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3일 토요일

[기자메모]여당 원내대표의 ‘협상 딴죽’


이글은 경향신문 2013-02-22일자 기사 '[기자메모]여당 원내대표의 ‘협상 딴죽’'을 퍼왔습니다.

“여당 원내대표인지 야당 원내대표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에 대한 한 의원의 촌평이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정부 출범이 늦어지고 있는 데 대한 이 원내대표의 책임을 거론한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22일에도 “야당 주장은 사고가 나니 새 차 말고 옛날 차를 타고 다니자는 격”이라며 또 야당을 자극했다. 협상을 전쟁에 비유하면 이 원내대표는 ‘협상자’가 아니라 ‘문선대(문화선전대)’다. 일방적으로 자기주장만 하고 있다. 

물론 야당도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 지연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하지만 여야 간 책임의 무게는 분명 다르다. 정부 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 야당으로서야 반대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여당과 원내대표의 정치력이 필요한 것이고, 그래서 원내대표의 자리가 존중되는 것이다. 어떤 난관이 닥쳐도 야당과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게 여당의 책임이고, 원내대표의 숙명이다.

당이 원칙을 고수해도 원내대표가 절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정상이다. 원내총무에서 원내대표로 명칭이 바뀌고, 당직이 아닌 국회직인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여당은 거꾸로 돼 있다. 원내대표가 협상을 타결짓지 못하자 당 지도부가 나섰다. 이 원내대표는 처음부터 줄기차게 야당에 비타협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스스로는 원칙주의자라고 여기는지 모르겠지만 여당 원내대표에 어울리지 않는 독선이다.

야당의 반대를 “전당대회 내부 권력투쟁용”이라고 한 것은 무자격을 드러낸 언사다. 자신의 무능에 대한 변명으로도 들린다. 그러지 않아도 이 원내대표는 상임위 배분과 세비 반납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외골수란 불만이 있었다.

원내대표의 최고 덕목은 협상과 조율, 타협이다. 나만 100% 옳다고 생각하는 건 자유지만, 그런 인식이라면 여당 원내대표를 그만둬야 한다. 갈수록 더해가는 그의 고집이 걱정스럽다. 임기가 두 달 남짓밖에 남지 않아서인가.

강병한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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