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8일 수요일

문재인 "안철수ㆍ심상정 감사…정권교체 바라는 국민은 하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2-11-27일자 기사 '문재인 "안철수ㆍ심상정 감사…정권교체 바라는 국민은 하나"'를 퍼왔습니다.
[현장] 광화문 집중유세 손학규, 정동영, 김두관, 정세균 등 총출동

민주통합당이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서울 한복판 광화문에서 집중유세를 벌이며 세몰이에 나섰다. 당내 경선에서 문 후보와 대립했던 손학규, 정세균 상임고문과 2007년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정동영 고문도 나서 이날 집중유세에 찬조연설로 힘을 실었다.

문 후보는 이날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사퇴한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언급하며 "두 분 후보께 감사드린다. 이제 정권교체를 바라는 모든 국민은 하나"라고 부르짖었다.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의 사퇴로 단일후보가 된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를 언급하기도 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운데) 유세 지원에 나선 정동영, 손학규, 정세균 상임고문(왼쪽부터)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 ⓒ프레시안(최형락)

문 후보는 안 후보 지지층을 의식한 듯 "서울시민께 부탁 말씀 드린다. 힘을 모아 달라. 단일화 과정에서의 입장차이를 넘어 손을 잡아 달라"면서 "민주당도 국민이 '그만하면 됐다'고 할 때까지 바꾸고 쇄신하겠다"고 했다. 그는 "저는 이미 자세한 정치혁신 방안을 내놓고 실천하고 있다. 안 후보와 함께 새정치 공동선언을 발표했고 대통령부터 특권을 내려놓겠다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 지지하는 분들, 심 후보 지지하는 분들, 새정치를 염원하는 모든 분들과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모든 세력을 합쳐 '대통합의 국민연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행사에는 민주당 의원들과 당원 및 지지자 최소 1000명 이상이 운집했고 안철수 후보 캠프에 합류했었던 선대인 전 안 후보 측 국민정책참여단장도 참석, 문 후보 지지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진보성향 단일 후보로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나선 이수호 후보도 자리를 함께했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 ⓒ프레시안(최형락)

문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이번 대선은 과거 세력과 미래 세력의 한판승부"라면서 정치개혁, 경제민주화, 경제성장, 평화정착의 모든 과제 부문에서 자신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보다 비교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가 골목상권 살리기를 강조했지만 새누리당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통과를 무산시켰고, 박 후보가 최저임금 인상을 약속했지만 역시 새누리당은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무산시켰다고 지적하며 "누가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후보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경제성장에 대해서는 "새누리당(당시 신한국당)이 집권했던 문민정부, 민주당이 집권했던 국민의 정부를 비교해 볼까? 누가 IMF를 불러왔고, 누가 극복했나?"라며 "참여정부의 성장률은 연평균 4.3%였는데 이명박 정부에선 2%로 반토막 밑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평화정착 과제에 대해서도 2003~07년 참여정부 5년 간 단 한 차례도 북한의 무력도발이 없었던 반면 이명박 정부에 들어 천안함, 연평도 사태에 '노크 귀순'까지 발생했다며 "누가 안보 무능인가? 새누리당이 저에게 안보가 불안하다 이렇게 시비하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몰염치하기 짝이 없는 일"이라고 몰아쳤다.

이어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 5년의 실패 책임 절반은 박 후보에게 있다"며 "박 후보도 이명박 정권과 함께 심판해야 한다. 그런데도 당 이름을 바꾸고 책임 없다면서 오히려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심판한다 하는데 이거 소가 웃을 일"이라고 꼬집었다. 문 후보는 "마지막으로 하나 부탁드린다. 투표에 참여해 달라"며 "국민의 소중한 참정권을 누가 가로막았나, 투표시간 연장을 누가 못 하게 했나? 이제 여러분이 표로 심판해 달라"고 했다.

▲손학규 상임고문이 문 후보에게 자신의 저서 <저녁이 있는 삶>을 선물했다. 이날 손 고문은 같은 제목의 노래까지 직접 불렀다. ⓒ프레시안(최형락)

이날 문 후보의 연설 직전에는 손학규 고문이 찬조 연설에 나서 참석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간 언론 노출 일정 없이 잠행했었던 손 고문은 이날 연설을 통해 "여기 있는 정세균, 김두관, 정동영, 저 손학규까지의 모든 책임을 문 후보가 다 떠안으셔야 한다"며 "일자리 넘쳐나는 복지사회, 차별과 양극화 없는 정의사회, 특권과 반칙이 없는 민생 제대로 살피는 민생정치, 전쟁의 위협이 없는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문 후보가 앞장서 열어나갈 것을 믿는다"고 오랜만에 특유의 달변을 선보였다.

손 고문은 이어 당 내 경선에서 자신의 캐치프레이즈였던 '저녁이 있는 삶'을 문 후보에게 선물하겠다며 같은 제목의 책을 전달했다. 그는 "경선과정의 TV 토론에서 '저녁이 있는 삶' 구호가 괜찮으니 문 후보가 '내가 후보가 되면 빌려달라'고 했는데 제가 인색했다. 퉁명스럽게 '안 돼요, 내가 후보가 될 텐데'라고 했다"고 웃으며 "문 후보가 우리 자랑스런 민주당, 아니 민주세력의 단일후보가 됐다. 제가 마땅히 빌려드리는 게 아니라 몽땅 드리고자 한다"며 마이크를 잡고 같은 제목의 노래까지 불러제꼈다. 마지막에는 '문재인! 문재인!'을 연호했다.

▲ 연설 중인 문재인 후보 ⓒ프레시안(최형락)

당내 경선 과정에서 손학규 선대위 부위원장을 지낸 우원식 문재인캠프 총무본부장은 손 후보의 유세 결합 배경에 대해 "단일화된 다음날(24일) 아침 문 후보가 '손 고문이 꼭 참여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간곡히 얘기해 달라'고 해서 제가 전했고 손 고문이 흔쾌히 동의했다"고 전했다. 우 본부장은 과의 통화에서 "그간 단일화 과정에서 손 고문이 무슨 역할을 하기 쉽지 않아 전화를 못했는데, 이제는 단일화가 됐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해야겠다고 해서 (26일) 밤에 만난 것"이라고 전날 회동의 배경도 설명했다.

이에 앞서 김두관 전 지사와, 정세균, 정동영 상임고문도 찬조연설에 나섰다. 연설에서 김 전 지사는 "이명박 정부 5년, 여러분 행복하셨느냐?"고 물으며 이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747'을 거론했다. 김 전 지사는 공약이 전혀 이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칠' 수 있는 '사'기는 다 '치'는 게 747이라고 국민은 말하고 있다"고 말해 호응을 받았다.

정동영 고문은 "문재인과 민주당 정부에 안철수의 영혼을 합치는 것이 필승의 전략"이라고 했다. 문재인 선거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부겸 전 의원도 찬조연설에 나서 "질투, 질투 하지만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의 이런 질투는 보지 못했다. 그 동안은 단일화 한다고 ×랄하더니 이제는 단일화 잘 안됐다고 ×랄"이라고 새누리당을 비꼬았다. 김 전 의원은 "안철수와 문재인은 영원히 함께할 것이고 손잡고 대한민국을 꼭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27일 첫 집중유세 전경. ⓒ프레시안(최형락)

그밖에 이날 유세에는 가수 전인권 씨, 성악가 박경종 씨, 장애인 피아니스트 김경민 씨, 작곡가 김형석 씨, 영화감독 김조광수 씨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참석했고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 및 당직자들도 대거 참석해 그야말로 총력전 분위기였다.

선거유세 첫날, TV와 라디오 등 미디어를 통한 '공중전' 이전에 거리유세라는 '지상전'에서 세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도 충청과 호남을 찾아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의 찬조연설을 받아 가며 직접 유세에 나서, 양 측이 지상전에 화력을 집중하는 양상이었다.

▲문 후보가 부인 김정숙 씨와 참석자들과 함께 서서 김형석 작곡가가 만든 새 선거 캠패인 송을 합창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곽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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