도 인물을 놓고 흔들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소장은 “박원순은 보수진영의 입장에서 차기 지방선거의 가장 핵심적인 인물일 뿐 아니라 나름 서울시장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점도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홍 소장의 지적처럼 박 시장의 서울시정에 평가가 좋다는 점도 일부 보수진영의 견제를 뒷받침한다. 이강윤 평론가는 “당선 자체가 재보궐에서 사력을 다했던 한나라당을 아프게 만든 바 있고 이후 서울시정도 매우 잘 해왔다는 것이 박 시장의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야권의 재편과정에서 박 시장의 역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안철수 전 후보가 귀국이 현재 야권재편의 주요 변수지만, 박 시장의 운신도 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대선이 지난 지 얼마 안됐다는 점, 지방선거가 1년 넘게 남았다는 점 등을 미루어 보면 보수진영의 조직적인 견제 움직임으로까지는 아직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홍형식 소장은 “박 시장이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라며 “대선주자 반열에 올라설 뿐 아니라 차기 임기가 대선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야권에 상당한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소장은 “아직 보수진영의 견제는 조직적인 것이 아닌 개인적 수준일 것”이라며 “벌써부터 조직적 대응은 오히려 박 시장의 영향력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일 교수도 “2014년 선거가 코앞이지만 아직은 견제수준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신중하고 안정감을 보인 박 시장에게 종북 논란도 큰 데미지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향후 안철수 원장이 귀국한 이후 행보가 관심”이라며 “1차적으로는 독자행보를 할 텐데 상황에 따라 경쟁자가 될 수도 있고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강윤 평론가는 “박원순 시장은 내년 선거까지 자기 페이스를 끌고 갈 수 있다”며 “언론에서 박 시장을 다루면서 적대적인 기사가 안 나오는 것도, 적대적인 기사가 나오는 것도 현재 야권의 가장 큰 인물이 박원순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남은 숙제는 안철수 전 후보가 정치를 재개할 때 안 전 후보와의 관계설정이 될 것”이라며 “안철수 전 후보를 주요 변수로 한 야권의 재편과정에서 박 시장이 어떤 스탠스를 보일지가 향후 서울시장 박원순, 정치인 박원순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창학 서울시 대변인은 박시장의 잦은 언론 등장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 가해지는 것에 언급을 꺼려했다. . 다만 이 대변인은 “최근 여러 가지 사업들이 발표됐고, 늘 연초에 신년 인터뷰가 많이 있었다”며 “그런 것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일부 보수인사들의 박 시장 공격에 대해서는 “그분들의 일방적인 얘기”라며 “일체 대응을 안했고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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