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30일 금요일

새누리 이인제, 서울경찰청장에게 압력성 전화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1-30일자 기사 '새누리 이인제, 서울경찰청장에게 압력성 전화'를 퍼왔습니다.
피고발인이 공정한 수사 요청?… “경찰 수사에 대한 부당한 압력”

박근혜 대선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인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이 자유선진당 전당대회 부정선거 사건과 관련해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압력성 전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자유선진당 전당대회 부정선거 혐의로 고발당한 이인제 의원은 지난 7~8월경  김 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공정한 수사를 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김 청장은 29일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3~4개월 전 이인제 의원이 전화를 걸어 (전당대회 고발 건에 대해) '억울하지 않게 수사를 공정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이인제 의원의 요청에 대해 "'경찰이 없는 것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공정하게 할테니 믿어 달라'고 말했다"며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을 했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또 지난 8월 자유선진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명수 의원도 전화를 걸어 수사에 대해 언급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이명수 의원은 '(전당대회 고발 건에 대해) 빨리 빨리 조사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 새누리당 이인제 공동선대위원장이 공식 선거운동 둘째날인 28일 오후 충남 당진시 읍내동 당진시장 앞에서 박근혜 대선후보를 지지하며 찬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에 대해 당사자인 두 의원은 입장표명을 거부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미디어오늘은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이인제 의원 측은 박근혜 후보 지원 유세 중이라며 전화통화를 피했다.

이인제 의원실의 박명율 보좌관은 이인제 의원과의 전화 연결을 부탁하는 기자에게 "뭘 그런 걸 물어보려고 선거 기간에… 아 참 별거라고 이씨…"라며 전화를 끊어버린 후 더이상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명수 의원은 "서울경찰청장에게 전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가 "그때가 어수선하고 복잡해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을 바꿨다.

경찰은 피고발인이 수사기관장에게 전화통화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행위라고 반발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서울경찰의 최고 지휘권자인 청장에게 피고발인이 전화를 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설명이 될 수 없다"며 "부당한 일이고 경찰 지휘권에 대한 훼손이다"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은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으로 서울경찰청과 업무 관련성도 없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 5월29일 자유선진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이인제 의원이 '유령당원' 500여명을 동원해 대의원 투표를 했다는 고발에서 시작됐다. '선진당 정상화를 위한 전국 당원협의회' 소속의 전 자유선진당 당원들은 지난 6월 이인제 의원을 포함한 경선 선관위 당직자 등을 정당법 위반과 경선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 단체는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더라도 이인제 의원은 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단체의 정경화 대변인은 "고발 당한 이인제 의원은 경찰 출두조사도 안하고 있다"며 "현역 의원이라 경찰 수사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발 이후 참고인 조사 등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한 서울경찰청은 현재 수사 마무리 단계에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 수사는 거의 결론을 내릴 단계에 왔다"며 "현재 사건 내용에 대해 검찰과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

앞서 이인제 의원이 이끌던 자유선진당은 5월 전당대회에서 당명을 선진통일당으로 변경한 후 지난 11월 새누리당과 합당했다.

김병철 기자 | kbc@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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