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2-13일자 기사 '박근혜 복지공약 논쟁에 기름붓는 ‘수정론’'을 퍼왔습니다.
일부 진보 학자 “큰 틀 벗어나지 않으면 수정 가능”… 공약 수정론 논쟁 가열
4대 중증질환 등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복지공약들이 흔들리며 공약 수정론에 대한 논란이 있는 가운데, 일부 진보 성향의 전문가들도 공약 수정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복지강화'라는 원칙이 흔들리지 않는 선에서 국민들의 동의 절차를 거친다면 대상, 시기, 방법 등의 수정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증세가 최적의 대책이지만 현실적인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아직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인수위 안팎으론 기초연금, 4대 중증질환 등 박 당선인의 복지 공약들을 수정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대두되고 있다.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 원 씩 지급하겠다는 기초연금 공약은 노인을 소득 등을 기준으로 4분류로 나눠 차등지급하겠다는 수정안이 거론되고 있다. 또 인수위는 4대 중증질환 100% 국가 부담 공약에 대해 "선택진료비(특진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가지 항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밝혀 '대국민 사기극'라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정치권과 언론, 시민단체 등은 찬반 입장으로 나뉘어 인수위 내 정책 쟁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야권과 진보 언론은 공약 수정론을 강하게 비판하며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고 있다. 반면 경재계와 보수 언론은 공약의 현실 가능성을 지적하며 소위 '공약 흔들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노년유니온 등 복지·노인단체 회원들은 7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초연금, 4대 중증질환 공약을 지키라고 규탄했다. ©강성원
이런 가운데 일부 진보성향의 복지 전문가들이 공약 수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 복지공약 논쟁에 기름을 붓고 있다.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소장은 지난달 언론에 쓴 칼럼에서 "박 당선인 공약이 100% 완벽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박 당선인 공약 중에도 4대강 사업과 유사한 공약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홍 소장은 "수정할 것은 수정해야 한다"며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를 적절히 결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소장은 "과잉수요와 보육수급대란을 유발하는 무상보육사업에는 낭비적인 요소가 있다"며 "중하위 50%(혹은 70%)에 대해서는 무상보육을 하고, 그 이상에 대해서는 소득차등보육료를 적용하여 보육수급대란을 막고 예산을 절감해야 낭비적인 요소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 소장은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원칙적으로 약속은 반드시 지키야하지만, 만약 약속을 못지키는 상황이면 약간의 조정은 필요하다"면서 "세원 마련 대책이 지지부진한데 공약의 100%를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건 좀 가혹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위의 기초연금 공약도 10조 원이 7조 원정도로 수정한다는 것까지 돌팔매하는 건 가혹하다"고 덧붙였다.
4대 중증질환 공약에 대해서도 일부 수정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홍 소장은 "선택진료비는 환자들의 부담이 많아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면서도 "상급병실료와 간병비는 선별적으로 보장하는 등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소장은 "당연히 증세를 위해 소득세, 법인세와 기업의 사회보험료도 높여야 한다"면서도 "재원 조달 방안은 감감 무소식인데 공약은 무조건 지키라고 주장하는 건 고민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 공약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표도 "인수위의 최종안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공약 수정인지 확인할 수 있다"면서도 "공약을 문구 그대로 안 지킨다고 비판하기 보다는 원칙과 약속을 허물 정도로 수정하는 것인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초연금 공약 수정론 등에 대해서 "박 당선인의 공약의 세부내용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수위의 입장에도 명분이 있긴 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박 당선인이 가입자와 비가입자를 구분 하지 않고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국민연금을 20만원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며 "인수위의 말도 어떻게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어 "실제로 박 당선인의 재원 마련 방안은 실현 불가능한 게 많다. 아무리 계산해도 도저히 답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박 당선인 집권 5년 내내 증세 논란은 따라 다닐 것"이라며 "복지 국가와 증세는 한 몸통의 양쪽 측면"이라고 덧붙였다.
김병철 기자 | kbc@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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