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3-02-04일자 기사 '이동흡 ‘잠행’·안창호는 ‘양다리’… 버티는 두 사람, 헌재의 ‘애물’로'를퍼왔습니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62)의 ‘잠행’이 길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헌재소장 후보로는 ‘처음’ 비리 의혹 때문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이후 11일이 지난 4일까지 묵묵부답이다. 사퇴할 뜻이 없다는 것이다.
안창호 헌법재판관(56)은 헌법재판관으로는 ‘처음’ 검찰총장 지명을 기다리고 있다. 그가 법무부에 인사검증동의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진 뒤 헌법의 ‘3권분립’ 정신에 어긋난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그러나 헌법재판관이 된 지 4개월여밖에 안된 그는 여전히 검찰총장의 꿈을 접지 않고 있다. 버티기만 하면 그는 ‘잘되면 검찰총장, 안돼도 헌법재판관 유지’다.
두 사람의 버티기 속에 헌재는 무너지고 있다. 이강국 전 소장 퇴임 뒤 소장 공백만 보름이 지났고, 국민들의 신뢰도 떨어지고 있다.
이 후보자는 국회 청문회에서 “(헌재는) 내외에서 제기되는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중략) 명실상부한 최고의 사법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이 헌재의 가장 큰 위기를 불러왔다.
안 재판관은 청문회에서 “제가 헌법재판관으로 봉직하게 된다면 우리 헌법가치의 이념을 실현하고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며 헌법을 수호하는 데 모든 것을 바쳐 전력하겠다”고 말했다. 모든 것을 바친다던 그의 한쪽 발은 검찰에 걸쳐져 있다.
법조계에서는 두 사람이 어느 기관보다 독립적이어야 할 헌재에서 일하기에는 ‘자격 미달’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두 사람 모두 헌재의 역할과 존재 이유를 중요하게 여기기보다는 자신들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한 도구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헌재 연구관 출신의 한 판사는 “안 재판관은 검찰총장이 되기 위해서라면 언제든 재판관직을 버릴 수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보여줬다”며 “그런 사람이 어떻게 공정한 평결을 할 수 있다고 믿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총장에 지원한 것도 이해가 안 가지만 재판관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 후보자가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헌법재판관 출신으로서 헌재소장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며 “그러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무산 이후에도 계속 버티고 있는 그의 행태는 자신의 명예회복 외에 헌재에 미칠 악영향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헌재소장과 검찰총장 자리를 신구 권력이 손발을 맞춰 임명하게 된 묘한 상황에서 헌재가 ‘정치 외풍’에 지나치게 휘둘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와 인수위가 팔짱을 끼고 결정을 미루고 있어 헌재소장 공백 상황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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