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1-18일자 기사 'MBC와 BBC의 차이나는 ‘자사보도’'를 퍼왔습니다.
BBC 사장, 보도국장 총사퇴… 위기를 전면에 보도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가 성추문 오보 등으로 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BBC의 객관적인 자사 보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조지 엔트위슬 전 BBC 사장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취임 54일 만에 전격 사퇴했다. 전직 정치인에게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남성의 주장을 BBC가 확인하지 않고 보도했다가 오보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23년간 BBC에서 일한 그는 “저널리즘의 기준에 어긋난 보도였으며 BBC가 신뢰의 위기에 직면했다”며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명예로운 일이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틀 후 보도 총 책임자인 헬렌 보덴 보도국장과 스티븐 미첼 부국장도 보직에서 사퇴했다. BBC의 전직 간판 진행자였던 지미 새빌의 아동 성범죄를 폭로하려던 BBC의 탐사 프로그램이 지난해 말 불방처리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 BBC 탐사보도 프로그램 '뉴스나이트'은 성추문 오보에 대해 사과했다. ⓒBBC 홈페이지 캡처
이처럼 BBC는 대형 오보를 내고, BBC 관련자의 범죄를 폭로하는 프로그램을 불방 처리하는 등 큰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BBC는 자사의 위기를 전면에 드러내며 공영방송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BBC는 지난달 22일 탐사 프로그램 (파노라마)에서 지미 새빌의 성범죄 의혹과 이를 취재했지만 불방된 BBC의 또 다른 탐사 프로그램 에 대해 심층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파노라마) 제작진은 불방 처리한 피터 리펀 당시 편집장을 비판하고, BBC의 고위층 3명이 취재에 불응했다고 고발하기도 했다.
BBC는 지난 12일 하루에만 ‘BBC의 위기’(BBC CRISIS)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기사를 16개나 쏟아내며 이번 사건을 전면 해부하고 있다. 또한 BBC는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국내외 언론과 트위터의 반응까지 보도하고 있으며, 최고 의결기구인 ‘BBC 트러스트’의 크리스 패튼 회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일부 언론의 반응도 보도에 포함했다.
이와 함께 사건일지와 Q&A 뿐만 아니라 책임자들의 얼굴이 들어간 당시 (뉴스나이트)의 보고 체계까지공개했다. BBC는 Q&A에서 “BBC는 영국 국민들의 시청료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며, 외부의 간섭(특히 정부)을 막아내며 오랜 역사 동안 신뢰를 쌓아왔다”며 이번 사건으로 사장과 보도국장 등이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 MBC는 10월 15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정수장학회 비밀회동'을 보도한 한겨레 기자를 검찰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MBC 뉴스데스크
이는 지난 9월 나주 초등생 성폭행 피의자의 사진 오보를 낸 조선일보와 ‘정수장학회 비밀회동’이 공개된 후 MBC의 자사 보도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한국의 공영방송인 MBC는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 이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비밀회동을 가진 것이 들통나자 이를 보도한 한겨레 보도에 대해 ‘비밀회동’이 아니며 도청 의혹이 있다는 등 자사 편향적인 보도를 이어왔다.
로이터통신의 선임기자였던 이봉현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BBC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스 등 옴브즈맨 제도가 정착된 해외 언론은 자사의 잘못된 보도에 대해서 저널리즘의 원칙을 적용해서 객관적으로 보도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 연구위원은 “MBC의 경우 시청률이 떨어지고, 김재철 사장에 대한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무도 책임지고 있지 않다”며 “BBC같은 해외 언론이면 사장이 벌써 사퇴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BBC는 2003년 영국 정부가 이라크 전쟁의 참전 명분을 위해 이라크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정보를 과장했다고 보도하는 등 정부 정책에 반하는 보도를 거침없이 했다. BBC는 특히 걸프전 등 영국이 참가한 전쟁을 보도할 때 자국 편향적인 보도를 자제하면서 영국 정치 지도자들의 비판 대상이 되어왔지만 영국 국민들에게는 믿을 수 있는 공영방송이라는 지지를 받아왔다.

▲ BBC가 공개한 탐사보도 프로그램 '뉴스나이트'의 보고체계 ⓒBBC 홈페이지 캡처
김병철 기자 | kbc@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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