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9일 목요일

평택 내려간 박근혜, 그러나 찾지않는 쌍용차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1-28일자 기사 '평택 내려간 박근혜, 그러나 찾지않는 쌍용차'를 퍼왔습니다.
[현장] 쌍용차 해고자 찾은 용산참사 유가족들에 박 후보 지지자가 욕설, 경찰 차단 당해

"박근혜는 용산참사 진상규명하라"
"박근혜는 쌍용자동차 국정조사 수용하라"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28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수도권 첫 유세장인 경기 평택역에서 현 정권의 가장 큰 피해자들과 마주쳤다. 용산참사 유가족과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이다. 

이날 오전 충청지역을 방문한 박 후보는 오후 5시40분께 평택역을 찾아 유세를 벌였다. 유세장에는 박 후보가 오기 전부터 700여명의 새누리당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모여 북새통을 이뤘다.

유세 분위기가 고조될 때쯤 박 후보가 나타났다. 박 후보는 "요즘 얼마나 살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민생문제에 주목해 중산층을 재건하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서맹섭 쌍용차 비정규직지회장과 강상원 평택연대 집행위원장이 28일 오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유세를 바라보며 피켓 시위를 하고있다. ⓒ김병철

이때 군중 속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의 집회에 참석했다가 평택역을 지나가던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박 후보의 발언을 듣고 항의를 한 것이다. 

용산참사 사망자인 고 양회성씨의 부인 김영덕씨는 "민생을 말하는 사람이 용산참사는 나몰라 하느냐"며 "용산참사의 진상규명을 밝혀라"고 소리쳤다. 그는 "박근혜 후보는 국가권력에 의해 고통 받은 사람들을 모른채 하고 면담도 거부했다"고 항의했다. 그러나 이들은 경찰의 차단으로 유세장에서 밀려나 박 후보 근처에는 가지도 못했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용산 유가족들에게 '미친X' 등 욕설을 해 주변 사람들의 인상을 지뿌리게 했다.

▲ 경찰이 28일 경기 평택역 앞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유세에 항의하는 용산참사 유가족 김영덕씨를 막아서고 있다. ⓒ김병철

이날 평택역에는 새누리당 당원들만큼이나 박 후보를 기다렸던 이들도 있었다. 바로 6개월째 평택역 앞 광장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이다. 

서맹섭 쌍용차 비정규직지회장과 강상원 평택연대 집행위원장은 오후 5시께부터 유세가 끝날 때까지 각각 승합차와 버스 정류장 위에 올라가 피켓 시위를 했다.

박 후보의 유세를 모두 들은 후 서 지회장은 "말로는 서민을 위해 민생문제를 챙기겠다는 사람이 23명이 죽고 고공농성까지 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해고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서 지회장은 또 "대표적인 노동, 민생문제인 쌍용자동차 문제에 관심 한 번 가지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이냐"며 박 후보의 '민생행보'를 질타했다. 

▲ 서맹섭 쌍용차 비정규직지회장이 28일 오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유세를 바라보며 피켓 시위를 하고있다. ⓒ김병철

그러나 박 후보는 이들의 존재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박 후보를 보좌한 조윤선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유세장이 하도 소란스러워서 저도 마찬가지고 후보도 (용산참사 유가족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쌍용자동차 천막농성에 대해서도 "평택역에 뭐가 있다고는 들었는데 주위가 어두워서 (후보가 해고자들의 피켓팅을) 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찰은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의 집회에 대비해 경찰병력 400여명을 유세장 인근에 배치했다. 또한 유세장의 경호를 담당하는 수십명의 사복 경찰들은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이 유세장 근처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8일 오후 평택시 평택동 평택역광장에서 연설을 하던 중 한 유권자의 지지 발언에 활짝 웃고 있다.©연합뉴스

김병철 기자 | kbc@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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