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30일 금요일

MBC의 장난, 박근혜 ‘샷’은 열광 문재인 ‘샷’은 썰렁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1-30일자 기사 'MBC의 장난, 박근혜 ‘샷’은 열광 문재인 ‘샷’은 썰렁'을 퍼왔습니다.
유세현장 부감샷, 줌인-줌아웃, 리액션샷 차이 드러나…편파 영상 누적되면 유권자에 표심 영향

MBC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해 유리한 보도를 하는 것은 물론 영상까지도 편파적인 이미지를 주입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80년대 입사한 MBC 직원들 사이에서 '전두환 정권 당시 야당 후보에 대한 영상 조작까지는 아니더라도 여야 후보 영상의 차이가 워낙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후보에게 유리한 일명 '샷'은 특히 지방 유세현장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비교해 차이가 두드러진다.
지난 27일 MBC는 8시 (뉴스데스크)에서 (박근혜, 충청으로…"문재인, 실패한 정권의 실세")라는 리포트를 통해 새누리당 박 후보의 지역 유세 현장을 스케치했다.
리포트에서 박 후보는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 모습에 이어 곧바로 대전역 광장에서 유세를 펼치는 장면으로 전환된다.
박 후보의 대전역 첫 거리유세 현장은 부감샷(위에서 아래로 찍는 화면)을 통해 관중이 꽉차 있는 모습을 비춘다. 이어 한 관중의 얼굴을 비추고 줌 아웃(줌 렌즈의 초점거리를 변화시켜 촬영물로부터 멀어져 가는 것처럼 촬영하는 기법)으로 다시 수많은 군중이 모인 장면을 보여준다.
또한 관중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박근혜'를 환호한 뒤 또다시 부감샷을 찍어 수많은 군중이 몰려 있는 모습을 비춘다. 수많은 군중의 모습은 박 후보가 버스 안에서 차창 밖으로 손을 흔드는 장면에서도 나온다.
반면 바로 이어진 (문재인, 부산·경남 공략…"과거 세력과 대결")이라는 리포트의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유세 현장은 박 후보가 나오는 영상과 비교해 썰렁한 인상을 준다.
부산 서부시외버스 터미널을 찾은 문 후보의 모습을 부감샷으로 찍고 바로 이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관중들의 모습을 담았는데 박수도 치지 않고 호응도 없이 그저 모여있는 모습을 비춘다. 방송계에서는 일명 ‘리액션샷’이라고 불리는 장면인데 박 후보 유세현장에서는 관중들이 열광하는 모습이 담겨있는데 문 후보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관중들의 호응이 떨어지는 화면으로 채워져 있는 것이다.

▲ 지난 27일 박근혜 후보의 대전역 유세 현장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 28일 문재인 후보의 대전역 유세 현장. 지난 27일 박근혜 후보의 부감샷과 비교하면 화면을 멀리 잡고 오른편에 차가 지나다니는 모습을 함께 잡아 상대적으로 군중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가 인파에 둘러싸여 시민들과 악수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면 문 후보는 노란색 옷을 입은 선거운동원과 악수를 한다. 문 후보의 유세차량을 중심으로 원 모양으로 관중이 비어있는 장면도 이어져 유세현장이 썰렁하다는 인상까지 준다.
세번째 리포트인 (음악에 율동까지…다양한 선거운동 전략 '표심잡기')에서도 첫 화면은 박 후보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화면으로 시작해 율동원들과 함께 웃으며 손으로 하트를 그리고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오고 뒤이어 박 후보를 연호하며 태극기를 흔드는 모습이 나온다. 새누리당 로고가 새겨진 대형 천막을 관중이 들고 있는 모습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해 가며 대규모 관중의 규모를 보여준다. 반면 문재인 후보의 화면에서는 노란색 옷을 입은 율동원이 유세 차량 앞에서 관중과 일정 정도 떨어져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오는 정도다.

▲ 27일 박근혜 후보 유세 현장에서 군중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환호하는 뉴스데스크 화면.

▲ 27일 박 후보가 버스 차창 밖으로 군중들에게 손을 흔드는 뉴스데스크 화면

▲ 27일 문재인 후보의 유세 현장 화면. 박 후보의 유세현장은 박수를 치고 손을 흔드는 리액션샷이 많지만 문재인 후보의 경우 가만히 연설을 듣는 리액션샷으로 편집돼 있다.

▲ 27일 문재인 후보 유세 현장 사진. 한 가운데 공간이 빈 현장을 보여줘 썰렁한 느낌을 준다

▲ 27일 문재인 후보 유세 현장 뉴스데스크 화면.

28일 (뉴스데스크) 화면에서도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차이점이 분명히 드러났다. (朴, 충청지역 집중유세…"민주당 집권시 나라 '두쪽')에서 박 후보는 충남 홍성 하상복개 주차장에서 유세를 펼치기 위해 연단에 오르는 장면부터 군중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다. 이어 유세 현장 부감샷을 통해 군중이 꽉차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시장을 방문한 박 후보를 부감샷으로 비춘 다음 줌인으로 손을 흔드는 박 후보의 얼굴을 클로즈업한다.
하지만 (문재인, 충청 유세…"'0점 정부' 박근혜 공동책임")라는 리포트에서는 문 후보가 군중에 둘러싸여 있긴 하지만 바로 이어진 부감샷에서 대전역 유세 현장을 비추는데 오른편에 차가 밀리는 모습을 함께 찍어 지난 27일 박 후보의 대전역 유세 현장 화면과 비교해 군중이 비어있는 느낌을 준다.
이틀 동안 박 후보가 나온 화면이 대부분 유세현장이었다면 28일 문 후보의 리포트는 어린이집을 방문하고 전자통신연구원과 점심을 먹는 등 실내 장면이 많았다.

▲ 27일 박근혜 후보 유세 현장 뉴스데스크 화면.
▲ 28일 박근혜 후보 유세 현장 뉴스데스크 화면.
▲ 28일 박근혜 후보 시장 방문 뉴스데스크 화면.

선거보도준칙에 따르면 선거 기간 후보자의 최고조에 달하는 장면을 보여줘야 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박 후보와 비교해 문 후보의 화면은 이 같은 조항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80년대 입사한 MBC 관계자는 최근 (뉴스데스크) 영상에 대해 "문 후보의 정적인 화면이 자주 나오고 운동원 몇몇이 있는 샷을 썼지만 박 후보의 경우 리액션 컷이 많고 군중이 집단으로 박수를 치는 장면 등을 보면 차이가 많이 난다"고 평했다.
한 MBC 영상기자는 뉴스 영상 편집에 대해서도 "여당 후보에 대한 편집은 최고 역량을 모아서 뽑아내는데 문 후보는 역량이 떨어진 인력을 시켜 성의없는 영상으로 나갔을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또다른 영상취재 기자는 "대전역 유세의 경우 박 후보의 화면은 꽉차 보이는 부감샷을 썼는데 문 후보는 오른편 도로에 차가 지나가고 군중이 한쪽에 몰려 있어 적은 숫자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한쪽은 군중이 많고 열광적이고 호응이 많은데 한쪽은 비어보이고 불안정한 분위기를 보여주면 이미지가 누적돼 특정 후보에 대한 이미지로 형성될 수밖에 없다"면서 "유권자는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 경쟁력과 당선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하게 되는데 이런 차별있는 화면은 김이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세 현장 화면은 직접 현장을 가지 못한 유권자에게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영상 이미지 정보를 주는 것인데, 영상에서 왜곡되거나 과장이 된다면 결국 잘못된 선거 정보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MBC 영상기자회는 대선일까지 (뉴스데스크) 화면을 모니터한 편파 보도 영상 결과를 발표하고 내부 게시판에도 보고서를 올릴 예정이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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