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스 2013-02003일자 기사 '응답하라! 1999년 방송개혁위원회'를 퍼왔습니다.
방송 독립 위한 출발점 기억해야

▲ 1998년 12월 14일 김대중 대통령 방송개혁위원 14명 위촉식 MBC 보도. 당시 MBC는 “김대중 대통령은 오늘 방송개혁위원회 위원14명에게 위촉장을 주는 자리에서 방송이 권력은 물론 부당한 일로부터의 중립을 지킴으로써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김 대통령은 방송에는 정부를 비판하는 기능 뿐 아니라 사회의 밝은 면을 알리는 책임이 있다고 말하고, 비판과 책임이 조화를 이루도록 방송 개혁을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98년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면서 방송의 형식적인 독립이 시작됐다. 이 때부터 방송정책이 공보처에서 문화부로 이관되고 다시 합의제 위원회 체계로 옮겨가는 과정을 걷는다. 이 과정에서 방송정책과 규제정책은 어떻게 결정돼야하고 장기적인 방송 발전의 상은 어떠한지를 논의하기 위해 방송개혁위원회(아래 방개위)가 만들어졌다.
방개위는 1998년 12월 구성돼 이듬해 3월까지 방송규제 기구 개편방안과 방송의 발전방향을 논의했다. 당시 방개위는 미래창조과학부 신설로 방송정책이 정부부처로 이관될 위기에 처한 현재에 상당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방송 독립, 방송개혁의 열망
김영삼 정부 말 상황과 현재 언론 환경은 많은 부분이 닮았다. 김영삼 정부는 공보처를 통해 방송을 직접 조종하다시피 했고, 공영방송을 담당하는 방송위원회와 유료방송을 담당하는 종합유선방송위원회는 정부가 조종하는 심의기구 이상의 위상을 가지지 못했다. 15대 대선 당시 지상파 방송 3의 편파적인 보도는 군부독재시절과 다름이 없었다. 특히 한국논단이 주최하고 방송3사가 생중계한 후보자 ‘사상검증’ 토론회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사건이다.
이 때문에 김대중 정부 출범 초기 최대 화두는 공보처로부터의 ‘방송 독립’이었다. KBS와 MBC 노동조합은 인사 독립을 주장했고 국민들은 ‘방송 개혁’을 촉구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에게 방송을 되돌리겠다”고 화답했다. 이러한 열망이 공식적으로 논의되며 표출된 공간이 바로 방개위이다.
1998년 정권교체로 김대중 정부가 출범했지만 방송정책은 과거 공보처에서 문화부로 넘어갔을 뿐, 여전히 정부부처가 관장하고 있었다. 방송 독립, 방송 개혁은 1998년 12월 구성된 방개위를 통해 추진됐다.
방개위는 기존의 정책 자문기구 형식이 아니라 다양한 인사들이 참여해 자신들의 주장을 펼쳤던 공간이었다. 방개위 구성에 관해 방송위원회는 1기 백서를 통해 “방송개혁위원회는 김대중 정부가 경제정책 분야에서 채택한 ‘노사정위원회’와 유사한 성격으로 정치권 인사, 방송현업인, 그리고 다수의 비교적 개혁성향의 학자들로 구성됐다”며 “방개위는 방송개혁과 제도개선을 위한 방안을 도출해 정부 방송정책의 실질적인 토대를 이루었다”고 평가했다.

▲ 강원룡 방송개혁위원회 위원장 ⓒ MBC뉴스 캡처
“첫 번째 목표는 방송 독립”
방개위는 3개월 논의를 통해 120여건에 달하는 관련 기관의 의견, 정책 제안을 듣고 두 차례에 걸린 공청회를 통해 최종 보고서를 작성했다.
방개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한 당시 강대인 계명대 교수는 방개위 활동 직후 ‘신문과 방송(340호)’ 기고문을 통해 “두 달 남짓 동안 방개위 활동은 방송에 대한 다양한 사회적 요구를 수렴하는 노력과 함께 21세기 한국 방송의 기본 틀을 만드는 작업이었다”고 회고했다.
강대인 교수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출발한 방개위는 짧은 일정과 다양한 이해집단간의 의견이 표출되는 위원회 구성과 운영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리 방송개혁의 기본 틀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방송 프로그램의 공공성과 품질확보에 실패한 정책적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방개위의 기본방향과 실천목표 최상위에 방송의 독립성과 공익성 강화가 있었다. 방개위는 방송개혁 기본방향으로 ① 방송의 독립성 확보 ② 방송의 공익성 강화 ③ 방송·통신 융합추세에 능동적 대처 ④ 방송의 품격과 정체성 확보 ⑤ 시청자 권익과 복지의 향상 ⑥ 방송 매체간·채널간 다양성 확보 ⑦ 방송구조 및 조직의 효율화 ⑧ 독과점 방지 및 공정경쟁에 입각한 방송산업의 활성화 ⑨ 방송제작체계의 합리화와 전문성 제고 ⑩ 디지털 방송 등 신규 서비스의 개발 등을 선정했다. 또 방개위는 4대 실천 목표로 △독립성 확보 △공익성 제고 △경쟁력 강화 △ 시청자 권익 신장 등을 채택했다.

▲ 1999년 1월 14일 MBC뉴스는 “방송개혁위원회는 오늘 방송위원회가 행정부처로부터 독립된 독립규제위원회의 성격을 갖고 실정법상 합의제 행정기구의 형태를 취하도록 기본성격을 규정했다”고 보도했다.
방개위 최종 보고서는 “우리 방송이 정치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이번 개혁 작업의 일차적 목표는 방송규제기구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새롭게 구성되는 방송규제기구 방송위원회의 상을 “행정부처로부터 직무상 독립된 독립규제위원회의 성격을 지니되, 실정법 상 ‘합의제 행정기구’의 형태를 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방개위의 논의 결과로 방송위원회가 2000년 출범하게 된다. 방송위는 방송기본계획 수립 등 방송정책권과 허가 추천 등 사실상의 인·허가권과 방송발전자금 관리·운영을 하는 독립된 방송총괄기구라는 위상을 지녔다.
방송정책을 총괄하던 방송위는 이명박 출범 직후 방송통신위원회로 통합됐고, 박근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방송정책을 정부 부처가 관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역사의 퇴행이자 퇴보다.
도형래 기자 | media@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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