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스 2013-02-19일자 기사 ''당권'이 '쇄신' 덮은 민주당, 혁신과 반성은 어디로'를 퍼왔습니다.
오는 5월 4일 전당대회…새 지도부 임기, 진통 끝에 2년으로 확정
민주통합당 차기 전당대회 일정이 결정되었다. 오는 5월 4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지도부의 임기는 2년으로 정해진다.
민주통합당 정성호 수석대변인은 지난 1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비대위 전당대회 관련 결정사항 브리핑을 통해 “비상대책위원회는 정치혁신위원회에서 제안한 공천혁신 방안을 차기 지도부가 책임지고 실행할 수 있도록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헌당규를 개정한다”며 “이와 같은 결정은 오늘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비대위원들의 전원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성호 대변인은 이어 “대선평가위원회가 마련하는 선거평가와 정치혁신위원회가 제출하는 당혁신과제를 전당대회와 향후 당운영에 적극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 민주통합당 정치혁신위원회 정해구 위원장과 고영인 간사는 지난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과감한 혁신을 통해 당을 전면 쇄신하겠다"며 당원ㆍ지지자 중심정당, 민생 책임정당, 역동적인 미래정당, 능력있는 정당 등의 세부적 쇄신 방향 등을 브리핑했다.ⓒ뉴스1
이에 앞서 이날 민주통합당 정치혁신위원회는 △당 조직기반 정비·강화 △계파 ‘나눠먹기’ 방지를 위한 당직·공직후보 선출 구조 결정 △당내 정책연구원 및 정책시스템 정비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온라인 플랫폼 강화 및 대국민·당원 소통 창구 개설 △차기 혁신지도부 산하에 ‘혁신실행위원회’ 설치 등 당 혁신 과제를 발표했다.
지도부 임기 둘러싼 갈등, 핵심은 지방선거 공천권
당초 당 전대준비위는 3월 말에서 4월 초에 임시 전당대회를 열고 임기가 내년 9월(1년 6개월)까지로 정해진 당 지도부를 뽑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치혁신위는 지도부 임기를 내년 1월까지로 제한할 것을 주장했다.
당내 비주류 측은 전대준비위의 안을, 주류 측은 정치혁신위 안을 지지했다. 2014년 6월 지방선거 공천권 유무를 염두에 두고 각각 다른 안을 내세운 것이다.
‘친노’로 대표되는 당내 주류 세력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친노 책임론’에 시달리며 당 안팎에서 비토당하는 상황이다. 새 지도부 임기가 내년 1월로 끝나는 경우, 주류 측은 비난 여론이 잦아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새 지도부 선거에 도전하면서 지방선거 공천권을 따낼 수 있다. 반면 비주류 세력이 당권을 쥐고 공천권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지도부 임기가 내년 9월까지 지속되는 편이 유리하다.
이번 비대위 전당대회 관련 결정사항은 위의 두 가지 안을 절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오는 4월 재보궐선거는 현 문희상 비대위원장 체제 하,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6월 지방선거는 새 지도부 체제 하에서 치러진다.
누가 물망에 오르나…주류 김부겸, 비주류 김한길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주자로는 주류 측 김부겸 전 의원, 비주류 측 김한길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지도부 선거의 승패는 모바일투표 경선 방식의 채택·개선 여부에 의해 갈릴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 9월 5일, 민주통합당 김두관 대선 경선 후보 캠프 측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울산지역 경선 모바일투표에 중대한 오류가 있다"며 당 지도부의 사과 및 임채정 당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사퇴와 모바일 투개표 중단 등을 요구했다.ⓒ뉴스1
표면적으로 모바일투표 논란의 쟁점은 국민 여론을 당내 의사결정에 얼마나 반영해야 할지를 둘러싼 ‘대의명분’ 싸움이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지난해 1·6월 전당대회와 대선 후보 경선 등에서 모바일투표를 활용한 ‘완전참여형 국민경선제’가 당권의 향방을 좌우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주류 세력은 친노가 조직력을 활용해 당을 장악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만큼 모바일투표를 폐지하거나 비중을 낮추어야 한다는 주장에 열을 올리는 반면, ‘친노’ 주류 세력은 이러한 주장에 반발할 수밖에 없다.
반성의 목소리 사라진 자리, 남은 것은 당권 놀음
대선 이후 민주당의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에 부응하려는 듯 초선 의원들은 지난해 12월 26일 대선 패배에 대한 참회의 의미를 담은 ‘천배 사죄’를 올렸다. 비대위는 지난 1월 15일 광주를 시작으로 전국 민생 현장을 순회하며 대선 패배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하는 ‘회초리 민생투어’를 진행했다. 홍종학 의원을 중심으로 대선 평가 연속토론회를 기획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 민주통합당 초선의원들은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대선 패배를 사죄하는 의미의 1000배를 올렸다.ⓒ뉴스1
이처럼 대선 패배 이후 2개월 간 반성의 ‘진정성’을 보이고자 하는 화려한 이벤트는 많았으나 이내 모두 사그라졌다. 차기 전당대회의 쟁점은 쇄신 그 자체가 아닌 당권 싸움으로 수렴되는 비본질적인 것들에 대한 힘겨루기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민주당의 이러한 정체가 전혀 새로운 풍경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승용 전남대 연구교수는 지난 1월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성찰과 모색 제1차 토론회’ 발제문을 통해 2007년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에 “5년 동안 5번의 쇄신 시도와 노력이 있었다”며 “쇄신이 연례행사가 될 정도로 근본적인 쇄신과는 거리가 먼 수사적 쇄신만 이루어졌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평했던 바 있다.
오 교수의 지적대로 민주당의 경우 대체로 쇄신 노력은 결국 “당권경쟁과 중첩되어 전개”되는 경우가 많았고, 이 경우 “쇄신과 당권 간의 주객전도가 자주 일어났다.” 말하자면 지금 민주당의 상황은 고질적인 반성, 오래된 당권 싸움의 재현인 셈이다.
아직 출범도 하기 전인 박근혜 당선인에 대한 지지도가 채 50%를 밑도는 상황이지만, 이에 대한 반대급부가 전혀 민주당으로 수렴되지 않는 이유를 민주당은 알까.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민주당의 전당대회와 차기 당권의 향방을 궁금해 하는지, 해당 논의가 민주당 내부에서만 맴도는 것은 아닌지 민주당은 알고 있을까. 당권 놀음에 정신이 팔려 자명한 사실들을 또 외면하고 있는 민주당의 미래가 어두워 보인다.
윤다정 기자 | songbird@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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