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2-14일자 기사 '황교안 법무장관 내정, 박근혜 공안통치 신호탄?'을 퍼왔습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내정자ⓒNEWSIS
박근혜 정부의 첫 법무부 장관으로 황교안 전 부산지검장(56·사법연수원 13기)이 내정되면서 '박근혜식 공안통치의 신호탄이 쏘아올려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대검찰청 공안1·3과장, 서울지검 공안2부장을 거쳐 공안분야를 총괄하는 2차장검사를 지낸 검찰 내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펴낼 정도로 공안에 정통하다는 게 황 후보자를 설명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이다. 그가 1998년 펴낸 (국가보안법 해설)은 공안검사들의 필독서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 책에서 국가보안법의 적용에 대해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면서 “어떤 행위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는 구체적·객관적으로 명확한 증거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고 추상적으로 이익이 될 수 있는 개연성만 있으면 충분”하다거나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명시해야만 범죄사실의 특정이 있다고 할 것도 아니다"라고 서술했다. 황 후보자의 이같은 인식은 국가보안법의 자의적 적용을 뒷받침하는 논리를 그대로 따르는 것이다. 그는 2011년에도 국가보안법 적용이 미흡해 종북세력이 늘어났다는 내용을 담은 책 을 펴내면서 동일한 인식을 피력했다.
현직검사 신분이었던 황 후보자가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펴낸 것 자체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판사 출신인 법사위 소속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은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낸다는 것은 일종의 재판매뉴얼을 만든다는 것"이라며 "이는 사건마다 다르게 적용될 수 있는 것을 현직검사가 기준을 정하려 하는 것이며, 자유민주주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가보안법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황 후보자의 인식은 실제 수사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대표적인 사건이 참여정부 때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파동이 일었던 강정구 교수 구속수사 건이다.
2005년 ‘6·25는 북한 지도부가 시도한 통일내전’이라는 6.25에 대한 강 교수의 학술적 규정에 보수언론들이 맹폭을 가했고, 이에 시민사회단체들은 '매카시즘'을 동원한 학문·사상 연구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맞서는 상황이 벌어졌다. 보수단체의 고발로 강 교수를 조사한 경찰은 불구속 기소 의견을 냈으나, 사건 지휘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있던 황 후보자는 강 교수를 국가보안법 상 찬양·고무 혐의로 구속 수사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천 장관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당시 김종빈 검찰총장에게 불구속 수사를 지시했다. 결국 김 검찰총장은 유감을 표시하며 지휘를 받아들인 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옷을 벗었다. 당시 이를 두고 검찰 공안라인이 김 총장을 떠밀어냈다는 평이 일었다.

'미스터 국보법' 황교안 법무 후보자ⓒ민중의소리 유동수 디자인실장
황 후보자는 창원지검장을 근무하던 2009년에도 국가보안법과 집시법의 무리한 적용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2009년 6월 10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던 촛불문화제와 6·15공동선언 9주년 기념식에 대해 창원지검만 유일하게 행사를 주도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에게 집시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또한 인터넷 논객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다. 이에 당시 지역사회에서는 황 후보자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연이어 열리는 등 여론이 들끓기도 했었다.
국가보안법 적용에는 '법대로' 의지 확고...삼성 이건희에게는?
반면 이건희 회장 등 사건 관련자들을 모두 무혐의 처리했던 이른바 '삼성 X파일' 사건은 황 후보자의 '법질서 확립' 의지를 의심케 하는 사건이다.
2005년 MBC 이상호 기자는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삼성그룹의 이학수 부회장에게 1997년 대선 당시 대통령 후보에 대한 자금 제공을 공모하고 검사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것을 보고하는 내용이 담긴 도청 테이프를 공개했다. '미림팀'이라 불리던 안기부의 도청내용이 공개된 이른바 '삼성 X파일'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김영삼 정부의 불법 도청과 정관계 유착이 도마위에 올라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 사건은 황 후보자가 이끈 서울지검 공안2부가 수사를 맡았는데, 이건희 회장에 대해서는 서면조사만 진행한 후 무혐의 처분했다. 이학수, 홍석현 등에 대해서도 공소시효 만료로 무혐의 처분했고,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검사들도 무혐의 처분했다.
반면, 사건을 폭로한 이상호 기자 등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고, X파일 녹취록을 입수해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한 당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도 같은 혐의로 기소됐다. 노 의원은 황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다음날인 14일 해당 사건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데, 유죄가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케 된다.
한편, 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병역문제도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 후보자는 1977년 대학에 입학한 후 대학재학을 사유로 징병검사를 연기하다 1980년 두드러기의 일종으로 알러지성 피부질환인 만성 담마진을 사유로 제2국민역을 판정받고 병역이 면제됐다.

경남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창원지방검찰청 민원실에 항의서한을 접수하고 있다.ⓒ민중의소리
정성일 기자 soultrane@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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