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2-24일자 기사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그 약속이 국민들 희망의 끈”'을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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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의료·보육 복지확대 먼저”
“표 안준 48% 끌어안는 정치를”

박근혜 대통령 25일 취임…각계 인사 34명 “새 정부에 바란다”
통합된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중산층을 되살릴 수 있는 지속가능한 복지가 필요하고, 그런 복지를 위해선 성장이 필요하고, 그 성장을 이루려면 노사정과 청·장·노년이 손을 잡는 통합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철학)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44%까지 떨어졌다. 지금이 바로 위기”라고 지적했다. 김윤태 고려대 교수(사회학)는 “진보는 아직 마음을 열지 않고 중도는 빠지고 보수만 남은 탓이다. 인선 내용에 실망하고 경제민주화와 복지라는 약속을 흐지부지하는 듯하니 지지했던 중도층이 빠진 것”이라고 위기 원인을 진단했다.목진휴 국민대 교수(행정정책학부)는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놓은 일자리 창출과 복지는 사회적 통합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서로 양보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사회적 통합이 없으면 복지도 일자리 창출도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은 “경제민주화도, 창조경제론도, 중소기업 살리기도 결국 일자리 만들기로 귀결된다. 그런 점에서 미래창조과학부는 참신한 시도”라며 기대를 나타내면서, “그러나 일자리 만들기를 위해서라도 함께 마음을 모아야 하는데 (박 대통령이) 껴안기보다는 밀고 나가려는 모습이 보여 우려스럽다”고 말했다.통합을 위해서도 복지와 일자리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뉴라이트의 대표적 인물인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서둘러 해야 할 일로 복지 확대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성장동력 확보, 북핵 문제 대처를 꼽은 뒤, “그중에서도 복지부터 해야 한다. 연금, 의료, 보육 문제를 우선적으로 손대야 한다. 결국은 복지다”라고 말했다. 보수 인사인 전원책 변호사는 “복지정책의 목표를 차상위 계층과 저소득층에 집중해 차상위 계층은 중산층으로 올라설 수 있도록 도와주고, 저소득층은 최저 수준에서 탈출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정치학 박사)는 “후보가 약속한 복지와 재분배를 열심히 하면 설사 기대했던 것만큼 이뤄지지 않더라도 지지하지 않았던 이들의 마음까지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번 대선에서 안철수 캠프에서 정책을 맡았던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고령화 사회에 부합하는 새로운 성장전략과 사회통합을 이뤄내야 한다. 한쪽으로는 갈라진 사회를 봉합하면서 한쪽으로는 고령화 사회에 맞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엔진을 디자인하는 주체가 노사정이 될 수 있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대학장은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선 기업이 적절한 고용을 유지하고 정당한 임금을 지불하는 것이 전체 시장경제에도 유익하다는 것을 유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박근혜 시대의 전망에 대해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은 “변화와 개혁의 측면에서 보면 박근혜를 찍지 않은 48%는 무언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 이들인데, 이들을 변화의 파트너로 삼으면 동지가 될 수도 있다. 그 48%를 끌어안는다는 것은 행복한 정치를 구현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보수 정권에서 일했으나 지난 대선 땐 야당 후보를 지원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당선 뒤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정책이고 방법이고 몰라서 그런 결과를 낸 것이 아니다. 상황 인식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늘 소통을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소통이 뭔지를 몰랐던 것 아니냐. 박근혜 대통령도 마찬가지일까 싶어 걱정스런 마음으로 지켜볼 뿐”이라고 말했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지금의 대한민국은 착한 왕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들을 이해하고 그 흐름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가는 민주적인 대통령을 원하고 있다. 통합은 자선이나 자비가 아닌, 사회 변화와 발전에 대한 통찰과 실천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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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학계
야당에 귀 열고 북핵 대처 불안 씻어야
■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첫째 복지국가 건설, 둘째 청년 실업 해소 위한 성장 동력 확보, 셋째 북한 핵 대처가 중요한데 그 가운데 노령 연금, 의료, 보육 등 복지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결국은 복지다. 박근혜 대통령을 안 찍은 사람들이 20~30대인데 그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게 과제다.다수가 뽑았으니 대통령을 지지해주는 것이 국민의 의무다.
■ 윤여준 한국지방발전연구원 이사장 정책이고 방법이고 대통령이 몰라서 저러는 게 아니다. 언론이 인수위원회 기간에 반복적으로 충고를 했지만 반영이 하나도 안 됐다. 이명박 대통령도 소통을 강조했지만 소통이 뭔지를 몰랐다. 새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자기 고집대로 할 것이고, 걱정스런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 허공에 대고 총질하고 싶지 않다.
■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치적으로는 타협, 설득, 사회적으로 지역, 계층에 대한 배려, 경제적으로 고른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좀더 개방적이어야 하고 경청해야 하고 사람을 널리 써야 한다. 정부 안에 민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다양한 목소리가 논의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 전원책 변호사 북한 정권이 바뀐 뒤 계속 강경하게 나오는데 대통령이 북한을 잘 관리해야 한다. 안보 역량은 여야를 떠나서 통일 뒤를 생각해서라도 충분히 키워야 한다. 사회 통합을 위해 중산층을 늘려야 한다. 복지는 빈곤층에 기회를 줘서 중산층으로 올라오도록 하는 것이다. 빈곤층에 부자와 같은 교육 기회를 줘야 한다.
■ 문정인 연세대 교수 외교 안보 쪽으로 말하면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인한 평화와 안보의 위기를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 선거 때 얘기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동북아 신뢰 프로세스의 기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대화와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남남갈등을 극복해야 한다. 48%를 끌어안는 것은 자리를 주는 탕평책으로는 안 된다.
여성·복지·종교계
저소득층 껴안기 ‘원형 복지사회’ 길 트길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사회적 약자의 인권과 권리를 실현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는 것이 시대적 소임이다. 권력이나 예산에 맞춘 맞춤형 복지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하는 보편적 복지를 강화해야 한다. 장애등급제 폐지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약속이 국정과제에서 ‘단계적 개선’이나 ‘검토하겠다’는 식으로 후퇴했는데, 적극적인 실천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 권미혁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여성 삶을 개선해야 한다. 남성의 38.9%에 불과한 임금 수준, 남성의 1.5배에 이르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을 포용 대상으로 보지 말고 우리 사회의 계층, 지역, 이념의 다양성으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책과 인사에서 다른 목소리를 참여시켜야 한다.
■ 차흥봉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새 대통령은 경제발전이라는 ‘주춧돌’ 위에 복지국가라는 ‘집’을 완성해야 할 사명이 있다. 산업간, 계층간, 이념간 갈등을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가 복지정책이다. 중산층 이하 저소득층을 끌어안아 골고루 잘사는 ‘원형 복지 사회’를 만드는 것이 사회통합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 법안 스님 기업의 불공정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어루만지겠다고 했는데, 그런 약속 꼭 지켰으면 좋겠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두루두루 보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양극화 해소 이런 부분들을 꼭 먼저 했으면 좋겠다. 소통이 안 된다고 하는데 박 대통령의 스타일인 것 같다. 이제는 전체 국민의 대표이기 때문에 마음을 좀 열었으면 좋겠다.
■ 조금득 청년연대은행 추진위원장 청년연대은행 준비하면서 청년 부채 문제를 많이 보고 있다. 청년들이 학자금 문제나 주거 문제, 저임금과 불안정 노동 등 많은 어려움이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지역과 정부가 같이 노력하면서, 불완전 취업과 실업을 오가는 청년들을 위한 사회 안전망이 시급하다.
문화·예술계
언론 공공성 회복 숙제…따뜻한 감성 보이길
■ 이문열 작가 현재로선 어떤 판단보다는 박 대통령이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우선 국민 목소리를 잘 듣는 지도자가 됐으면 좋겠다. 잘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통령의 덕목으로 결단력과 위기관리 능력이 앞으로 중요할 것 같다. 지금 지지율이 떨어진 건 인사 때문이다. 인사의 패턴이 기대했던 국민들과 좀 다른 거 같다.
■ 강상현 한국방송학회장(연세대 교수) 이명박 정부에서 힘의 논리를 앞세워 위축된 공공성을 회복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언론과 방송이다. 그동안 언론의 자유를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이 다 배제됐는데, 이들을 원상회복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에서 했던 조처들, 피디수첩 등 정부비판 언론에 대해 모두 무죄선고가 났다. 그럼에도 후속조처가 없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
■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 먼저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아무리 못마땅해도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수시로 얘기를 나눠야 한다. 여성대통령다운 따뜻한 감성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따뜻한 감성이란 좀더 국민들의 느낌과 생각의 차원에서 정치를 생각하는 것이고 바로 공감이다.
■ 심재명 명필름 대표 대탕평과 통합의 정치가 가장 필요하다. 대선 공약 중에 경제민주화 등 일부 공약이 벌써 빛이 바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영화계 양극화 해소와 문화 다양성을 위해 노력해줬으면 한다. 현재 영화계가 양적 성장 등 지표상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특정 대기업의 수직계열화 문제가 여전하고 스태프의 처우는 열악한 상황이다.
■ 김선우 시인 통합의 행보 첫걸음은, 절박하게 고통받는 현장에 귀 기울이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 23명이 죽고 아직도 상복을 벗지 못한 채 고통스러워하는 쌍용차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생사를 오가는 절박한 현장의 소리에 무관심하다면 통합은 불가능하다. 4대강 문제는 반드시 뒤처리를 해줬으면 좋겠다.
경제·노동계
경기회복 급선무…노사정 협력 다시 살려야
■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경기 회복이 급선무다. 세계 경제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우리 경제의 회복은 아직 더디다. 재정지출 확대 등 경기부양 정책을 써야 하고, 규제 완화를 통해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해야 한다. 그런 뒤에 어려운 계층을 배려해야 한다. 대통령이 경제만 챙길 수 없는 상황에서 총리나 경제부처 장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다산네트웍스 대표) 경제민주화, 창조경제, 중소기업 살리기는 결국 같은 맥락이다. 경제민주화와 함께 창조경제가 나와야 한다. 창조경제라는 게 기득권보다는 창의성 같은 가치를 중요시하는 것이다. 이런 게 일자리 창출 등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48%를 끌어안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 야당에 타협보다 밀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 우려스럽긴 하다. 소통이 원활하게 잘되게, 얼어 있는 사람들 마음을 녹이는 통 큰 행보를 기대한다.
■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대학장 쌍용자동차 등 상징적 장기투쟁 사업장을 관리해야 한다. 기업이 적절한 고용을 유지하고,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는 등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하는 게 시장경제에도 유익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노동운동의 절반인 민주노총을 파트너로 정기적으로 만나야 한다. 노사정위원회가 멈춘 지 몇년 됐는데 노사정 기구를 만들어서 대화하는 게 효과적이다.
■ 강성남 언론노조위원장 정권에 장악됐던 공영 언론들을 정상화해야 한다. 이명박 전 정부 때 언론 자유를 위해 저항하다 해고, 징계당한 언론인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복직시켜야 한다. 대통령이 계속 대통합을 얘기했는데, 이를 위한 집권 세력의 실천적 행동이 무엇인지 새 정부 초기에 보여줘야 한다.
■ 김기원 방송통신대 경제학과 교수새 대통령에게 기대를 안 한다. 북한과의 관계가 제일 문제다. 대통령에게 내용이나 비전이 없기 때문에 악화할 것으로 본다. 지지하지 않은 48%는 그만두고 지지한 52%도 만족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반대자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하지만, 이미 인사에서 첫 단추를 잘못 끼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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